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는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한 해에 치러지는 정치적으로 각별한 의미가 있는 한 해 입니다.
이제 그 첫 번째 정치 일정인 4.11 국회의원 선거가 80여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늘은 설 연휴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될 각 정당별 국회의원 후보 발굴과 공천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번 4.11 국회의운 총선거에서 경남 지역은 17개 선거구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이 선출될 예정입니다.
현재는 지역구 국회의원 선출을 위한 본선 경쟁인 총선거에 앞서서 각 정당별로 후보를 발굴하고 공천하는 내부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울러 국회의원 공천을 앞두고 지역 언론을 중심으로 4.11총선에서 각 정당들의 바람직한 공천방향을 짚어보는 기획기사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국민 참여 경선과 이른바 낙하산식 전략 공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들 기사들은 대체로 ‘전략공천이라는 명분으로 중앙당에서 낙점한 인물을 낙하산 공천하는 것은 지역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들입니다.
뿐만 아니라 실제로 낙하산식 전략 공천이 이루어지는 경우 계파간 갈등으로 공천 불복 사태가 발생하면서 탈당 등으로 진흙탕 선거전이 되어버리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될 수 있다며 부정적인 면을 부각시키기 합니다.
그런데, 이런 언론보도는 지역 정가에서 이미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현역의원들에게는 유리한 주장이지만, 상대적으로 참신한 정치신인이 지역 정가에 진출하는 데는 매우 불리할 수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됩니다.
지역민의 기대와 여론을 무시하는 낙하산식 전략공천은 문제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른바 전략공천이 아니면 현재와 같은 비민주적인 정당 구조 하에서 지역 토호세력과 손잡고 자기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당원협의회를 운영하는 등 이미 정치적인 뿌리를 깊이 내린 현역의원을 물갈이 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지역 언론 보도를 보면 관련 학회 등의 여론 조사를 인용하면서 한국 정당에 가장 알맞은 공천방법은 당원 + 국민참여 경선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정당 공천은 원칙적으로 당원과 지지자들이 중심이 되어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전략공천의 후유증을 없앨 수 있도록 국민들을 정당내부 공천에 참여시키고, 인터넷과 모바일 투표 등을 활용하여 공직후보를 선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당원들과 지지자들이 공천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이런 주장은 반은 맞지만 반은 틀린 주장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같은 우리나라 정당 구조로는 당원과 지지자들이 참여하는 국민 참여 경선은 현역 의원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경남지역 국회의원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특정 정당의 경우 지역구를 중심으로 하는 국민참여 경선으로는 새롭고 참신한 후보가 공천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생각합니다.
지역당원협의회는 기본적으로 현역 의원을 지지하거나 함께 정당 활동을 하고 있는 당원들로 구성되어 있고, 국민 참여 경선에 참여하는 당원이 아닌 국민들도 이미 정당 활동을 하고 있는 당원들이 모집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형식적으로는 국민 참여 경선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내용적으로는 여전히 당원 중심의 경선이나 다름없고, 사실상 당원들이 중심이 되어 현역의원을 다시 후보로 공천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결국 완전 국민경선을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정당에 참여하지 않는 국민들이 기대하는 개혁공천이 이루어지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대다수 국민들이 정당정치에 참여하는 것을 기피하는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오히려 과감한 전략공천을 해야만, 현역 국회의원들의 기득권을 무너뜨리고 새롭고 참신한 후보들이 지역을 통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전략공천은 무조건 비민주적인 것이고, 국민참여 경선은 민주적인 방식인 것처럼 강조하는 것은 틀린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각 정당들이 현역의원 불출마 선언, 공천물갈이, 개혁공천, 국민참여 경선 혹은 전략공천 운운하는 것은 현역의원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이 매우 높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각 정당들이 당원들의 눈 높이에 맞춰 공천하는 국민참여 경선 못지않게, 과감한 개혁적 전략공천으로 인지도는 낮지만 새롭고 참신하며 전문성 있는 후보들도 많이 발굴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