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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교통

KTX 창원에선 왜 빙빙 둘러 갈까?

by 이윤기 2011.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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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KTX를 타고 서울로 출장을 하고 있습니다.(이 글은 어제 KTX를 타고 가며 기차에서 쓴 글입니다.) 마산역에서 오후 3시 30분에 출발하여 오후 6시 29분에 서울역에 도착하는 KTX 390 열차를 타고 가고 있습니다.

마산역에서 동대구역까지는 속도가 빠르지 않기 때문에 기차가 흔들리지 않아 노트북으로 글을 쓰기 좋았는데, 동대구역을 지나고나니 속력을 제대로 내서 달리는군요. KTX가 제 속도로 달리니 고속버스 만큼 심하게 흔들려서 키보드로 글자를 입력하기 좀 어렵군요.

웬만하면 KTX 대신 고속버스를 타고다니는 편인데, 오늘은 저녁 7시에 서울시청 근처에 있는 Y연맹 회의에 참가하기 위하여 KTX를 타고 갑니다.  마산역에서 서울까지 3시간 걸리는 KTX 평일 요금은 4만 7000원, 4시간이 채 알 걸리는 고속버스는 우등버스 요금이 2만 9300원, 일반버스 요금은 1만 9700원입니다.

가격대비 시간을 생각하면 KTX가 그다지 매력있는 교통수단이 아니어서 고속버스를 즐겨타는데, 오늘은 서울역 근처가 목적지이기 때문에 요금이 조금 비싸도 KTX를 선택하였습니다. 고속버스를 타고가면 강남터미널에서 서울시청까지 가는데 1시간쯤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마침 서울역에 오후 6시 30분에 도착하는 기차가 있어서 요금은 비싸지만 KTX를 타고 갑니다.

KTX를 타고 가면서 통합창원시에 마산역과 창원역이 있는데, 창원중앙역을 왜 또 만들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인터넷으로 지도를 한 번 살펴보았습니다. 그동안 KTX타고 서울에 간 일이 몇 번 있지만 창원중앙역이 어디있는지 살펴볼 생각을 못하다가 오늘은 마음먹고 한 번 살펴보았습니다. 

제가 타고 간 KTX 390 열차는 창원역에 정차하고 창원중앙역에는 정차하지 않더군요. 그래서 자세히 살펴보지는 못하였지만 (KTX는 터널이 너무 많고 속도가 빨라 창밖을 져다보고 있으면 멀미가 나더군요)  경남도청 뒤편에 역이 새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경남도청 뒤편 통합창원시 한 쪽 구석에 왜 KTX 창원중앙역을 만들었을까요? 저는 참 납득이 잘 되지 않습니다. 마산역에서 창원역을 거쳐서 옛날 경전선 철길을 따라서 옛 진영역으로 가는 것이 훨씬 직선에 가까운 선로를 이용할 수 있고 창원 중앙역과 진영역을 새로 만들지 않아도 되는데 말입니다. 

정부와 코레일측에서는 뭔가 중요한 이유가 있어서 이렇게 만들었을텐데...평범한 시민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가 잘 안 되었습니다.  지도 검색을 해보면 누가 왜 이렇게 바보같은 짓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 창원중앙역을 만들어서 빙~ 둘러 갈까?

지도에서 보시는 것처럼 원래 마산역 - 창원역 - 진영역 - 삼량진(파란색 선)으로 이어지는 옛 경전선은 그의 직선에 가까운 선로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새로 생긴 KTX는(빨간색 선) 창원에서 덕산으로 가는 중간쯤에서 창원대학 방향으로 크게 방향을 틀어서 진례를 거쳐서 새로 생긴 진영역까지 빙 둘러서 갑니다.  

창원시나 경상남도에서 창원중앙역이 꼭 필요하다고 만들어 달라고 했을리는 없을 것 같은데, 무슨 이유로 창원중앙역을 만들었을까요?

더군다나 이 구간은 대부분 터널로 되어 있습니다. 정병산을 관통하는 터널을 만들어서 창원역을 출발 한 후 이내 터널에 들어서고, 터널을 벗어나면 곧바로 창원중앙역에 도착하더군요. 창원중앙역을 출발하면 진영역까지 가는 동안에도 또 한 번 긴 터널구간을 지나갑니다.

창원중앙역을 만들기 위해서 긴 터널을 뚫고 기존 경전선 선로보다 이렇게 멀리 둘러서 가는 계획을 사전에 알았다면 환경단체 등에서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았을텐데...이렇게 조용히 공사가 완공된 것도 참 신기하더군요. 아마 시 외곽지역이어서 일반 시민들 눈에 잘 띄지 않은 탓이겠지요.  



창원시민 오전엔 창원역, 오후에는 창원 중앙역으로 가야...

제가 보기엔 창원중앙역은 역 부근에 살고 있는 시민들을 제외한 대다수 옛창원시민들을 오히려 불편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주말이 아닌 평일에 마산역 - 창원역(창원중앙역)을 거쳐서 서울로 가는 KTX는 모두 10편입니다. 마산역에서 10편이 모두 출발합니다. 그런데, 옛 창원은 기존 창원역에 하루 4편(오전 3번, 오후 1번), 창원 중앙역에는 하루 6편(오전 2번, 오후 4번)이 출발합니다. 

시간표만 보면 오전에 서울 가는 KTX를 타는 시민은 창원역으로 가는 것이 편리하고, 오후에 서울 가는 KTX를 이용하는 시민은 창원중앙역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자신이 출발하는 시간에 맞춰서 각각 다른 역으로 나가서 기차를 이용해야하는 불편한 구조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통합 창원시에 왜 KTX 역이 3개나 필요했는지 이해가 잘 안됩니다. 인구나 도시규모로 볼 때 KTX가 정차하는 역이 정말 3개씩이나 필요했을까요?  

지금 구조로보면, 출발역인 마산역에서 가까운 창원역은 점점 그 기능을 상실하게 될 것 같습니다. 지금은 창원역 주변 시민들의 반발 때문에 하루 4번이라도 KTX가 정차하겠지만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창원중앙역으로 통합시켜버릴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름도 창원'중앙역'(?)아닙니까.

'결국 창원중앙역만 살아 남을 것이다' 이렇게 짐작해보지만 범인의 눈으로는 참 이해가 잘 안됩니다. 소위 전문가들은 왜 많은 돈을 들여 창원역을 없애고 창원중앙역으로 빙~ 둘러가는 100년 대계의 계획을 세웠을까요? 이렇게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어떤 점에서 더 유리한 것일까요?


사진은 새로 생긴 진영역입니다. 옛 진영역 시가지에서 뚝 떨어진 곳이라 창원중앙역 못지 않게 썰렁하네요. 진영에 사는 시민들이 KTX를 이용하려면 멀리있는 이곳 역까지 차를 타고 가야하기 때문에 더 편리해 보이지도 않습니다.

창원시민에게도, 진영시민들에게도 더 편리한 것 같지 않으며, 장유나 김해 시민들을 유입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창원중앙역과 새진영역을 왜 만들었을까요?

빨리 가는 것이 목적인 KTX선로를 왜 이렇게 빙 둘러가도록 만들었을까요?  혹시 이유가 뭔지 짐작 가시는 분 혹시 없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