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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교통

후쿠시마 원전과 창원 도시철도

by 이윤기 2011.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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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원자력 발전의 위험을 새삼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창원도시철도 계획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한 번 연결시켜 생각해보겠습니다.

경상남도와 통합창원시는 2013년에 공사를 시작하여 2017년까지 옛마산 가포에서 창원구간을 2010년까지 옛 진해시청까지 이어지는 도시철도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당초 경상남도가 세운 사업계획서에는 1조원 이상의 사업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되어 있었으나 지난해 한국개발연구원의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를 보면 7421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마산, 창원, 진해시가 행정구역이 통합되어 인구 100만이 넘는 도시가 되었지만, 2011년 이후 통합시의 인구가 줄어들고 교통수요도 줄어드는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인구가 줄어들고 교통수요도 줄어드는데, 꼭 도시철도를 만들어야 하는가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오는 7월 개통 예정인 부산 ~ 김해 경전철이 공사 당시의 '장미빛 홍보'와 달리 수요(승객) 예측을 엉터리로 하여 매년 수 백억원의 적자 운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창원도시철도의 타당성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하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경상남도와 창원시에서는 인구 100만이 넘는 통합시에 걸맞는 광역교통 수단으로 도시철도를 도입하여야한다는 계획에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 도시철도 기본계획, 예비타당성 조사 보고서에 나온 친환경 교통수단이라는 주장들




도시철도가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이라구요?

특히, 창원도시철도를 추진하고 있는 건설교통부와 경상남도 그리고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였던 '한국개발연구원'의 자료를 보면 한결 같이 도시철도를 추진하는 중요한 근거로 '친환경적인 교통 수단'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2009년 12월에 녹색경남21이 주최한 '경상남도 도시철도 기본계획 간담회'에서도 도시철도를 도입을 찬성하는 측의 주요한 주장 중의 하나가 바로 '친환경 교통수단'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도시철도를 찬성하는 측에서는  “배기가스를 내뿜지 않는 노면전차가 대량수송이 가능한 친환경 교통수단이다. 정시성을 확보할 수 있고, 고령화 사회에 적합한 교통수단이다.”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왜 이런 주장이 나왔을까요? 그것은 분명 정부가 매년 원자력이 친환경적인 청정에너지라고 홍보하는데 1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붓고 있기 때문일겁니다. 물론 당시에도 도시철도가 친환경 교통수단이라는 주장에 대한 반대의견이 있었습니다.

도시철도가 친환경 교통수단이라는 주장에 반대 측에서는 “현재 국내 전력의 60%가 화석연료를, 40% 원자력을 이용하여 생산되기 때문에 도심에 배기가스를 뿜어내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친환경 교통수단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지요.

원자력 발전의 경우 막대한 발전시설 해체 비용과 천문학적인 우라늄 재처리 비용을 그리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면 결코 '청정 에너지원'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였지요.

그러나 당시만 하여도 '원자력 = 친환경 에너지' 라는 거짓 신화(?) 신뢰하는 분들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도시철도 = 친환경 교통 수단'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발휘하였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경험한 후 국민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전 예찬론자들이 주장하는 것 처럼 원자력은 값싼 청정에너지원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진 것이지요. 



아직도 원자력이 친환경 청정에너지라고 생각하시나요?

마찬가지로 지하철, 경전철, 노면전차, 자기부상열차와 같은 전차식 교통수단이 친환경 교통수단이라는 오해와 착각도 깨져야 합니다. 전기를 이용하는 이런 전차식 교통수단이 친환경 교통수단이 될려면, 기본적으로 전력생산체계가 풍력, 태양력을 이용하는 환경친화적 방식이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화력발전, 수력 발전, 원자력 발전이 전력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기가 친환경 에너지라고 하는 것은 자동차처럼 도심에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도시외곽의 발전소에서는 끊임없이 오염물질과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전력생산 시스템으로 보면, 도시를 운행하는 전차식 교통수단은 어떤 것도 친환경 교통수단이라고 말 할 수 없습니다. 어쩌면 지금 운행 중인 시내버스를 천연가스 버스로 바꾸는 것이 훨씬 더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이 될지도 모릅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에 일본에서 지하철이 정상 운행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시지요? 철도교통이 친환경적이라는 주장은 원자력 발전 = 친환경 에너지라는 등식이 성립할 때만 가능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통해 원자력 발전이 친환경 에너지가 아니라 인류의 재앙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통합창원시 앞으로 10년도 지나지 않아 인구도 줄어들고, 교통수요도 줄어든다고 합니다. 원자력 발전소가 없으면 운행할 수 없는 도시철도 꼭 만들어야 할까요?

인구도 늘어나지 않고, 교통수요도 증가하지 않는 마산-창원-진해에는 기차처럼 몇 칸씩 연결된 천연가스 시내버스가 노면전차처럼 별도의 차선으로 운행하는 것이 비용과 환경적인 측면에서 훨씬 유리할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