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과 세상/책과 세상 - 기타, 교양

젊은이여, 박원순을 벤치마킹 하시라 !

by 이윤기 2011. 4. 27.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서평] 젊은이와 활동가를 위한 박원순식 자기개발서 <원순씨를 빌려드립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시민운동가 박원순, 기부문화를 뿌리 내리게 하고 참여연대, 아름다운가게, 희망제작소를 만든 소셜디자이너 박원순 변호사, 그가 내놓은 행복한 세상 만들기 제안서가 바로 <원순씨를 빌려드립니다>입니다.

그는 핏발 세우는 경쟁의 대열에 서 있는 젊은이들에게 경쟁에서 비켜서서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라고 제안합니다. 과감하게 다른 길에 들어서면 새로운 블루오션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혼자 잘 먹고 잘 살겠다는 생각을 버리면 세상의 어둠을 환하게 밝히는 또 하나의 인생이 눈에 들어옵니다. 남과 경쟁만 할 것이 아니라 협동을 하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 (본문 중에서)

저자 박원순은 젊은이들이 품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과 상상력 깨우기 위하여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직업을 소개하고, 경계가 무너지고 착한 기업이 생겨나고 지역이 주목받고 문화와 창의성이 빛을 내는 새로운 변화에 주목하라고 강조합니다.

뿐만 아니라 그가 직접 경험으로 체득한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비영리단체 운영의 노하우를 공개하며, 소셜디자이너 박원순과 손을 맞 잡고 새로운 삶을 열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려줍니다. 그리고 트위터를 비롯한 박원순식 소통법도 공개하였습니다.

딱 한마디로 하자면 대한민국 젊은이들에게 '박원순'을 공개한 것입니다. 소셜 디자이너 박원순을 벤치마킹하여 젊은이들에게 닥친 어려운 현실도 변화시키고 그들이 살아가는 세상도 더 살맛나는 곳으로 바꾸어보라고 부추기고 있습니다.

박원순을 벤치마킹 하시라 !

그는 박원순을 벤치마킹 하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에게 소셜디자이너가 갖추어야 할 덕목을 제안합니다.

"첫째, 바꾸고 싶은 대상이 뚜렷해야 합니다. 둘째, 참신한 아이디어가 있어야 합니다. 셋째, 꿈을 현실로 바꾸어내는 열정과 노력이 꼭 필요합니다."

그는 우리나라 시위문화를 바꾼 참여연대의 1인 시위, 우리나라 기부문화를 바꾼 아름다운재단의 1%나눔, 그리고 필요 없는 물건을 모아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아름다운가게와 꿈과 상상을 현실 만드는 희망제작소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세 가지 덕목의 결과물이라는 것입니다.

시민운동과 사회운동에서 남다른 성과를 만들어낸 저자는 세상을 바꾸는 힘은 일상 속의 사소한 것들을 무심코 지나치지 않는 관심과 습관에서 비롯된다고 말합니다.

그는 뉴턴이 떨어지는 사과에 주목하였듯이 세상일도 주목해서 바라보라고 합니다. 주위의 평범함 속에서 특별함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하며, 타인의 생각에 묻어가지 않고 자신의 생각으로 세상을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시민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모아 이루어낸 성과가 바로 높이가 다른 지하철 손잡이(9호선), 생리하는 여성들의 수영장 요금 탄력 적용, 호화 관용차 등급 낮추기, 식품유통기한 표기 확대, ATM 현금 인출 수수료 사전고지, 경차택시 도입 같은 사례들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의 새로운 생각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희망이라는 것이지요. 희망제작소 사회창안대회에 나온 아이디어도 재미있습니다. 키득키득 웃음이 나올만큼 재미있습니다.

"도시에 혼자 사는 사람들끼리 농사를 지으며 친목도 도모하고 건강도 챙겨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퇴근길에 상추를 뜯고 산책길에 방울토마토를 따 먹는 그림을 그려보았습니다. 일상이 무료하고 적적할 때면 함께 맥주 한잔 걸칠 수 있게 동네 친구를 사귀고 싶은 마음도 보탰습니다." (본문 중에서)

바로 '이웃 랄랄라'라는 사회아이디어라고 합니다. 재미있지 않은가요? 이런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면 도시생활도 훨씬 즐겁지 않을까요?

당신에게 또 다른 길이 있다

박원순 변호사는 경계가 무너지는 곳에 새로운 길이 있다고 말합니다.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일과 놀이의 경계마저도 무너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시민활동가로 일하면서 제 경험도 다르지 않습니다. 일을 놀이처럼 즐겁게 하고 놀이에서도 일을 발견하는 경험을 많이 해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새로운 길을 발견하게 되기도 하지요.

<원순씨를 빌려드립니다>에는 경계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길을 여는 여러 사례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학교의 경계를 허무는 대안학교, 기업의 경계를 허무는 사회적 기업, 공정무역, 공공미술 같은 사례들입니다.

발상을 바꾸고 창의적인 생각을 모으고 그것을 현실에서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지요. ADDLE(대학생 광고회사), 하자센터 노리단 같은 것들이 모두 그런 사례에 해당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정리하다보니 이 책은 박원순식 '자기개발서'이기도 합니다. 서점에서 책이 가장 많이 팔리는 분야가 바로 '자기개발서'라고 하는데, 이 책은 시민운동가, 비영리단체 활동가, 혹은 다른 길을 찾는 젊은이들을 위한 '자기개발서'이기도 합니다.

▲박원순의 희망열차 창원대학 강연회



젊은이와 비영리 활동가를 위한 박원순식 자기개발 지침

특히,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직업선택 십계명을 비롯한 여러 가지 박원순식 지침들은 그가 가진 정보와 경험 그리고 노하우를 추려놓은 '엑기스'에 해당된다고 생각됩니다. 

▲ 거창고등학교의 직업선택 십계명

▲ 원순씨의 직업선택 십계명

▲ 아름다운 나눔을 위한 열 가지 조언

▲ 아름다운 모금을 위한 10대 강령

▲ 사람을 낚는 어부를 위한 십계명

▲ 좋은 기획안을 만드는 열 가지 요령

▲ 상상을 현실화하는 개인적 노하우

▲ 인생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곱 가지 미덕

시민단체 활동가로 살아가는 저는 '사람을 낚는 어부를 위한 십계명'을 새겨 읽었습니다.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던 지침들도 있었지만,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하지 못하였던 것들도 많더군요. 일상에 파묻힌 활동을 돌아보고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도록 부추기는 것도 그의 특기인 듯합니다.

그가 후배 활동가들에게, 그리고 새로운 길을 엿보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상상력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창조적 소수의 길을 가 보라는 것입니다. 남 다른 성취와 기대하지 않은던 다른 성공(?)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책을 놓으며 이런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나이를 먹어가는 탓인지 한편으로는 원순씨가 말 하는 발칙하고 기발한 상상력이 힘겹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어떤 때는 꼭 이렇게 빡세게 살아야만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가하는 생각도 듭니다.

조금 게으르고 좀 열심히 살지 않아도 국민들이 모두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는 만들 수 없는 것일까요? 원순씨 정말 이렇게 빡세게 살아야만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건가요?
 



원순 씨를 빌려 드립니다 - 10점
박원순 지음/21세기북스(북이십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