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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4대강 자전거 길

낙동강 자전거길, 이건 꼭 필요하다

by 이윤기 2012.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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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급속 충전기, 정수기 설치 꼭 필요하다

 

낙동강 자전거길 함안보 - 을숙도 구간 세 번째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뜬금없는 헬스기구와 가장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점에 대하여 정리해보겠습니다.

 

낙동강 자전거길 곳곳에는 수변공원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 수변 공원은 중에는 가까운 곳에 인가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정말 뜬금없이 인적이 없는 곳에 설치된 곳들도 많이 있습니다.

 

아마 앞으로 낙동강 자전거길이 활성화 되고 수변 공원에 사람이 많이 찾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였는지 모르지만 뙤약볕이 내리쬐는 강변에 덩그러니 의자 몇 개와 파고라가 설치된 곳들이 적지 않습니다.

 

더욱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인적이 드문 수변 공원에 있는 헬스기구들이었습니다. 마을과 한참 떨어져 있는 강변에 여러가지 헬스기구들이 놓여 있는 것이었습니다.

 

차를 타고 일부러 오기도 어려운 위치였고, 자전거를 길을 달리던 사람들이 이용할 것 같지도 않은 헬스기구들이 참 뜬금없이 설치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가 오면 고스란히 비를 맞고 서 있다가 혹은 여름 홍수가 지면 강물 속에 잠겨 있다가 고철로 처리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확한 위치를 메모해 두지 않았는데, 어떤 곳은 강변에 설치된 헬스기구마다 휴대전화 충전단자가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헬스기구를 이용할 때 전기가 만들어져서 휴대전화 충전을 할 수 있도록 해놓은 겁니다.

 

녹색성장을 부르짓던 정부답게나름 인간동력을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었습니다. 헬스기구에 설치된 계기판에 운동량, 발전량 등을 보여주는 계기판이 붙어 있더군요.

 

 

 

그런데 정작 배터리 충전이 자주 필요한 스마트폰은 연결할 수가 없었습니다. 스마트폰이 전체 휴대전화 보급 대수의 절반을 넘었다고 하는데, 불과 한 달전에 완공을 선언한 낙동강 자전거길에 100% 구형 충전기만 설치해놓았더군요.

 

어차피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가 멈춰서서 헬스기구를 돌려서 스마트폰을 제대로 충전할 수도 없겠요. 인적이 드문 곳에 헬스기구와 휴대전화 충전기를 설치해놓은 것은 보면서 이 사람들이 정말 이용자 입장에서 한 번 이라도 제대로 고민해봤을까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업었습니다. 

 

말이나온 김에 낙동강 자전거길을 가면서 가장 불편했던 것은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는 편의시설을 제공해주는 곳이 없다는 것입니다. 스마트폰 자전거 어플을 사용하면 배터리가 빨리 닳기 때문에 중간에 충전이 필요한데, 공교롭게도 함안보, 양산물문화관에서 모두 충전기를 이용할 수 없었습니다.

 

낙동강 종주가 끝나는 을숙도에도 시설내에 전기 콘세트는 있었지만 이용자를 배려한 편리한 시설은 아니었습니다. 구석자리 벽면에 붙어 있는 콘센트를 안내해주는 것 전부였습니다.

 

편의점 같은 곳에 있는 휴대전화 급속 충전기 같은 것이 인증센터 마다 설치되어 있으면 좋겠더군요. 중간중간 휴식장소에 설치되어 있으면 좋겠지만 하다못해 국토종주 인증센터에만 설치되어 있어도 자전거 여행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앞서 포스팅한 글에서 밝혔듯이 양산 물문화관은 점심시간이라고 메모를 붙여 놓고 문을 닫아버려서 살펴보지도 못하고 지났습니다. 이곳에서 물도 보충하고 스마트폰을 충전하려고 계획했다가 어긋나버렸지요.

 

 

 

 

22조원 쏟아부은 4대강 공사, 자전거 쉼터에 정수기나 한 대 설치해주지...

