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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남북관계 경색, 초등 아들도 피해자

by 이윤기 2008.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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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B 대통령 취임 이후 남북 관계는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고, 북한은 이른바 '통미봉남'으로 남쪽을 더 고립시킬 것이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개성공단 상주 인력을 줄이고, 철도 운행도 중단하였지요.

개성공단에서 기업을 하시는 분들이야 당장 큰 어려움이 있겠지만, 저 같은 소시민이야 이산가족도 아니고 개성관광이나 금강산 관광을 다녀올 계획도 없어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예상치도 못한 곳에서 남북관계 악화로 인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지난 11월 초,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이 다니는 태권도장에서 겨울동안 입는 태권도 트레이닝복을 주문하라는 신청서가 왔습니다.



11월 13일까지 신청을 받는다고 해서 날짜에 맞춰서 신청서를 보냈습니다. '필라' 제품이고 가격은 85,000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신청 마감한지 한 달이 다되었는데, 아직도 트레이닝복이 지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태권도 도복을 입을 때는 속에 내복 같은 것을 입지도 않고, 옷이 얇기 때문에 겉에 두터운 트레이닝 복을 입지 않으면 매우 춥습니다.

단체복이기는 하지만, 예년에 경험으로 보아 주문하고 나서 보통은 1주일 늦어도 2주일 정도면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올 해는 동계 트레이닝 한 달이 다되어가는데도 아직까지 옷이 지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며칠 전 태권도장 관장님을 만났더니, 참 난감하다고 하면서 사정을 이야기하시더군요.

이번에 필라에서 공급하는 태권도 동계트레이닝복은 '필라'에서 납품을 받는데, 이 회사가 개성공단에서 제품을 생산하였다고 합니다. 단체복으로 주문하는 트레이닝복은 중국이 아니면 개성공단에서 생산하는데, 중국 보다는 납품 기일도 짧고, 품질도 좋아서 개성공간에서 생산하였다더군요.

그런데, 최근 남북관계가 꽁꽁 얼어붙고, 북측에서 개성공단 상주 인력을 대폭줄이는 등의 조치로 제때 납품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 입니다. 

태권도장 관장님이 더 난감한 것은 초기에 주문한 물량은 차질없이 납품이 되었기 때문에 일부 태권도장에는 동계트레이닝복이 어린이들에게 이미 지급이 되었는데, 제 아들이 다니는 도장은 주문이 몇 일 늦었는데, 납품은 한 달 넘게 늦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정을 잘 모르는 학부모들은 "다른 태권도장 다니는 애들은 다 동계 트레이닝복을 입고 다니는데, 왜 우리 도장만 옷이 안 나오느냐"고 항의를 한다더군요.

북한과 교류, 협력이 막히는 피해를 저희 아들과 함께 태권도장에 다니는 친구들이 실감나게 당하고 있는 셈입니다. 남북간의 교류 협력이 활발했던 지난 몇 년 사이에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북과의 여러가지 협력과 교류 성과가 우리 삶 가까이 다가와 있었던 모양입니다.

국민들이 싫다는 걸 자꾸하려고 하는 대통령을 이해할 수 없다던 아들은, 대통령 때문에 휴전선에 가로막혀 개성공단에서 태권도 트레이닝복을 가져올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더 싫어졌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