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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행정구역통합

단상점거, 폭력사태 국회 뿐만 아니다

by 이윤기 2011.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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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50개 시, 군 행정구역 통합 추진하는 분들 꼭 보셔요
 
연 이틀 지역 언론들이 본회의장 단상점거, 폭력사태로 얼룩진 창원시의회의 파행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는 국회가 아니면 좀 처럼 볼 수 없었던 회의장 점거,  단상점거와 폭력사태가 시의회에서 한 달여 만에 다시 재현 된 것입니다.


<관련 언론 보도>
"사상 초유 준 예산 사태 우려"
"폭력 창원시의회 문 닫아라"
"창원시의회 폭력사태 후폭풍 심각"
"창원시의회 파행 1박 2일 추적해보니"
"창원시의회 또 격돌 청사갈등 안 풀린다"
"창원시의회 파국...복지사업 차질 우려" 

이와 같은 제목의 기사들을 연일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보도가 나오는 것은 창원시의 내년도 본예산 2조 5062억원의 법정처리 기한인 12월 21일을 넘겼기 때문입니다. 

연말인 12월 31일 전에 임시회를 열어 예산안을 처리할 수 있지만, 내년 초에 혼란과 차질은 피할 수 없다고 합니다.

특히 올해 결산 추경 예산안이 연말까지 통과되지 않으면 영육아 보육료를 제때 지원하지 못하고, 국도비 248억 4000만원을 국고에 반납하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단상을 점거하고 몸싸움을 벌이는 와중에 창원시의회 김이수 의장이 의사일정 39항까지만 진행하고 정회를 하자는 제안을하였으나 창원지역 의원들은 결의안 철회를 요구하여 파행이 계속되었다고 합니다.

 

 


그럼 이런 중요한 예산안 처리를 앞두고 창원시의회가 파국을 맡은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직접적인 원인은 창원지역 시의원들이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회의 진행을 방해하였기 때문에 생긴 일입니다. 마산지역의운들과 창원지역의원들이 본회의장 단상을 차지하기 위하여 몸싸움을 벌였다고 합니다.

시의원들의 충돌과정에서 창원시의회 본 회의장 문짝이 부서졌고 심지어 일부의원들이 엠블런스에 실려가는 충돌이 벌어졌답니다.

그럼 창원지역의원들이 본회의장 단상을 점거한 까닭은 또 무엇일까요?

창원지역 시의원들의 이번 본회의장 점거는 마산지역 의원들이 제출한 '창원시 3대 중요시설 지역안배 결정 촉구 결의안' 상정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 결의안은 통합시 청사는 마산 지역에, 야구장은 진해 지역에 그리고 통합 상징물은 진해지역에 만들자고 명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사실 이번 충돌은 벌써부터 예견된 일이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3개 지역 시의원들이 통합시 청사 문제와 관련있는 결의안을 각각 따로 제출하였기 때문입니다.

마산 지역의원들은 김종대 의원이 대표 발의한 '창원시 3대 중요시설 지역 안배 결정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였고, 진해 지역의원들은 김하용 의원이 대표 발의한 '진해시 분리 추진을 위한 주민투표 실시 결정 결의안', 창원 지역 의원들은 김문웅 의원이 대표 발의한 '통합시 청사 등 현안 해결을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의 건'을 각각 제출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요?

사실 이 모든 사태의 근본적인 책임은 졸속으로 이루어진 마산, 창원, 진해의 통합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아울러 주민투표를 요구를 묵살하고 행정구역 통합을 반강제로 추진하였기 때문에 생긴 일입니다.

마창진 졸속 통합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첫 번째는 사실상 강제적인 행정구역 통합을 추진하도록 지시한 이명박입니다. 

두 번째는 이명박의 뜻을 받들어 온갖 거짓 정보를 흘리면서 마창진 통합 추진한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과 행안부 공무원들의 책임입니다. 이달곤은 경남도시사 선거에 출마까지 했었지요.

세 번째로 한나라당 국회의원들도 책임을 면할 수 없습니다. 옛 마산, 창원, 진해를 지역구로 하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졸속적인 행정구역 통합에 앞장섰기 때문입니다.

사실 현재 창원시의회에서 통합시청사가 쟁덤이 되는 것은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을 앞두고 있는 것도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국회의원 선거가 아니었다면, 지금처럼 첨예한 대립은 일어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네 번째는 정부 여당과 지역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의 뜻을 받들어 거듭되는 시민사회단체의 주민투표 요구를 묵살하고 시의회에서 통합을 결의해 버린 옛 마산, 창원, 진해시 의원들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다섯 번째 책임은 옛 마산시 황철곤 시장을 비롯한 마산, 창원, 진해시장들에게 있습니다. 이들 역시 주민투표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의회의 결의로 통합이 추진되도록 방조하였지요.

이 중에서 특히 황철곤 옛마산시장의 책임이 큽니다. 마산시장을 세 번 하고, 3선 제한 규정에 걸려 더 이상 시장에 출마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창원시는 물론이고, 함안, 진해 등 어디라도 닥치는대로 통합을 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창원시의회 파행, 의원들만 욕하지 마시라 !

그리고 여기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마창진 통합은 시민들의 책임도 아주 큽니다. 지역마다 조금씩 사전이 다르기는 하자만  정부, 여당, 한나라당 국회의원이나 시의원들 혹은 통합 추진위원들에게 속았거나 혹은 집값, 땅값이 오르고 부자가 된다는 욕망에 넘어간 시민들이 있습니다.

또 마산, 창원, 진해가 통합이 되면 시청사는 우리 지역으로 가지고 오고, 통합 이후에 주도권을 잡겠다는 생각으로 통합에 찬성한 시민들도 있었습니다.

이런 꼼수를 마음에 품고 있지 않았더라도 어쨌든 3개 시가 통합해서 규모를 더 키워야지 지역경제도 성장하고 시민들도 더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성장이데올로기와 부자 욕망에 사로잡힌 시민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작금 창원시의회에서 일어나는 일을 시의원들의 자질 탓이나 지역 이기주의로만 몰아세워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이라도 주민투표 합시다 !

마산, 창원, 진해시 통합은 분명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습니다. 지금이라도 잘 못 끼워진 첫 단추를 풀고 새옷을 벗어버리고 옛날에 입던 옷을 다시 입을 것인지, 아니면 첫 단추부터 새로 차근차근 끼워나갈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진해지역 의원들이 결의안을 냈던 것 처럼, 옛 마산, 창원, 진해 지역 시민들에게 지금이라도 통합을 지속할 것인지, 중단하고 다시 옛날로 돌아갈 것인지 직접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옛마산 시민들에게는 시청사가 마산에 안 와도 창원과 통합하겠냐고 물어야 합니다.

옛창원 시민들에게는 시청사를 마산에 주더라도 마산과 통합하겠냐고 물어야 합니다.

진해시민들도 다르지 않습니다.

만약 그래도 통합에 계속 찬성하는 시민들이 많다면 통합을 유지하면 됩니다. 만약 어느 지역도 통합을 원하지 않는다면 지금이라도 3개시를 분리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 아래는 경남도민일보 영상 뉴스입니다. 



※ 아래 링크를 따라가시면 KBS 창원뉴스에서 좀 더 자세한 충돌상황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news.kbs.co.kr/society/2011/12/21/240748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