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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교통

창원 KTX 반쪽짜리 개통으로 돌아갔나?

by 이윤기 2011.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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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KTX가 반쪽짜리 개통으로 돌아갔습니다.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냐구요?

지난 2월부터 창원~서울 간 출근 시간대에 맞춰 도착할 수 있었던 새벽 5시 30분 출발하는 첫차가 없어졌습니다. 첫차 출발 시간이 새벽 5시 30분에서 아침 6시 50분으로 늦춰졌다는 말입니다.

KTX 첫차 한 편 없어졌는데, 무슨 '반쪽짜리 개통' 운운하느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겠네요.

새벽 5시 30분 첫차가 없어진 것을 두고 '반쪽짜리 개통' 운운하는 것은 지난 4월 새벽 5시 30분 첫 차가 운행될 당시 언론보도와 국회의원의 인터뷰를 빗대어 한 표현일 뿐입니다.

<관련기사>
경남도민일보 - 20110206 - KTX로 마산~서울 출퇴근 시대 본격화
경남신문 - 20110201 - KTX 마산~서울 출퇴근 시간대 매일 운행

당시 지역 언론들이 일제히 한나라당 의원측을 발표를 인용하여 코레일 측이 "매주 월요일 새벽 5시 첫차 증차 계획을 수정하여 월~금요일에도 운행하기로 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창원 출발, KTX 5시 30분 첫차 8개월 만에 없어졌다

당시 지역 국회의원이 언론과 인터뷰 하면서 이렇게 말했더군요. 

"첫차가 늦어서 자가용으로 밀양으로 간다고 하는 이용객들이 있는 등 그동안 반쪽짜리 개통으로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며 "이번 증차로 인해 지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일을 성사시킨 지역 국회의원께서 아침 첫차를 타고 출근 시간 전에 서울에 도착할 수 없으면 '반쪽짜리 KTX 개통'이라고 하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불과 7~8개월 만에 아침 첫차 시간이 1시간 20분이나 다시 늦춰졌습니다. 5시 30분에 출발하는 첫 차 시간이 6시 50분으로 바뀌었더군요. 서울역에 도착하는 시간은 9시 50분입니다.

다시 반쪽짜리 개통으로 돌아가버린 겁니다. 그런데 더 신기한 것은 KTX 첫차 시간이 새벽 5시 30분으로 당겨질 때는 지역 언론들이 앞다투어 보도를 하였는데, 새벽 5시 30분 첫차가 없어질 때는 마치 '핫바지 방귀 새 듯'하였다는 것입니다.

지난주 서울에서 오전 10시에 시작하는 비영리단체 컨퍼런스에 다녀왔습니다. 6시에 첫차가 출발하는 고속버스를 타고 가서는 10시에 시작하는 행사에 맞춰 도착하기가 어렵더군요. 

평소 비싼 요금 때문에 KTX를 잘 타지 않지만, 새벽 5시 30분에 출발하는 첫차를 타면 서울역에서 멀지 않은 행사장에 충분히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겠더군요. 

그래서 KTX표를 예매하려고 코레일 홈페이지에 들어갔는데, 새벽 5시 30분 첫차가 없어졌더군요. 시작은 '창대'하더니 끝은 참 '미약'하더군요.

다행히 사전에 예매를 시도하였기 때문에 새벽 5시 30분 첫차가 없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6시 50분 출발하는 KTX를 타고 행사 시간에 조금 늦게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아침 함안에 사는 제 페이스북 친구 한 분은 평일이라 예약을 안해도 된다는 생각으로 새벽 5시 30분 출발하는 KTX를 타려고 나왔다가 헛 걸음을 하고 고속버스 첫 차를 타고 오전 행사가 끝날 무렵에 도착하였더군요.

새벽 5시 30분 첫차가 생길 때는 대대적인 홍보를 해놓고, 그 열차를 없앨 때는 소리 소문없이 없애버린 것입니다. 아마 지역 시민들의 반발을 우려해서 '조용히' 바꾸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KTX 5시 30분 첫차 없앤 이유?

출장에서 돌아온 후에 코레일에 전화를 해서 어찌 된 일인지 직접 확인해 보았습니다.

"매주 월요일에만 새벽 5시 30분 첫차를 운행합니다."
"호남선(전라선) 개통으로 차량이 모자라서 운행을 줄였습니다."
"여수엑스포역이 새로 생기는 등 수요변화가 생겨서 조정되었습니다."


직원 두 사람과 통화했는데, 한 사람은 호남선 때문이라고 했고, 다른 한 사람은 전라선 때문이라고 대답하더군요.

그런데 차량이 모자라면 일주일 내내 운행을 못하는 것이 상식인데 어떻게 월요일은 운행이 가능할까요?

차량이 모자라는데 어떻게 월요일은 운행이 가능한가하고 다시 물어보았습니다.

"월요일은 서울로 첫차를 타고 출근하는 승객이 많아서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결국 코레일 직원의 대답을 요약하면 호남선, 여수엑스포 개최 등은 모두 변명이고  결국 월요일 빼고는 승객이 많지 않기 때문에 마산역에서 새벽 5시 30분에 출발하는 KTX 열차를 없애버린 것입니다.
 
지역 국회의원께서는 새벽 5시 30분 첫차가 개통된 것을 두고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셨는데, 8개월 만에 첫차 시간이 6시 50분으로 늦춰졌으니 "지역 경제에 큰 손실"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국민의 편익을 우선해야 하는 공공교통, 대중교통 운행 시간을 이런식으로 '수지타산'만을 내세워 바꿔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서울로 가는 KTX 새벽 5시 30분 첫차는 이제 월요일만 운행합니다. 착오 없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