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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정치

제발 손가락 자르고 싶은 일 생기지 않길...

by 이윤기 2012.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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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에 투표한 유권자들 중에는 대통령 임기가 1년도 지나지 않아서 자기 손가락을 잘라버리고 싶다고 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고, 광화문 광장에 명박산성이 등장하고, 4대강 사업이 시작되자 이명박 대통령 선출을 후회하더군요.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선출한 유권자들은 어떨까요? 박근혜를 대통령에 당선시키신 분들 6개월 안에 손가락 자르고 싶다는 말 하게 되는 일이 없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역사적인 측면에서 볼 때 이명박 당선은 민주주의의 시계를 10년 후퇴 시킨 일이지만, 박근혜의 당선은 민주주의 시계를 30년 후퇴시키는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근혜가 다시 유신헌법 같은 것을 만든다거나 장기집권을 꿈꾸지는 않겠지만, 죽은 박정희가 부활하는 셈이니 국민의 역사의식은 30년 전으로 후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친일파 아버지와  그 딸이 해방후 이 나라를 23년이나 지배하는 기가 막힌 역사가 펼쳐지게 생겼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필리핀보다 못한 나라가 되게 생겼습니다. 




박근혜 후보를 당선 시킨 유권자들은 언제쯤 후회를 시작할까요? 박근혜 후보가 반값 등록금 공약을 유아무야 내팽게치고 40대, 50대 가장들이 내년 대학등록금 고스란히 낼 때쯤 되면 후회하게 될까요?


영리병원이 들어서고, 미국식 민간의료보험이 도입되면 후회하게 될까요? 남북 대결구도가 계속되고 북한이 중국과 점점 더 가까워지면 후회하게 될까요?


자신의 일터가 비정규직이 되고, 일자리가 점점 더 줄어들면 그 때는 후회하게 될까요? 서민이  부담하는 세금은 오르고, 부자들 세금은 오르지 않고, 재벌 대기업들이 온갖 특혜를 받으려 폭리를 취하는 현실이 계속되면 후회하게 될까요?


아니면 박근혜에게 투표한 유권자들은 매일 저녁 9시 뉴스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면서, 날마다 날마다 기쁘하면서 앞으로 5년을 보내게 될까요?


내년 2월 박근혜 임기가 시작되면 내년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둘째 녀석이 대학에 들어갈 때도 박근혜 임기가 끝나지 않습니다. 40대인 제 나이가 50대가 되어야 박근혜 임기가 끝이 나네요. 


어젯밤 개표 방송을 보면서 어디 딴 나라에 가봐야 먹고 살 길이 없어 이민을 갈 수도 없으니 5년 더 참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5년이 참 긴 시간이네요. 이명박 - 박근혜가 이어서 강산이 바뀌는 긴 시간 동안 대통령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 참 답답하고 한심합니다. 


그래도 살아야겠지요. 세상은 대통령 한 사람이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니까요. 내가 받 딛고 사는 바로 그곳에서 권력이 침범하지 못하는 '자치와 협동'의 영토를 확장하면서 차근차근 5년을 준비하면서 살아야겠지요. 


박정희 유신 치하에서도 18년을 싸우며 버티며 살았는데, 그리고 민주정부 10년의 역사를 만들었으니 이 땅의 민주주의자들이여 좌절하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