 

여기서부터 을숙도까지 가는 길은 자전거길을 벗어나면 생수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이 더러 있지만, 막상 자전거를 타고 종주를 해보면 구간을 벗어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낙동강 자전거길의 가장 큰 불편함은 식수를 구할 곳이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국토를 종단하는 자전거길을 만들었다고 국민들에게 자전거 국토순례를 하라고 잔뜩 홍보해놓고 정작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식수를 보충할 수 있는 시설이 없다는 것은 기가막히는 일이었습니다.

 

요약하자면 국토종주 인증센터가 있는 곳마다 휴대전화 급속충전기와 함께 정수기가 꼭 설치되었으면 좋겠더군요. 실제로 물문화관을 비롯한 인증센터에서 만난 자전거 여행자들의 가장 큰 불만이 바로 '물을 보충할 곳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강변에 깔아 놓은 하루 한 명도 이용하지 않는 헬스기구 한 대 값이면 정수기나 휴대전화 충전기 정도는 얼마든지 설치할 수 있을텐데 계획을 세우고 공사를 하는 사람들이 이용자의 입장에서 전혀 고민해보지 않았다는 것이겠지요.

 

함안보에서 을숙도까지 가는 구간에 생수를 보충할 수 있는 유일한 공공시설은 화명 생태공원에 있는 급수대 한 곳 뿐이었습니다. 을숙도에도 자전거 여행자를 위한 편의 시설이 없기는 매 한가지였습니다.

 

멀쩡한 강을 파헤쳐 놓고서 죽지도 않은 강을살린다고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해놓고 거짓말을 감추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어 '홍보관'을 만들어서 혹세무민 하느라 여념이 없었습니다.

 

 

 

4대강 사업에 분칠을 하느라고 생색용으로 국토종주 자전거길을 만들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실제로 국토종주 자전거길을 개통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해놓고 막상 안동댐에서 출발하여 을숙도까지 자전거를 타고 온 사람들이 잠깐이라도 편하게 자전거를 세워놓고 휴식을 할 수 있는 장소는 없었습니다.

 

을수고 인증센터 역시 자전거 거치대 조차 건물 가까운 장소에 설치되어 있지 않아서 대부분은 인증센터 앞에 자전거를 벽에 기대거나 바닥에 눕혀놓고 도장만 찍고 떠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또 을숙도에서부터 부산시내 혹은 진해를 비롯한 인근 도시로 이동하여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정보조차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자전거 종주를 계획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안동댐이나 을숙도 혹은 중간중간의 주요지점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접근할 수 있는 지 알려주는 고급정보(?)는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가 없더군요. 또 진해, 김해를 비롯한 인근 도시로 갈 수 있는 길안내도 해주어야 합니다.

 

 

만약 낙동강 자전거길 이용자들을 제대로 배려하였다면, 을숙도에서 부산시외버스터미널이나 고속버스터미널을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을 마련했어야 합니다. 자전거를 탑재할 수 있는 전용버스라면 더욱 좋겠지요.

 

마찬가지로 반대쪽 기점인 안동댐으로 가는 대중교통도 필요합니다. 안동시외버스터미널이나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자전거를 싣고 갈 수 있는 전용버스가 마련된다면 더욱 좋겠지요. 낙동강 자전거길 딱 하루만 가봐도 4대강 사업에 '명분'(?)을 쌓기 위해 자전거길을 끼워넣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겠더군요.

 

자전거 이용자에 대한 확실한 배려는 길 바닥에 페인트로 새겨놓고<국토종주 자전거길> 표시와 역시 셀 수 없이 많이 세워놓은 입간판 이정표 뿐이었습니다. 자세히 보면 그 이 정표 조차도 친절하지는 않습니다. 대부분 안동댐과 을숙도까지의 거리만 표시해놓고, 중간 중간에 있는 인증센터까지의 거리 표시는 좀 처럼 찾기 어렵습니다.

 

막상 국토종주 자전거길을 만들었다고 하지만 4대강 사업 홍보하는 건물만 덩그러니 만들어 놓고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위한 기본적인 편의시설 조차 갖춰 놓은 것이 없었습니다. 어차피 만들어놓은 자전거길이니 조금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기본적 편의시설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관련포스팅>

2012/06/06 - [여행 연수/두 바퀴 여행] - 낙동강 자전거길, 함안보-을숙도 라이딩 

2012/06/01 - [여행 연수/두 바퀴 여행] - 낙동강 자전거길 진짜 명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