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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음식/내가 좋아하는 맛집

진해, 레스토랑 냉면과 예쁜 북카페

by 이윤기 2012.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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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3 아들과 자전거를 타고 장복산 드림로드에 갔던 날, 점심을 먹으로 레스토랑 냉면집으로 알려진 '동심'에 다녀왔습니다.

 

원래 모든 면 음식을 좋아하는 탓에 맛있는 냉면집이 있다고 하면 꼭 한 번 가보곤 합니다. 진해 '동심'을 알게 된 것은 실비단안개님 블로그 덕분입니다.

 

실비단안개님 블로그에는 진해에 있는 맛집이 여러 곳 소개되어 있습니다. 처음 드림로드로 자전거를 타러 갈 때는 실비단안개님 블로그에 나오는 짜장면 집에 가서 점심을 먹을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자전거를 타고 드림로드 길을 가다가 짜장면 집을 확인하려고 블로그를 살펴보는데, 새로 포스팅 한 글 중에 냉면집이 눈에 확 들어오더군요.

 

아들도 짜장면 보다는 시원한 냉면이 먹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지도 검색을 해보니 드림로드 하산 길은 진해구청에서 짜장면집 보다 냉면집이 훨씬 가깝더군요.

 

그래서 주저없이 냉면집으로 갔습니다. 마산, 창원, 진해가 통합하여 창원시가 되었지만, 아직도 진해는 낯선 동네입니다. 길을 몰라서 아이폰 네비게이션 '이동 소방서'를 입력하고서 찾아갔습니다.

 

이동소방서 근처에서 뺑뺑 돌다가 나중에 '동심'을 찾고 보니 전에 가 본 진해의 이름 난 '해초비빔밥'집 근처더군요.

 

 

동심 사장님에게 여쭤 본 것은 아닌데, 그냥 인테리어로만 봐서는 원래 카페였다가 냉면집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카페나 커피숍처럼 실내에 2층으로 올라가는 원형 계단이 있고, 지붕이 낮은 2층에도 테이블이 있더군요.

 

처음부터 냉면집을 하려고 이런 인테리어를 하였다면 참 놀랍고 새로운 발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레스토랑 인테리어의 냉면집은 전국에 여기밖에 없지 않을까요?

 

1층 건물 밖에 있는 테라스도 분위기가 좋았습니다만, 날씨가 더워서 테라스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실내로 들어가서 냉면을 시켰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장복산 드림로드를 다녀온 터라 배가 불러 물냉면을 곱배기로 시켰는데도 양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대신그릇은 놎그릇을 사용하여 남다르게 보였습니다. 사실 냉면,밀면 같은 면음식을 먹으러 많이 다녔는데, 그동안은 그릇에는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서 놋그릇이 특별한건지도 잘 모릅니다.

 

대신 얼음이 둥둥 떠 있는 육수가 보기에도 시원하더군요. 산에서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면서 더위에 지쳐있어서 그랬는지 냉면 그릇에 담긴 얼음 육수에 군침이 돌더군요.

 

냉면을 먹기 전에 그릇을 들고 얼음 육수를 한모금 삼켰습니다. 그런데 별로 기대했던 깊은 맛은 아니었습니다. 그래고 국물이 시원해서 갈증과 더위를 식히기에는 아주 좋았습니다. 냉면 면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이 집은 면이 질기고 색깔이 검은색이었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은 색이 연하고 면이 뚝뚝 잘 끊기는 냉면을 좋아하는데, 아마 면을 뽑을 때 메밀을 얼마나 사용했는 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암튼 칡냉면 느낌이었습니다.

 

일요일 오전 이었고 점심 시간을 1시간이나 남겨 둔 이른 시간이었는데 가게에는 손님이 많았습니다. 오시는 손님들 대부분은 냉면을 시키더군요. 제 입맛에 썩 맛있는 냉면은 아니었는데, 아무튼 찾는 손님이 많은 것으로 보아 냉면맛은 웬만한 모양입니다.

 

그래도 얼음이 둥둥 떠 있는 시원한 육수 덕분에 국물 한 방을 남기지 않고 냉면 곱배기를 한 그릇씩 먹었습니다. 수육을 함께 파는 것을 보고 냉면 양이 만치 않을 것 같아서 처음부터 아예 곱배기를 시켰는데, 곱배기도 별로 양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아들과 '곱배기 한 그릇을 먹으면서 보통으로 시켰으면 큰일 날뻔 했다'는 이야기를 주고 받았으니까요. 그래도 일반 냉면집과 전혀 다른 조용함, 차분함 같은 분위기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냉면 한 그릇 먹고 나서 커피 마시며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것도 좋은 분위기였습니다.

 

 

동심에 냉면을 먹으러 갔다가 재미있는 곳을 덤으로 발견하였습니다. 바로 동심 건너편에 있는 갤러리 마중과 북카페습니다. 그냥 커피숍이나 찻집 보다는 책이 있는 북카페라서 더 마음을 끌었습니다.

 

건물 밖에서 보면 갤러리 마중과 북카페가 따로 있는 것 처럼 간판이 붙어 있지만 내부는 같은 공간입니다. 커피, 차, 갤러리, 책 그리고 음악이 한 공간에 있는 곳이었습니다.

 

 

북카페는 책이 있는 공간을 별도로 구분이 되어 있었고, 여럿이 앉아서 차를 마시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작은 방도 따로 있었습니다. 동심에 냉면을 주문해놓고 잠깐 둘러보았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실내의 밝고 환한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또 재미있는 것은 갤러리였습니다. 북카페의 한쪽 벽면은 전시를 할 수 있도록 벽걸이와 조명이 되어있었는데, 놀랍게도 초등학교 아이들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4학년 아이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는 안내문을 보고서 신기해서 '마중'에 불쑥 들어가 보게 되었습니다. 주인께 건너편 식당에 밥 먹으러 왔다가 들렀다고 말씀드리고 살짝 전시회 구경을 하였답니다.

 

 

 

초등학교 6학년, 4학년 아이들의 그림이라는데 제가 보기엔 실력이 출중한 아이들 같았습니다. 제가 아이들 그림을 많이 본 일이 없기 때문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참 세밀하게 그리고 잘 그렸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얼굴을 여러가지 밝은 색으로 칠해놓은 이 그림이 전시된 그림들 중에 가장 눈에 띄는 그림이었습니다. 그림을 둘러보고 있는 사이에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고 연락이 와서 더 자세히 그림에 대하여 물어보지는 못하였습니다.

 

 

아무튼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말할 것도 없고 저희 아이들도 저런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본 일이 없기 때문에 좀 놀랍기는 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동네에 저런 갤러리를 만들어서 아이들 그림을 전시한다는 발상이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더 많은 아이들이 그림이 전시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너무 뛰어난 작품이 먼저 전시되면 다른 아이들은 주눅이 들어 전시를 할 수 없는 것은 아닐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도 잠깐 했었답니다. 다음에 자전거를 타러 가면 좀 더 시간을 내서 이 북카페에서 시간을 좀 보내고 올 참입니다.

 

 

 

커피나 차를 마셔보지는 않았지만 느낌만으로도 아주 괜찮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해에 가면 가고 싶은 곳이 생겼습니다. 아마 진해에서 누구를 만나기 위해 약속을 정하게 되면 이곳으로 정하게 될 것 같습니다. 복잡한 도심이 아니라 주차를 하는 것도 크게 어렵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