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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미국연수 여행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다더니...유엔본부 뭐야

by 이윤기 2011.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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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단체 활동가 미국 연수, 여행 11] 살벌한 보안 검색, 유료 가이드 투어 아니면 볼 것 없는 실망스런 유엔본부

미국연수 기간, 뉴욕에 머무는 동안 뉴엔본부에 다녀왔습니다. 기관 방문 일정이 없는 날, 오전 일찍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구경하고 오후에 뉴엔본부에 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국제사회에서 유엔의 역할을 별로 신뢰하지도 않고 한국인이 유엔 사무총장이 되었다고 하는 것도 그의 국적 때문에 자랑스러워해야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니 꼭 가보고 싶은 곳은 아니었습니다.
 
솔직히 반기문씨가 유엔사무총장이 되어서 그렇지 뭐 이 나라 민주화를 위해서나 남북의 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해서 뭐 특별히 한 일도 없으니까요?  어려서부터 꿈을 키워 세계적인 인물이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뭐 그닥 존경할 만한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말 가기 싫었는데 억지로 끌려 갔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세계의 정치와 분쟁에 대하여 결정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니 한 번 가서 직접 보고 싶은 마음도 어느 정도는 있었지요.

뉴욕에서는 늘 지하철만 타고 다녔는데, 유엔본부는 지하철이 노선이 없는 곳이라 처음으로 버스를 탔습니다.
지하철이 버스보다 타기 쉽다고 생각하여 늘 버스만 타고 다녔는데, 뉴욕버스는 지하철처럼 노선이 단순하여 막상 버스를 타보니 의외로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처음 사무국 빌딩 입구로 들어갔더니 방문객을 위한 입구가 따로 있다고 알려주더군요. 방문객들의 출입문 앞에는 유명한 총구가 묶인 권총이 조각상이 있었습니다. 룩셈부르크에서 기증한 <비폭력>이라는 작품이지요.


<비폭력> 조각상 앞에서 사진을 찍고 가건물 처럼 지어진 검색대로 들어갔습니다. 미국 공항에 비해서 직원들이 친절하고 웃는 모습으로 검색을 하기는 하였지만, UN본부 답게(?) 미국 공항보다 더 샅샅이 수색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보안검색을 하더군요.

미국 여행을 다니면 박물관, 미술관에서도 모두 보안검색을 당했지만 벨트까지 풀도록 하는 보안검색은 UN본부에서만 하는 것 같더군요. 아무튼 작은 배낭을 비롯한 대부분의 소지품을 맡기고서야 UN본부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헉~ 그런데, 가이드투어를 신청하지 않으면 정말 볼게 별로 없습니다. 로비에 막 도착하였을 때 연주회가 끝났고, 로비에 전시된 자료들은 뭐 굳이 UN본부에 직접 오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내용들이더군요. <세계가 100명의 마을이라면> 같은 책에 다 나와있는 그런 내용들을 판넬로 만들어서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가이드투어를 신청하지 않으면 회의장도 볼 수 없도록 되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가이드 투어를 하지 않으면 기껏해야 역대 유엔 사무총장들의 초상화를 구경하고 지하에 있는 기념품점을 둘러본 후 미국 소인대신 유엔 소인이 찍히는 유엔본부 우체국 곳에서 편지나 엽서를 보내는 것이 고작이더군요.

워싱턴 스미소니언협회의 여러 박물관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해보면 세계의 '공공성', '공익성'을 상징하는 유엔본부에서 돈을 받고 가이드투어를 하는 것은 잘 납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제 생각엔 하루 빨리 유엔본부 투어는 무료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혹은 적어도 미국 이외의 나라에서 온 사람들에게라도 무료 투어를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구요. 아무튼 세계평화와 안전을 상징한다고 하는 곳에서 세계 곳곳에서 온 시민들에게 돈을 받고 가이드 투어를 한다는 것이 기분을 상하게 하더군요.

성인 1인당 가이드투어 비용은 16달러나 되었고, 한국어 가이트투어는 일정이 없다고 하더군요. 결국, 16달러를 부담하고 가이드투어를 하지 않는 사람들은 로비를 둘러보고 역대 유엔사무총장 초상화 구경하고, 한국인들은 반기문 사무총장 초상화 앞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 고작입니다.



지하에 있는 기념품점을 둘러보면 세계 각국의 기념품들이 있는데, 한국 기념품을 보면 좀 쪽팔립니다. 옛날, 1970년 대쯤 거울 가게에서 팔던 신랑각시 인형이 전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념품으로 유엔본부 기념품 스토아에 이런 인형이 있는 것도 참 놀랍더군요. 유엔본부에 나가 있는 외교부 공무원들은 이런걸 봐도 아무렇지도 않은가 봅니다. 

결국 가이드투어를 신청하지 않는 사람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을 기념할 수 있는 것은 편지를 보내거나 엽서를 쓰는 일 입니다. 유엔 우표를 구입하여 유엔 소인이 찍히는 우편물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엽서를 보내더군요.
 
전 엽서를 보낼 준비를 하고 가지 않았기 때문에 일행들이 엽서를 보내는 동안 혼자서 빈둥거리며 시간을 보내다가 중국인 가이드투어 하는 곳을 좀 쫓아 다녔습니다. 로비를 돌아다니면서 설명 할 때는 꼽사리껴서 들을 수 있었는데, 회의장으로 들어갈 때 슬쩍 따라 들어갔더니 경비원이 딱 막아서더군요. 유엔본부 참 인심 참 사납더군요.

제 생애에 다시 갈 일도 없겠지만 아무튼 유엔본부는 기대에 비하여 참 마음에 안 들들고 실망스럽더군요. 유엔본부 가이드 투어를 무료화 할 수 있도록 어디 서명운동이라도 좀 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