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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정치

만약 박근혜가 총선에서 패배한다면?

by 이윤기 2012.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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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천탈락 친이계가 탈당하지 않는 세번째 이유

오늘 아침 뉴스를 들으니 새누리당 공천이 마무리 된 모양입니다.

야권연대와 정권 심판에 관심이 있을 가지고 있다보니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 중 하나는 공천 탈락 현역의원들의 행보였습니다.


과연 보수의 분열이 일어날 것인가? 여권 성향의 표가 분산 될 것인가? 대권을 앞두고 새로운 보수신당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인가? 뭐 이런 관심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기대와 달리 새누리당 공천에 탈락한 전여옥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하고 '국민생각'으로 당적을 옮긴 후에 기대하였던 연쇄 탈당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공천에서 탈락한 4선의 김무성(부산 남구을)이 탈당을 포기하고 공천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뜻을 밝힌 후에 안상수(경기 의왕, 과천), 진수희(서울 성동갑), 이사철(경기 부천 원미을) 등의 현역의원들이 '탈당 후 무소속 출마'계획을 접고 4.11총선 불출마와 당 잔류의사를 밝히고 있습니다.

창원지역에서도 김학송(창원 진해구), 권경석(창원 의창구)의원이 당 공천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고 총선, 대선 승리를 위하여 백의종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공천에서 탈락한 동교동계가 신당창당을 추진하는 것과 달리 새누리당에서 공천 결과를 받아들이고 승복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모양입니다.



이를 두고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선당후사(先黨後私)'의 정신이 '새누리당의 저력'이라고 평가하면서 최근의 지지율 상승과 함께 총선 승리의 자신감을 드러내는 분위기입니다.

언론과 정치평론가들은 새누리당에서 당초 예상되었던 공천 탈락 현역의원들의 탈당 러시가 일어나지 않는 첫 번째 이유로 무소속으로 출마해도 당선 가능성이 낮고, 탈당 이후에 이들을 결집시킬 유력 대선 후보가 없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은 것 같습니다.

2008년 총선 당시 이른바 친박계 공천탈락자들이 집단으로 탈당하여 선거용 정당을 만들거나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 있었던 것은 박근혜라고 하는 유력 대권주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지금 공천에 반발하고 새누리당 밖으로 뛰어나가봐야 아무런 비전이 없다는 것이지요.

오히려 새누리당에 잔류하고 있으면서 총선, 대선 과정에서 당을 위해 헌신하고 대선 승리 후에 논공행상에 참여하거나 새로운 재기의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 현실적 선택이라고 보는겁니다. 

한편 지난주부터는 새로운 두 번째 진단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재오 의원의 기자회견 후에 이루어진 친이계의 집단적 당 잔류 분위기를 두고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이명박 대통령이 손을 잡았다는 해석도 있는 것 같습니다. 

마침 청와대 이달곤 정무수석이 민주통합당 대변인에게 '실수'로 보낸 새누리당 공천 관련 문자 때문에 청와대가 공천에 관여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위원장이 손을 잡는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되지만 권력을 지키기위하여 양보와 타협을 잘하는 보수의 특성으로 볼 때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이런 현상을 두고 범야권은 명분을 중심으로 분열하고 범여권은 이익을 중심으로 철저하게 합칠 수 있다고 평가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친이계 당 잔류, 총선 이후를 모색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데 이 두가지 진단만으로 새누리당 현역의원들의 당 잔류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이유가 숨어 있을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만약 선거 결과 새누리당이 '참패'하는 일이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요? 물론 많은 정치평론가들이 새누리당이 참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MB 심판이라는 국민의 기대와 달리 어쩌면 새누리당이 제 1당이 될 수도 있고, 범야권이 선거를 잘 치러도 과반수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대체로 공감되는 총선 결과 예측입니다.

그래도 정치라는 것이 워낙 불확실성이 높은 것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4월 11일 사이에 어떤 폭탄(?)이 터질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고, 선거결과는 얼마든지 전문가들의 예측을 빗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방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새로운 시나리오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진두지위하는 총선에서 새누리당 패배하는 상황입니다. 과연 국회의원 의석 몇 석을 총선 패배를 볼 수 있을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만약 선거결과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대선 후보 위상이 흔들리거나 총선패배의 책임을 져야하는 상황이 온다면 어떻게 될까요?

만약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참패하는 상황이 도래한다면 아직 대통령 임기를 10개월이나 남겨 둔 이명박과 친이계가 다시 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하면서 '새로운 대선 후보'를 내세우는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을까요?

설령 대선 후보교체까지 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총선 이후에 선거법 위반 등으로 재선거가 이루어지는 경우 이번에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중진 의원들이 대거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지는 않을까요?

실현 가능성이 높아보이지는 않지만, 이른바 범야권에서는 유력한 대선 후보인 문재인 이사장이 총선에서 낙마하는 경우를 대비하여 총선 이후를 준비하는 정치인들도 있다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새누리당이라고 하여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총선 패배 이후를 준비하는 세력들이 없을까요?

이른바 친이계 공천 탈락 의원들이 당에 잔류하면서 '백의종군'을 말하는 것은 탈당 이후 무소속 출마로 당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총선 패배 이후에 집단적으로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도 있기 때문은 아닐까요?

이명박과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손을 잡았다을 것이라는 진단보다는 친이계가 총선에서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실패하는 경우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하여 당내에 남았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