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읽기-교육

보육시설 안 다니는 4만명 차별하지 마라 !

by 이윤기 2012. 2. 10.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청사 앞, 80여 명 학부모 모여 차별없는 무상보육 지원 촉구

3월부터 실시되는 만 5세 무상보육에서 제외된 학부모들이 보건복지부 청사 앞에서 '차별 없는 보육료 지원 촉구 집회'를 열었습니다.

7일 오전 11시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에 있는 보건복지부 청사 앞에는 정부의 무상보육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학부모 80여 명이 모여 정부의 차별 없는 보육지원을 요구했습니다.

영하 6~7도를 오르내리는 추운 날씨에도 1시간가량 진행된 '차별 없는 보육료 지원 촉구 집회'에는 광명, 부천, 안양, 대전, 군포, 마산 등 전국 10여개 지역에서 모인 80여 명의 학부모들과 아이들 그리고 한국YMCA연맹과 대안교육연대 관계자들이 참여하였습니다.

집회 참가자들은 2012년 3월부터 정부가 추진하는 '무상보육'이 보육시설에 다니는 아이들만 지원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엄마가 직접 아이를 키우거나 할머니 혹은 가족들이 돌보는 아이들은 정부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문제를 지적하였습니다.

                                              ▲ 차별없는 보육료 지원 촉구 집회에 참가한 학부모들  
 

한국유아교육학회의 자료에 따르면 3월부터 부모 소득에 관계없이 정부의 무상보육지원을 받게 되는 만 5세 아이들의 경우 90%는(2010년 통계 기준) 보육시설(유치원, 어린이집)을 이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만 5세 아이들 중에서 보육시설을 이용할 수 없거나 혹은 보육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10%, 4만 명의 아이들은 무상보육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집회에 참가한 학무모들은 보육시설에 다니지 않는 10% 아이들에 대해서도 정부가 차별 없이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차별 없는 보육료 지원 촉구' 집회에 각 지역 대표로 발언을 신청한 엄마들은 정부의 무상보육정책에 포함되지 못한 안타까운 사연들을 쏟아냈습니다.

대전에 사는 한 학부모는 보육시설에 아이를 맡겼다가 불미스러운 일을 경험하였기 때문에 초등학교 입학 때까지 아이를 직접 교육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보육시설에 맡겼다가 좋지 않은 경험을 하였기 때문에 초등학교 입학 때까지 보육시설에 맡기지 않고 내 손으로 건강하게 키우고 싶다. 그런데 정부는 보육시설에 다니는 아이들만 지원해준다. 명백한 차별이다."

또 다른 학부모 한 명도 아이가 보육시설에 적응하지 못해서 보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연을 털어 놓았습니다.

"아이가 다른 아이들에 비하여 좀 예민한 편이다. 보육시설에 맡기려고 여러분 시도하였는데, 아이가 적응을 못하고 싫어한다. 아이들과 부딪히고 복잡해서 싫다고 한다. 힘들지만 어쩔수 없이 직접 아이를 돌봐야 하는데 정부지원에서 제외된다고 하니 받아들이기 어렵다."

                                   ▲ 발언자로 나선 학부모들이 보육시설에 다니지 못하는 사연을 털어놓고 있다  
 
 
유치원, 어린이집 부적응 아이들은 어쩌나?

중고등학교에만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영유아의 경우에도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보육시설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아토피가 있다. 심한 아토피 때문에 보육시설에 보낼 수가 없다. 아토피뿐만 아니라 천식이나 ADHD 증상이 심한 아이들은 일반보육시설에 맡길 수가 없다. 아픈 아이들 키우려면 더 많은 비용이 드는데 보육시설에 다니지 않으면 지원해주지 않는다고 한다. 이건 뭔가 대단히 잘못되었다."

부천에서 온 또 다른 학부모는 더 많은 지원이 이루어져야 하는 아픈 아이들이 정부의 무상보육 대상에서 제외되었다는 것을 지적하였습니다.

"정부가 인가한 보육시설은 학습의 부담이 없는 자유로운 교육을 시키고 싶은 부모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한다. 그래서 풀씨학교에 아이들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똑같이 만 5세가 되는데 정부 인가 시설에 다니지 않기 때문에 무상보육 혜택을 받지 못한다. 보육시설을 원하지 않는 학부모들에게도 차별 없는 지원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광명에서 온 학부모는 정부가 인가한 보육시설 대신에 대안학교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고 앞으로도 대안학교를 보내고 싶다는 주장을 하였습니다. 일부 언론과 단체들이 국공립 시설만 만들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처럼 주장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 엄마가 가장 좋은 선생님, 엄마가 키우는 아이들도 차별없이 지원하라는 학부모들  
 
 
만 5세, 보육시설 못 가는 아이들 10%, 추가예산 80억 이면 지원 가능

집회에 참가한 학부모들의 주장에 따르면, "올 해부터 시작되는 만 5세 무상보육으로 90%의 아이들은 보상보육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저런 사정으로 아이를 보육시설에 맡기지 않는 10%의 사각지대가 생겼다"는 것입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부천YMCA 김기현 사무총장은 "만 5세의 경우 정부지원에서 제외된 10%, 약 4만 명의 아이들을 지원하는데 80억 정도의 추가예산이 들지만 전체 예산에 견주면 큰돈이 아니다. 내년에는 0~5세까지 모든 아이들에게 지원이 확대되는데, 정부 지원에서 누락되는 아이들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집회에 참가한 학부모들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지원하지 말고 학부모에게 직접 지원해달라는 것이 아니다. 정부 계획대로 어린이집, 유치원을 다니는 아이들은 시설을 통해 지원하더라도, 보육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10% 아이들에 대한 지원대책을 세워달라"고 요구 하였습니다.

'차별 없는 보육료 지원 촉구 집회' 참가 학부모들은 앞으로 YMCA, 대안교육연대 등 단체들과 함께 지역별 서명운동, 아고라 온라인 서명운동(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petition/read?bbsId=P001&articleId=118696), 여야 정당 대표 면담, 보건복지부 장관 면담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 무상보육에서 제외된 10% 아이들은 헌법상 평등권을 침해당하였기 때문에 차별 없는 보육과 교육을 받을 권리를 회복하기 위하여 헌법소원을 내는 등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차별 없는 지원을 요구하고 실현시키겠다고 하였습니다. 

※ 이글은 2월 8일 오마이뉴스에 송고하였던 기사를 약간 수정하였습니다.



☞ MBC 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면서 '제대로 뉴스데스크'를 블로그에 링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