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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행정구역통합

창원시 임시 청사 활용...과연 통할까?

by 이윤기 2012.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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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업무를 시작하는 첫 날 박완수 창원시장이 기자들과 만나 통합시 청사 문제와 관련하여 여러가지 의견을 낸 모양입니다.

시청사 소재지 결정을 위해 지역 원로·국회의원 등을 만나 의견 수렴 후 시의회 중재에 나서고, 그래도 안 되면 시민들의 뜻을 여론조사를 통해 묻겠다고 하였답니다.

그동안 의회가 결정할 일이라고 한 발 물러서 있는 모습을 보였는데, 앞으로 통합청사 결정에 시장으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을 뿐만 아니라 그후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기자회견 당시 "갈등이 장기화되면 시장으로서 결단을 내리겠다"고 하였는데, 이제 시장이 나서서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가 되었다고 판단한 모양입니다. 

사실 마산, 진해지역 시민단체들은 1년 전부터 박완수 시장이 지금 밝힌 것과 같은 적극적인 역할과 정치적 결단을 해야한다고 여러 차례 주장하였습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시장으로서 책임있는 역할 자임하고 지역별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선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언론에 보도된 박완수 시장이 밝힌 시청사 결정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1월 말까지 의회에서 결정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② 각 지역 원로들과의 간담회를 진행하고,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의 의견을 듣는다.
③ 이를 통해 시의회 조율 역할을 한다.
④ 1월 말까지 그래도 결론이 안 나면 2단계로 주민 뜻을 묻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⑤ 그 방법으로 주민투표·전문 여론조사 기관 의뢰 등을 선택한다.


임시 청사 리모델링 가능성

그런데 박완수 시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새로운 곳에 새로운 청사를 짓는 방법 뿐만 아니라 다른 생각을 해볼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였답니다. 언론보도는 현 임시 청사(옛 창원시청) 리모델링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이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자꾸 새로운 곳에 새로운 것을 지으려고만 생각하는데, 다양한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박완수 시장의 발언이 이렇게 해석되는 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전국적인 호화청사 논란이 있고 난 후, 신청사 신축 승인 신청 때 '현재 사용 중인 청사의 리모델링 가능 여부'도 행정안전부에 함께 첨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창원시가 현재 진행 중인 시청사 관련 용역에도 임시청사 리모델링 방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실제 마산, 진해 지역 시민단체들은 시청사 관련 용역에 임시청사 리모델링 방안이 포함되었다는 것이 알려졌을 당시 '용역을 빙자하여 시간을 오래 끌다가 현 임시청사 사용으로 결론을 낼지 모른다' 의혹을 제기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시청사 관련 용역기간이 상식의 범위를 벗어나서 지나치게 긴 것도 바로 그런 '꼼수'가 숨어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결국 박완수 시장이 현 임시청사 사용에 무게를 두고 있다면 시민단체의 예상이 딱 맞아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마산, 진해시 옛청사를 리모델링 하는 것이 통준위 정신

아마 이런 가능성을 예상하였기 때문이겠지만, 마산, 진해 지역 시민단체들도 시청사를 새로 짓지 말고 현재 있는 건물을 활용하자는 제안을 많이 하였습니다. 

대신 현재 있는 건물을 리모델링을 하게 된다면, 임시 청사로 사용하고 있는 옛 창원시 청사가 아니라 통준위의 통합 정신을 살려서 옛마산시 청사, 옛 진해시청사를 우선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였지요.(그런데, 최근 알려진 바로는 통준위의 결정도 정말 애매하더군요)


따라서 만약 박완수 시장이 옛 진해 시청사와 옛 마산 시청사를 제외하고 '새로운 곳에 새로운 것을 짓지 않는다 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마산, 진해 지역 주민들로부터 반발을 사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창원시는 리모델링의 경우 마산, 진해, 창원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어느 지역으로 시청사가 결정되던지 새로 짓지 않고 현재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사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고 합니다. 만약 그렇다면 청사문제 결정이 좀 더 수월해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창원시가 이런 해명은 내놨지만, 적극적으로 청사 리모델링 방안에 대한 여론 수렴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역별 간담회 개최 언론 보도를 봐도 옛 마산, 창원, 진해시 청사 가운데 한 곳을 리모델링해서 사용하자는 설득을 하였다는 내용은 없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옛청사를 리모델링하는 방안으로 먼저 확정될 경우 시청사를 새로 짓는 것 만큼 유치 경쟁이 치열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창원시는 리모델링 가능성만 언급해놓고 흐지부지 하는 느낌입니다. 

한편, 4월 총선을 앞두고 새로운 실마리가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인가하면, 지금 창원시 한나라당 국회의원 누구도 공천을 장담할 수 없고, 또 당선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혹시 시청사 위치 문제에 예민하고 적극적인 국회의원들이 공천에서 탈락하기라도 하면 박완수 시장은 큰 짐을 덜 수도 있겠지요.

또 박완수 시장이 통합창원시장에 다시 출마할 것이냐 하는 것도 주요 변수 일 수 있습니다. 옛창원시장 2번, 통합시장 1번으로 어차피 4번째 창원시장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면 정말 소신을 발휘할 수 있겠지요. 아울러 다음 창원시장 공천은 창원 지역 국회의원들이 결정권을 쥐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나라당이 지금처럼 국회의원 4~5석을 모두 차지하더라도 옛 마산, 창원, 진해시처럼 지역 국회의원들이 시장 공천권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도지사와 비슷한 무게를 두기 때문에 중앙당 혹은 도당 창원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또 지역 국회의원들이 공천권을 행사한다고 하더라도 쉽게 의견이 통일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다음 시장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공천만 받으면 시장에 당선되는 그런 구도가 깨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창원시 의회에서 마산지역, 창원지역, 진해지역 의원들이 충돌하는 것처럼, 다음 시장 선거는 마산, 창원이 맞붙고 진해가 케스팅 보드 역할을 하는 지역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본론에서 좀 많이 멀어졌네요)


한편, 박완수 시장은 시청사 문제를 결정하기 위하여 주민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는 이야기도 하였습니다. 박시장은 주민투표를 하지 않는 대신 "세 개 지역 1000명씩 동수로 하는 자체 여론조사, 혹은 세 개 지역에서 추천하는 전문 여론조사기관 의뢰" 등을 이야기 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시장이 제안한 방법을 마산, 진해 지역 시민들이 받아들이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것입니다. 마산, 진해 지역 시의원들이나 지역주민들이 '여론조사'와 같은 방법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면, 창원시의회에서 앞서 벌어졌던 난투극과 몸싸움 같은 것은 애당초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있네요. 시청사 위치 문제와 상관없이 진해시 분리문제는 총선에서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따라서 시청사 위치에 대한 시장으로서의 책임있는 정치적 결정뿐만 아니라 진해시의 분리 요구에 대해서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