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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

주렁주렁 붉은감, 상주 감나무 가로수

by 이윤기 2010.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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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블로거 팸투어를 다녀오면서 정말 깜짝 놀랄만한 일들을 많이 경험하였습니다. 

100만개의 곶감을 말리는 건조장, 100만개 곶감 가격이 20억, 세상에서 가장 빨리 끓일 수 있는 즉석 된장국, 그리고 처참하게 파괴되고 있는 낙동강 4대강 공사 현장이 모두 깜짝놀랄 일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상주를 떠나오는 순간 또 한번 사람들을 깜짝놀라게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미 블로거 팸투어를 함께 다녀오신 여러분이 사진과 글을 공해하였습니다만, 바로 상주시가지를 붉게 물들이고 서 있는 감나무 가로수입니다.

팸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저는 트위터에 올라 온 글을 읽어보느라 아이폰 화면속에 정신이 팔려있었는데, 갑자기 버스안 여기저기서 탄성이 쏟아져나오는 겁니다.

"우와 저것 좀 봐요"
"와 대단하다."
"어머, 세상에"
"사진 찍어야겠는데...."
"세상에 감나무 가로수도 다 있네"



고개를 들어 창밖을 보니 가로수 감나무에 붉은 감이 주렁주렁 달려있는겁니다. 잎은 다 떨어지고 붉은 감만 달려있으니 더 도드라지게 보이더군요.

어느새 관광버스가 멈춰서고 "사진찍고 갑시다. 다들 내리세요" 하며 블로거들이 차에서 내립니다. 운전석 옆을 지나는데, 기사님이 혼자말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차 안 세우면 마(맞아)죽을 것 같아서 세웠습니다. 내려서 사진들 찍으세요~~"

1박 2일 동안 함께 지내면서 블로거들이 사진 찍는 일에 얼마나 몰입하는지 지켜본 탓 일겁니다. 블로거들과 함께 1박 2일을 지내보니 정말 사진들을 많이 찍어시더군요.



처음보는 감나무 가로수로 저도 깜짝 놀라서 차에서 내렸습니다. 사진 몇 장을 찍고 돌아서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로수에 감나무에 감이 이렇게 주렁주렁 달려있는데, 왜 아무도 안 따갔을까?"

가로수에 매달린 탐스러운 감을 보니, 저는 곧바로 하나만 따 보았으면 싶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감이 꼭 필요해서라기 보다 워낙 탐스럽게 달려있으니 하나만 따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겁니다.

제가 사는 지역에는 가로수로 은행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는데, 가을이 되면 차가 씽씽 달리는 위험한 도로에서 은행을 털어 가져가려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가로수로 심은(어떻게 보면 주인없는)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달려있어도 아무도 따가지 않는 것이 참 신기하였습니다. 상주가 자전거도시로 유명하던데, 시민의식도 이렇게 높은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감나무 가로수 주변에는 "감을 따지 마라"는 상주시의 경고문이 붙어 있기는 하였습니다. 허가없이 감을 따면 1천 5백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씌어있습니다.

그러나 작은 이익에 집착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경고 문구쯤은 사실 아무것도 아닙니다. 지리산길이나 북한산둘레길에 있는 농작물을 가져가는 분들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는 일입니다.





나중에 크리스탈님이 블로그에 쓴 글을 보니 상주시에서 일부러 감나무를 심었다고 하더군요. 여러가지 불편한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상주라고 하는 지역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심어주는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 같습니다.


곶감으로 유명한 도시, 가을에 경북 상주에 가면 붉은 감이 주렁주렁 매달린 감나무 가로수를 볼 수 있다. 마침 블로그 팸투어를 갔을 때, 상주 곶감 마라톤이 열리고 있더군요.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사람들이 감나무 가로수 옆을 달리면서 그 아름다운 광경을 보았다면 오랫동안 잊지 않고 기억하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저 역시 경북 상주하면, 자전거 도시 상주, 곶감 100만개, 그리고 감나무 가로수를 기억하게 될 것 같습니다. 감나무 가로수 때문에 불편하다는 상주시민들도 있는 모양입니다만, 외지에서 온 사람들에게 감 주산지 상주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효과는 아주 그만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