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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수채구멍보다 더러운 세탁기, 댁의 세탁기는?

by 이윤기 2011.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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댁의 세탁기는 안녕하신가요?

얼마 전, 저희 집 세탁기 대수술을 받았습니다. 대수술이란 세탁기 분해 청소를 하였다는 말입니다. 적지 않은 비용을 주고 세탁기 분해청소를 하게 된 것은 빨래에 묻어 나오는 찌꺼기와 검은 먼지(곰팡이) 때문이었습니다.

저희 집에는 이른바 통돌이 세탁기를 사용하는데, 구입 후 2~3년이 지나고나서부터 세탁기를 돌린 후에 빨래를 널려고 보면 세탁물 곳곳에 검은점 같은 곰팡이들이 묻어나오기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에 조금씩 이물질이 묻을 때는 겉옷의 경우에는 빨래가 마른 후에 그냥 탈탈 털어서 입을 수 있었지만, 속옷이나 밝은 색상의 셔츠 같은 경우에는 아예 세탁기를 돌릴 수 없을 정도가 되어버렸습니다.

나중에는 손 빨래를 마친 후에 탈수만 시켜도 흰옷이나 셔츠에는 여지없이 검은 딱지 같은 이물질이 묻어나오더군요. 이놈의 곰팡이를 없애려고 온갖 노력을 다해보았습니다.

세탁기 전용 크리너도 써 보고, 식초, 락스 등 온갖 세제를 다 사용했지만 소용이 없어 결국은 분해 청소를 하게 되었습니다.

세탁기 분해청소를 하는 업체 홈페이지를 살펴보니 이미 분해청소를 하였던 다른 집 세탁기 사진들이 올라와 있는데 정말 엄청나더군요. 엄청나게 더럽더라는 말입니다.

 


세탁물에 묻어나오는 검은곰팡이 때문에 세탁기 사용못 할 지경

우리집 세탁기 역시 별로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짐작은 하였지만 막상 세탁기를 뜯어놓고보니 정말 심하게 더럽더군요. 수채구멍이 따로 없었습니다. 이 더러운 세탁기에 옷을 넣고 세제를 풀어 깨끗하게 빨래가 되는 것으로 착각하고 지냈던 것이지요.

기사님이 오셔서 세탁기를 뜯어낼 때 옆에서 자세히 보아두었습니다. 처음에는 다음에는 세탁기 분해청솔르 직접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가까이서 유심히 지켜보았습니다만, 공구가 없으면 분해하는 것이 어려울 것 같아 금새 포기하고 그냥 마음편하게 구경을 하였습니다. 

세탁기 구조 가만히 살펴보니 세탁기를 열면 스텐인레스 재질의 세탁통이 있습니다. 이 세탁통은 플라스틱 재질의 세탁조 안에 놓여 있습니다. 세탁기에 물을 넣으면 세탁조에 물이 차서 세탁통 속의 빨래를 세척하게 되는 것이지요.

세탁기의 심각한 오염은 바로 세탁통과 세탁조 사이, 그리고 세탁통 바닥과 세탁조 사이에서 일어납니다. 이 곳에 검은 곰팡이와 붉은 곰팡이 등 각종 세균이 잔뜩 살고 있는 것입니다.

저희집 세탁기를 분해하였을 때보니 스테인레스 세탁통 바깥쪽과 바닥이 심각하게 오염이 되었더군요. 세탁기를 돌린 후에 빨래에 묻어나오던 그 오염물질들이 세탁통에 잔뜩 붙어있었습니다.

먼지 거름망 주변뿐만 아니라 세탁조 바닥과 세탁통 주변에 있는 각종 플라스틱 부품들에게 구석구석 오염물질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습니다. 세탁통 바닥에 있는 때는 정말 오랫 동안 눌러붙어서 아주 돌멩이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더군요.




