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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일본 자전거 여행

일본 3대 신궁, 자전거 타고 우사신궁을 가다

by 이윤기 2012.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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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자전거 여행⑦ 호박엿 먹다 금니 빠지는 대형사고

일본 자전거 여행 넷째 날, 출발 시간이 아침 9시에 숙소를 출발하여 '쇼와노마치'를 둘러보고 11시가 조금 넘어 '고쿠라'를 향해 출발하였습니다.

원래 넷째 날 일정은 일본 자전거 여행 4박 5일 중에서 가장 라이딩 거리가 긴 날이었습니다. 분코타카다시를 출발하여 고쿠라까지 약 100km를 달린다는 계획을 세웠었는데, 일행 중에 자전거 타기에 익숙하지 않은 동료가 있어 일정을 대폭 단축하였습니다.

고쿠라까지 100km를 주행하는 일정을 포기하고 오전에 '쇼와노마치'와 '우사신궁'을 둘러 보고 나카츠까지 약 30km만 자전거로 이동하고 나머지는 구간은 전철을 타고 이동하기로 계획을 수정하였습니다.

70년대의 추억을 파는 마을 박물관 쇼와노마치(2012/11/26 - 70년대 추억 파는 마을박물관, 쇼와노마치) 관람을 마치고. 11시쯤 자전거를 타고 우사 신궁을 향해 출발하였습니다.

나카츠까지 바로 가는 것에 비하여 좀 돌아가는 길이지만 일본 3대 신궁 중 하나라는 이야기를 듣고 '우사 신궁'에 들렀다가기로 쉽게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일요일 낮이라 일본인 관람객들이 많이 있었고, 기모노를 입은 아이들 모습이 유난히 눈에 띄었습니다.

주차장에 자전거를 세우고 우사 신궁까지 걸어 가는 길은 편안한 산책 길 같은 느낌이었습니다만, 홍살문을 닮은 커다란 주홍색문을 지나갔는데, 위풍 당당한 사무라이가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늘 천자 모양을 형상화한 커다랗게 세워진 문이 강렬한 주홍색인 것은 '악의 기운을 물리치는 색'이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주홍색 문을 여러 번 거쳐서 신궁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습니다. 하늘천자 모양의 대문 이름이 '도리'라고 하는데, 도리만 제외하면 우사 신궁 전체는 아주 잘 꾸며진 일본식 정원의 느낌이었습니다.

우사신궁은 일본 전국에 산재한 4만 여개의 하치만신의 총 본궁이라고 합니다. 활과 화살,무도의 신으로 옛날부터 추앙되고 있는 하치만 신을 모시는 신궁으로이라는 것입니다. 서기 725년에 첫 전당이 만들어 졌고, 현재는 세 곳의 당에 세 신을 모시고 있다고 합니다. 상궁, 하궁으로 나눠진 본당은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일본의 3대 신궁은 메이지 천황을 모시는 도쿄의 메이지신궁, 일본의 단군인 아마테라스오오미카이 여신을 모시는 미에현의 이세신궁 그리고 오이타현의 우사신궁인데, 이곳은 일본 고대의 응신 천황을 모시는 신궁이라고 합니다.

신궁을 둘러싸고 '해자'를 파놓은 것도 참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자'는 보통 적의 침입을 받거나 전쟁을 치러야 하는 성에 파는 줄 알았는데, 신궁은 종교시설인데도 불구하고 성과 마찬가지로시 외침으로부터 보호 받아야 했던 모양입니다.

신궁안에는 관람객들로 북쩍이고 있었습니다. 부적 같은 것을 파는 곳이 여러 군데 있었는데, 이걸 파는 분들은 마치 드라마에 나오는 '신녀'와 같은 복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신궁 안 여러 곳에서 사람들이 기도를 하고 고개를 숙여 절을 하였는데, 우리나라 절에서 흔히 보는 모습과 비슷하였습니다. 우리나라 절집에 가면 불전함이 있는 것 처럼, 이곳 신궁에도 신을 모시는 건물마다 불전함 같은 것이 있어서 사람들이 그곳에 동전을 넣고 기도를 드리더군요.

특이한 것은 절을 하기 전에 손바닥을 마주쳐서 소리를 내는 것이었습니다. 짝짝짝짝 박수를 치고 고개를 숙여 절을 하였습니다. 일행이 있으면 일행들이 함께 소리를 맞춰 박수를 치고 절을 하였습니다.

