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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칼럼

광우병만큼 무서운 괴물 GMO가 몰려온다

by 이윤기 2008.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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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이 미국산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반대에 온 힘을 쏟고 있는 동안 광우병만큼 무서운 괴물이 소리 없이 우리가 먹는 음식 속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바로 미국산 유전자 조작(GMO)옥수수가 그 무서운 괴물입니다.

이미 지난달 1일, 울산항으로 들어온 유전자 조작 옥수수 5만 7000톤이 수입검사를 통과하였고, 7일에는 인천항과 군산항을 통해서도 유전자조작 옥수수가 추가로 수입되었습니다. 연말까지 모두 120만톤을 수입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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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분당협회 소속 4개 식품업체가 앞장서서 미국산 유전자조작 옥수수를 수입해오고 있습니다. 수입된 유전자조작 옥수수는 물엿, 액상과당, 올리고당 등의 형태로 가공되어 과자, 음료수, 빙과류의 재료로 사용될 것이라고 합니다.

결국,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와 음료수, 빙과류, 요구르트 등 수백, 수천 가지 제품에 유전자조작 옥수수가 사용될 것이 뻔하고, 맥주, 소주와 같은 주류 생산업체들도 값싼 유전자조작 옥수수로 만든 전분당을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현행 유전자조작식품 표시대상에서 ‘전분당’은 제외되어 있어서 국민들은 아무것도 모른채 유전자조작 옥수수가 포함된 식품을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번에 국내에 수입되는 유전자조작 옥수수는 살충성 형질이 들어있는 품종이라고 합니다. 이른바 Bt 옥수수라고 부르는데, 이 옥수수를 나방이 먹으면 배가 고픈 걸 못 느껴서 굶어죽는다고 합니다. 나방의 신경을 마비시켜 죽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 옥수수를 개발한 사람들은 나방에게만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였지만, 그들의 주장과는 달리 실험결과 나비 유충과 군주나비 애벌레도 이 옥수수를 먹고 굶어죽거나 신경마비 증상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따라서 사람에게는 안전하다는 그들의 주장을 그대로 믿을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지난해 KBS 환경스페셜에서는 그동안 이루어진 수많은 유전자조작 식물과 동물의 실패와 피해사례를 소개한 일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피해사례 중에서 인도에서 유전자조작 면화를 먹은 양과 염소가 떼죽음을 당한 일은 국내에도 방송을 통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2002년과 2004년에 미국은 아프리카 몇 나라에 유전자조작 옥수수와 콩으로 식량 원조를 하려고 하였다가 거절당한 일이 있으며 EU 집행위원회는 가공식품으로 판매를 금지하였다고 합니다. 심지어 유럽에서는 유전자조작 옥수수는 사료용으로도 사용하지 않는 나라가 많습니다.

청취자여러분 중에는 수입해서 들어와도 안먹으면 되지 하고 생각 하시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현실은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유전자조작 옥수수가 값이 싸기 때문에 소비자들도 모르는 사이에 모든 과자, 스프, 라면, 빙과, 음료수, 아이스크림 재료가 소리없이 바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전자조작 옥수수는 광우병 못지않은 위험 물질임에 분명한데도, 광우병 사태에 덕분에 여론을 피해 슬쩍 수입되어 들어오고 있을 뿐입니다. 아마 광우병사태가 아니었으면, 유전자조작옥수수 수입업체들이 국민적 저항운동의 대상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그 위험성만 놓고 본다면 사람이 먹는 모든 가공식품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광우병 쇠고기 위험에 대한 국민적 반대운동과 같은 수준으로 유전자조작 옥수수 수입 문제에도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긴급한 상황입니다.

인간을 제외한 지구상 모든 동물들은 유전자조작식품과 일반 식품을 함께 먹이로 주면 절대로 유전자조작 식품을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침팬지 연구로 유명한 세계적인 생물학자 제인 구달은 동물계에서 먹이를 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유전자조작 식품을 먹는 것은 오직 인간 밖에 없다고 합니다.

지난 5월말까지 전국에서 324개 환경, 소비자, 시민단체가 중심이 되어 ‘유전자조작 옥수수 수입 반대 국민연대’를 구성하고, 서명운동과 함께 식품제조업체에 대하여 유전자조작옥수수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전자 조작 옥수수를 원료로 사용하는 모든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모든 노력은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없다면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나기 어렵습니다. 광우병 쇠고기보다 더 광범위한 위험에 노출된 미국산 유전자조작 옥수수 반대에도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 KBS 창원 라디오 '생방송 경남' 시민기자칼럼 6월 3일 방송 원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