세탁통 바깥쪽과 세탁통 바닥 가장 심각하게 오염

저는 이 녀석들이 옷감에서 떨어져 나온 보푸라기와 먼지들이 달라 붙은 것이라고 생각하였는데, 분해청소를 하러 오신 기사님 말씀이 검은곰팡이와 붉은곰팡이 들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시중에 판매하는 크리너로 부분적으로 청소를 하여도 전체를 깨끗히 청소하지 않으면 금새 다시 번식하여 오염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실제로 저희가 크리너를 사용했을 때도 별로 효과를 보지 못하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크리너로는 청소가 완전하지 못한 것은 통돌이 세탁기 구조상 물을 가득채워도 세탁기 꼭대기까지 물이 차오르지 않아 곰팡이와 세균을 완전히 청소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실제 저희집 세탁기도 뜯어보니 여러번 세탁조 청소를 하였기 때문인지 세탁통 가운데보다 맨 윗쪽에 더 많은 곰팡이가 번식하고 있었습니다.

세탁기 청소는 대략 1시간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세탁기를 분해하고 다시 조립하는데는 3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만, 세탁조와 세탁통을 청소하는데 족히 1시간이 넘게 소요되었습니다.

찌든 때와 먼지 곰팡이를 고압분사기와 세제, 수세미, 솔을 사용하여 깨끗하게 청소를 해주시더군요. 혼자서 세탁기를 뜯어내는 것도 쉽지 않겠지만, 용케 세탁기를 뜯어내도 고압분사기와 같은 장비가 없으면 깨끗하게 청소하는데 시간이 정말 많이 걸리겠더군요.

청소가 끝난 후에 화장실에 가서 살펴보니 검은색의 찌든 때와 먼지 덩어리, 곰팡이 덩어리들이 한 바가지 정도 나왔더군요. 어린 시절 도심지 생활하수가 그냥 버려지던 수채구멍에서 볼 수 있던 더러운 오염물질들이었습니다.




4년 사용한 세탁기, 세탁기인지?, 수채구멍인지?


그냥 깨끗한 물을 통에 받아두어도 물때가 끼는데, 오염된 옷과 양말 같은 것을 모아 세제를 넣고 빨래를 하는 세탁기가 그리 오염되는 것이 별로 이상한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탁기 속에 살고 있는 곰팡이와 세균들이 정말 아토피와 알레르기천식, 폐렴 등 질병을 유발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2~3년 이상 사용한 세탁기 속을 들여다보면 정말 하수도관과 다름없이 오염되어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세탁기 청소를 해주신 기사님 말로는 세탁기를 일주일에 2~3회 이상 자주 사용하는 경우에는 1년에 1 번, 1주일에 1회 정도 세탁기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2년에 1번 정도 청소를 해주면 된다고 하더군요.

세탁기를 자주 사용하는 경우 2년 후부터는 곰팡이 냄새가 나는 것을 느낄 수 있고, 3년 후부터는 세탁기 안에 있는 검은 곰팡이가 하얀 옷에 묻어나오기 시작한다고 하였습니다.

저희집 세탁기 상태로 보면 대략 3년 정도 되었을 때부터 이물질이 나오기 시작하였기 때문에 지금부터 관리를 좀 잘해주면 2년에 1번 정도 분해청소를 하면 될 듯하였습니다.






세탁기 분해 청소해보니 4만원 아깝지 않더라


여기서 관리란 곰팡이가 번식하지 못하도록 사용하지 않을 때는 세탁기 두껑을 항상 열어두어 습기를 없애주는 것이고, 월 1회 정도 '식초'를 사용하여 청소를 해주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하시더군요.

아무리 성능 좋은 세탁기를 사서 고급 세제를 사용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댁의 세탁기도 한 번 뜯어보시기 바랍니다. 십중팔구는 분명 저희집 세탁기 꼴과 별로 다르지 않을 겁니다.

다행히 세탁기 분해청소비용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저희집 세탁기를 분해청소하는데 4만원을 드렸습니다만, 기사님이 1시간 30분 동안 땀을 뻘뻘흘히며 분해, 조립하고 청소하는 것을 보니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또 깨끗하게 청소가 되어 뻔쩍뻔쩍하는 세탁통을 들여다보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그동안 수채구멍같은 물에 행궈낸 옷을 말려 입었다는 생각을 해보면 4만원으로 깨끗하고 개운하게 청소를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댁의 세탁기도 꼭 한 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아마 저희집 세탁기와 별로 다르지 않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