상궁과 하궁을 지나 바깥으로 나오는 문쪽에 오래된 건물들이 있었는데 자세히 살펴보지는 못하였습니다. 우산 신궁으로 들어올 때 하늘 천자 모양의 주홍색 대문이 있었는데, 이곳에는 똑같은 모양이지만 돌로 만든 작은 문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우사 신궁 관람을 마치고 나카츠까지 자전거 라이딩을 시작하였습니다. 나카츠까지 가는 길은 가파를 오르막길이 없어서 비교적 편안하게 라이딩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우사 신궁을 둘러보고 나왔을 때 이미 점심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20km 남짓한 거리지만 예상보다 훨씬 힘든 라이딩을 하였습니다.

한국에서 준비해 온 간식이나 비상식량도 대부분 떨어졌고, 지방도로에는 식당같은 것도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두어 군데 편의점이 있었지만, 도시락보다는 제대로 된 밥을 먹자는 의견이 많아 나카츠역까지 그냥 이동하기로 하였지요.

호박엿 먹다 금니가 빠지는 대형사고

마침 제 배낭에는 한국에서 준비해간 호박엿이 한 봉지 들어있었습니다. 나카츠역을 5km 남기고 마지막 휴식 시간에 배낭에 있던 비상 식량인 호박엿을 꺼내 동료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런데 간식으로 호박엿을 나눠먹다가 동료 한 명이 이가 뽑히는 대형사고(?)로 이어졌습니다.

생협에서 판매하는 이 호박엿은 날씨가 더운 여름이면 말랑말랑하지만 기온이 내려가면 딱딱하게 굳어버립니다. 입속에 넣고 천천히 녹혀서 먹으면 문제가 없는데, 딱딱한 엿을 빨리 녹이기 위하여 어금니로 깨물면 이와 엿이 붙었 떨어졌다 하는데 그 끈적이는 힘이 대단합니다.

나중에 엿을 받아든 동료한 명이 엿을 입에 넣고 녹이면서 "엿 잘못 먹으면 이 빠지겠다"라고 하는데, 먼저 엿을 받아서 먹고 있던 동료 한 명이 "야~씨 이 빠졌다"하고 난감해하는 겁니다. 처음엔 농담인줄 알았는데 가까이 가서 확인해보니 정말 어금니를 떼워놓은 금니가 빠진 겁니다. 다행이 엿과 함께 삼키지는 않았기 때문에 한국에 돌아오 치과에서 다시 붙였다고 하더군요.

점심을 굶고 오후 2시가 훌쩍 넘어 나카츠역에 도착하였습니다. 마침 일요일이라 많은 식당들이 문을 닫았고, 물을 열어 놓응 가게들은 손님이 많아  여섯 명이 한꺼번에 밥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식당 몇 군데를 둘러보다 4~5명씩 짝을 지워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역세서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습니다. 일요일에도 문을 열어놓은 상가 건물에 있는 식당 몇 군데를 살펴보다가 일본식 라면집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허기질 만큼 배가 고파 뭐라도 먹어야 한다는데 의견 일치를 보고 문을 열어놓은 라면집에 무조건 들어갔는데, 다행이 맛이 괜찮은 라면집이었습니다. 김치라면과 삼각밥을 시켜서 배불리 나눠먹고 길가에 파는 팥빵도 하나씩 사먹었습니다.


나카츠역에서 전철을 타기 위하여 또 다시 자전거를 분해하여 가방에 담아 포장을 마쳤습니다. 여러 번 자전거를 분해하고, 조립하는 것을 반복하고나니 시간이 조금씩 단축되더군요. 이날은 자전거를 분해하여 가방에 담고 완전히 정리를 마치는데, 3분 50초가 걸렸습니다.

며칠 동안 전철을 탈 때마다 자전거를 분해했다 조립했다 반복했더니 조금씩 능숙해지더군요. 처음엔 자전거를 분해하여 가방에 담는 것, 어께에 메고 다니는 것 그리고 다시 조립하는 것이 힘들었지만 갈수록 익숙해지고 시간도 단축되어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 되어갔습니다.

넷째 날은 아침 9시에 분코타카다시 숙소를 출발하여 '쇼와노마치'와 우사신궁을 둘러보고 나카츠역까지 약 28km 라이딩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하였습니다. 원래 100km 라이딩을 하겠다는 계획을 변경하여 나카츠 역에서부터 전철을 타고 이동하였지만 숙소를 예약해 둔 고쿠라역에 내렸을 때는 어둠이 내린 시간이었습니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