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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자전거 국토순례

기어조작도 미숙하더니... 평속 25km로 임진각 향해 달려

by 이윤기 2012.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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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국토순례 6일 차,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성남YMCA를 출발하여 임진각까지 가는 100여 km 마지막 구간입니다.

 

경남 창원에서 출발하여 임진각까지 가는 550km 국토 종주의 마지막 구간을 달리는 날입니다. 오후 5시에 임진각에 도착하여 해단식을 하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이른 아침부터 바쁘게 서두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가급적 출퇴근 시간을 피하여 서울 도심을 빠져나가기 위하여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 두유와 빵으로 간단히 배를 채우고 성남을 출발하여 탄천 자전거 전용도로를 따라 서울로 이동하였습니다.

 

자전거 국토순례 전 구간 답사를 다녀 와서 성남에서 서울로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에 출퇴근 하는 자전거도 많고, 운동하는 시민들도 많아 매우 복잡할 것이라고 걱정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본격적인 휴가기간과 일정이 딱 겹쳐 출퇴근 하는 자전거가 많지는 않았습니다.

 

자전거 200대가 한꺼번에 떼지어 다니는 것을 보고, 자전거 도로 통행에 방해가 된다면서 욕을 하고 가는 분들도 있었지만, 이른 아침 탄천과 한강에 나온 많은 시민들은 박수를 치고 화이팅을 외치면서 임진각까지 가는 국토순례 청소년들을 격려해주었습니다.

 

 

성남YMCA를 출발하여 탄천에서 한강까지 평균 속도 22~25km로 달리면서 빠르게 이동하였습니다. 잠실운동장 근처에서 도시락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한강 자전거 도로를 거쳐 영동대교를 건넜습니다.

 

국토순례 참가 청소년들의 평균 라이딩 속도가 25km를 넘어서기 시작하자 체인이 빠지거나 펑크가 나는 등 자전거에 이상이 생겨 대열에서 잠시만 벗어나도 뒤쫓아가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한강을 건넌 후에 중량천 자전거 길을 따라서 따라 의정부까지 이동하였는데 자전거 도로를 이동하는 평균속도는 22~25km의 빠른 속도를 유지하였습니다. 탄천-한강-중량천으로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는 대부분 평지로 되어있었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빠른 속도를 유지하면서 달릴 수 있었습니다.

 

한강 건널 무렵 소나기를 만나다

 

일주일내내 소나기도 한 번 맞지 않고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창원에서 서울까지 자전거로 달려왔는데, 마지막 날 기어이 소나기를 만났습니다. 영동대교를 건널 때부터 빗방울이 날리기 시작하더니 금새 하늘이 컴컴해지고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하여 월릉교까지 가는 30여분 동안 온몸이 흠뻑 젖을 만큼 소나기를 맞았습니다.

 

처음 소나기가 내릴 때는 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한 빗줄기가 반가웠지만, 체온이 떨어지면서 몸에 한기가 몰려왔으며 땀띠가 생기고 짓무르기 시작한 엉덩이가 더 불편해졌습니다. 다행히 소나기는 30여분 만에 그치기 시작하였지만, 의정부에 도착할 때까지 바지와 신발이 마르지 않아 찜찜하였습니다.

 

그날 저녁 자전거 국토순례 마치고 마산으로 오는 버스에서 확인해보니 비에 젖고 땀에 젖은 양말과 신발을 신고 하루 종일 자전거를 타고 다닌 탓에 발등에도 땀띠가 잔뜩생겼더군요. 발등에 생긴 땀띠는 일주일쯤 지난 후에야 사그라들었습니다.

 

의정부에서 점심을 먹고 경기도 양주와 파주를 거쳐서 임진각까지 약 35km 정도 오후 라이딩을 하였습니다. 양주시를 거쳐 문산읍으로 가는 구간은 크고 작은 언덕길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국토순례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날 이라 그런지 포기하고 차를 타겠다는 참가자는 많지 않았습니다.

 

평소에 가파른 오르막길이 나오면 일찌감치 포기하던 아이들도 임진각을 향해 가는 이날은 포기하지 않고 힘을 내서 달리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1차선 밖에 없는 국도 구간도 꽤 길었지만, 이 길을 지나는 운전자들이 자전거 타는 청소년들을 잘 배려해주었습니다.

 

 

감격적인 임진각 도착 환영 행사

 

오후 5시쯤 드디어 창원에서 출발하여 550km를 달려 온 목적지 임진각에 도착하였습니다. 임진각 망배단을 향하는 길가에는 100여명이 넘는 국토순례 청소년들의 가족과 친척들이 나와서 뜨겁게 환영해주었습니다. 박수를 치고 완호성을 지르고 국토종주를 격려하는 현수막을 준비해 온 가족들도 많았습니다. 

 

창원을 출발하여 임진각까지 완주를 마친 청소년들은 벅찬 감격과 흥분된 마음으로 분단을 상징하는 철조망에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은 리본을 달고, 한반도 모양으로 만들어진 연못으로 내려가 통일 기원하는 행사에 참여하였습니다.

 

 

 

창원에서 임진각까지 달려왔지만, 임진각에서 멈출 수 밖에 없는 분단의 아픈 현실을 이야기 하고, 멀지 않은 장래에 평양까지, 백두산까지 자전거를 타고 달려보자는 다짐도 함께 하였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평양까지 신의주까지 갈 수 있는 길이 열리면 한반도 남쪽에서 자전거를 타고 유럽까지 가보자는 희망의 이야기도 함께 나누었습니다.

 

평양까지, 신의주까지 자전거 타고 가는 날을 기약하며...

 

곧이어 망배단 앞 넓은 주차장에서 해단식이 개최되었습니다. 참가 청소년들이 성남 공연에 이어 두 번째로 플래시몹 공연을 하였습니다. 몇몇 부모님들이 아이들과 함께 플래시몹을 해보자고 제안하셔서 앵콜 공연으로 부모님과 함께 하는 플래시몹 즉석 공연도 진행하였습니다.

 

 

 

환영 나온 가족들과 함께 창원에서 성남까지 국토순례 여정을 담은 동영상 두 편을 시청하고, 2012 제 8회 YMCA 자전거 국토순례 대회장인 남부원 사무총장이 참가 청소년들에게 국토순례 완주증을 수여하였습니다. 남부원 대회장의 인사말, 국토순례 참가 실무자들의 작별인사와 전성환 국토순례 단장의 고별사를 끝으로 6박 7일의 국토순례 일정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임진각에 도착하는 순간, 국토순례를 시작한 후 쫓아다니던 통증들은 사라지지 시작합니다. 더 이상 다리가 아프지도 않고, 쥐가나는 일도 없으며 그렇게 괴롭히던 어깨 통증, 엉덩이 통증도 거짓말처럼 사그라듭니다. 긴장이 풀어지고 피곤이 몰려오지만, 자전거를 타는 동안 몸을 자극하던 통증은 봄눈 녹듯이 사라집니다.

 

참 신기한 것은 첫 날, 둘째 날 힘겹게 자전거를 타면서 "내년에는 절대 안 온다", "다시는 안 온다"고 했던 아이들이 임진각에 도착하여 해단식을 마치고 친구들과 헤어지기 전에 어느새 내 년 참가를 약속한답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을 이겨 낸 아이들은 내년에 또 도전할 수 있는 힘과 에너지를 얻어가게 되는 모양입니다.

 

 

"함께 달리자, 함께 달리자, 내 힘으로 달리자, 내 힘으로 달리자, YMCA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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