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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행정구역통합

마산, 진해는 옛창원시에 흡수되었나?

by 이윤기 2010.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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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창원, 진해가 행정구역 통합을 한 후에 마산과 진해시민들이 느끼는 상실감이 적지 않습니다.

도시의 이름이 없어져서 마음에서부터 느끼는 상실감 뿐만 아니라 지역 상권이 쇠락하고 옛 창원 지역으로 집중화가 이루어지는 것을 피부로 느끼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옛 마산시민이나 진해시민으로서는 상실감, 차별의식을 느낄 만한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통합 이후에 나타나는 여러가지 상황을 놓고보면, 마산, 창원, 진해시가 합쳐져서 통합 창원시가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마산, 진해가 창원에 흡수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일이 여러가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경남도민일보 기사 지역상권 다 죽인 통합 누가 하자 했나?, 그리고 블로거 임종만님이 쓴 공무원이 부글부글 끓는 이유, 마창진 통합 잘 한 것일까? 를 읽어보면 마산, 진해 공무원은 주연에서 조연으로 바뀌었고, 마산, 진해시민은 2등 시민으로 전락한 것 같다는 이야기입니다.

저도 최근에 이런 사례를 또 하나 발견하였습니다. 인터넷에서 오래 전 자료를 검색하다가 옛 마산시보를 찾아볼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통합창원시보 홈페이지를 찾아보았습니다. 홈페이지 이곳 저곳을 아무리 클릭해봐도 옛창원시보 자료는 링크가 걸려있는데, 마산시보와 진해시보는 찾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인터넷 창원시보 바로 가기 http://inews.changwon.go.kr/


옛마산, 옛진해 역사와 자료도 차별 받고 있나?

몇일 후에 통합창원시, 시보편집실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옛마산시보 자료를 찾아보고 싶은데 홈페이지를 아무리 검색해도 찾을 수가 없다고 하였더니, 옛 마산시 홈페이지 주소를 알려주면서 그리로 들어가서 '마산시보' 링크를 따라가라고 알려주더군요.

그래서 전화를 받는 담당자에게 따지듯이 요청하였습니다. 왜 통합 이후 창"원시보 홈페이지에 옛창원시보만 자료로 링크가 되어 있고, 진해시보와 마산시보는 시민들이 찾아볼 수 없도록 해놨느냐고, 행정구역 통합 정신에 맞도록 마산시보, 진해시보도 링크를 연결해달라"고 하였습니다.

해당 부서에서는 "잘 알겠다, 미쳐 그 부분을 챙기지 못했다. 곧바로 조치하겠다"는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 창원시보 홈페이지를 다시 한 번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인터넷 창원시보> 홈페이지를 보면 마산, 진해는 '주워온 자식 취급'을 한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습니다.

사진으로 보시는 것처럼 홈페이지 오른쪽에 큰 아이콘으로 링크가 걸린 <지난 자료 보기>를 클릭하면 옛창원시보 자료를 찾아볼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럼, 진해와 마산시보 자료는 어디에 있을까요?

원래는 링크조차 걸려있지 않다가 제가 시보편집실에 요청한 후에 링크가 만들어지기는 하였습니다.
홈페이지 상단 오른쪽에 보시면 작은 글씨로 <이전마산>, <이전진해>라는 조그만 링크가 걸려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사소한 문제를 가지고 침소봉대 한다고 지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소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겠습니다. 옛마산시보는 <이전마산>, 옛진해시보는 <이전진해>라고 표기해놓고, <지난자료 보기>를 클릭하면 <이전창원시보>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창원시보>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뭡니까? 이게", 설마 통합창원시의 정통성(?)은 옛창원시로부터 비롯되었다고 내세우려는 것은 아닐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어는 인간의 사고와 생각을 지배합니다. 통합창원시를 창원시로 표기하고 창원시라고 부를려면, 옛창원시는 옛마산시, 옛진해시와 똑같이 표기해야 합니다. 말부터 먼저 고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산=>옛마산, 진해=>옛진해, 옛창원시는 왜 그냥 창원시인가?

한편, 이런 일이 여러 곳에서 반복해서 나타나는 것은 정책결정권을 가진 분들의 의지와 철학이 이렇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선 공무원들이 옛마산, 창원, 진해가 대등하게 통합하여 새로운 통합 창원시가 출범하였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고 있지 않은 탓이지요.

사소한 일로 보이지만 행정구역 통합의 초기이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작은 부분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통합창원시의 시보 홈페이지에도 <옛창원시보>, <옛마산시보>, <옛진해시보>라고 똑같은 크기와 문구로 링크를 걸었어야 옳은 것입니다. 혹은 <지난자료보기>를 클릭하면 <옛창원시보>, <옛마산시보>, <옛진해시보>를 똑같은 비중으로 볼 수 있도록 개편하여야 합니다.

어떤 분들은 그렇게 홈페이지를 개편하려면 추가 비용이 든다고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행정구역 통합에 따라 중앙 정부가 주는 인센티브는 이런 일에 써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남아있는 마산시와 진해시의 홈페지를 보면 얼마간 이런 식으로 방치해두었다가 폐기처분해버릴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옛창원시 홈페이지를 중심에 두고 마산시와 진해시를 적당하게 필요한 자료들만 연결해두었기 때문입니다.

옛창원시는 창원시라는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고, 마산시와 진해시의 명칭은 구청이름에 남아있기 때문에 옛창원시는 통합창원시가 되고, 옛마산시와 진해시는 구청으로 전락하였다는 느낌이 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있군요. 옛진해시장님은 운명을 달리하셨고, 옛마산시장님은 검찰청을 들락거리는데, 옛창원시장님이 통합창원시장으로 선출된 것도 심리적인 영향을 줄 수 있겠지요.


문제는 그냥 느낌으로만 드는 것이 아니라 통합창원시의 정책과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분들도 명칭에서부터 비롯되는 이런 편견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창원시보만 이런식이 아니라 매사가 이런식으로 결정된다는 느낌과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