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읽기

40년 역사, 마산 한일합섬 굴뚝 쓰러지는 순간

by 이윤기 2012. 8. 15.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2006년 4월 23일, 마산에서 국내 섬유산업의 최강자로 영욕의 세월을 보냈던 한일합섬 공장의 마지막 구조물이었던 대형 굴뚝 4개가 철거되던 순간을 담은 영상자료입니다.

 

원래 이틀 후인 2006년 4월 25일 오마이뉴스에 '40년 역사, 마산한일합섬 굴뚝 쓰러지는 순간'이라는 제목으로 기사화 되었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많이 지나고 다시 살펴보니 오마이뉴스에도 기사만 남고 동영상은 삭제되어 버렸더군요.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자료를 잃어버리지 않고 모아 두는 차원에서 블로그에 다시 한 번 영상자료를 저장해 둡니다.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불과 6년이 지났지만 그 사이에 마창진 행정구역 통합이 이루어져 한일합섬이 있었던 도시 마산도 역사에서 사라져버렸습니다.

 

최근 삼광청주 공장, 쌍용시멘트 사일로 등 근대 산업유산에 대한 시민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만, 2004년 당시에도 한일함섬 공장 건물을 몽땅 뜯어내지 말고 일부라도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 만큼 여론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도 못하였고, 시정을 책임지는 행정가들도 눈 앞의 이익에만 급급하였기 때문에 전반 이상은 메트로시티 아파트가 되었고, 지금은 2차 아파트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 2006년 당시 오마이뉴스 기사 전문

 

조용히 떠난 회사처럼, 굴뚝은 그렇게 철거되었다

 

지난 2006년 4월 23일, 마산 한일합섬 공장부지에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구조물인 대형 굴뚝 4개가 철거되었다. 한일합섬은 이미 2004년 9월 8만9천여평에 달하는 공장 부지를 (주)태영과 (주)한림에 팔고 마산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이 땅을 사들인 두 건설회사는 50층이 넘는 초고층 아파트를 세우겠다는 야심에 찬 계획을 세우고 있고, 시민들과 시민단체가 반대하고 나선 상태다.

1964년 시작된 한일합섬은 2004년에 이 땅을 팔았다. 그 후 공장과 공장 터에 우뚝 솟아있던 공장 굴뚝만이 마산공장 40년의 역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던 중 드디어 지난 23일 4개의 굴뚝마저 완전히 철거됐다.

한일합섬은 마산 공장을 기반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어 1973년에는 국내 단일기업으로는 최초로 1억불 수출탑을 수상했으며, 1976년에는 2억불, 1978년에 3억불, 그리고 1979년에는 4억불 수출을 달성했다.

한일합섬은 마산공장의 이전을 준비하면서 1998년에 공장 부지를 주거용지와 상업용지로 용도 변경하는 서류상의 절차를 통해 3천억원의 차익을 남겼다. 그러면서도 정작 2004년 공장 부지를 팔아 넘기면서도 마산시민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한마디 남기지 않고 떠나버렸다.

2000년 법정관리 이후 성공적인 구조조정과 마산공장의 매각으로 회사는 살아났지만, 마산시민들은 한일합섬이 남겨놓은 '비싼 땅값'과 그로 인한 '난개발의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한일합섬은 마산을 기반으로 성장하고도 마산과 마산시민을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역할을 한 적이 거의 없다.희미하게 사라지는 역사처럼, 한일합섬 마산공장을 상징하는 4개의 굴뚝도 지난 일요일(23일)에 소리소문 없이 철거됐다.

40년 역사를 상징하던 한일합섬 공장굴뚝이 넘어지는 철거장면을 비디오카메라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