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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대학등록금 신용카드 납부 반대 !

by 이윤기 2013.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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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등록금 납부 시즌이 다가오면서 많은 언론들이 또 다시 대학등록금 신용카드 결제 문제를 앞 다투어 보도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제가 시민기자로 활동하는 오마이뉴스에서도 '등록금 카드 결제 불가 대학 궁금하세요?' 라는 기사를 내보냈더군요.

 

대학 등록금 신용카드 제도를 시행하지 않는 대학들을 마치 '부도덕한 학교'로 몰아가는 듯한 언론보도는 몇 년 전부터 연례 행사에 가까운 일이 되었습니다.  봄, 가을로 대학등록금 납부 시즌이 다가오면 여러 언론을 통해 이런 보도가 반복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들 언론의 기사 내용을 살펴보면 '고액의 대학 등록금을 신용카드로 납부 할 수 있어야 학부모의 고액 등록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아울러 대학등록금 신용카드 납부를 받아들이지 않는 대학들을 학부모들의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무책임한 학교'로 몰아가곤 합니다.

 

그런데 조금만 깊이 생각해보면 대학 등록금 신용카드 납부는 '학부모의 부담'을 줄이는 바람직한 대안이 결코 아닙니다. 왜냐하면 대학등록금 신용카드 납부와 '할부'가 이루어지면 결국 대학들은 카드회사에 수수료를 내야하고, 학부모 역시 카드회사에 할부 이자를 내야합니다.

 

 

카드회사만 배불리는 신용카드 납부

 

결국 대학등록금 신용카드 납부는 대학도 손해고 본질적으로는 이자를 부담하는 학부모도 손해를 봐야하는 일입니다. 오로지 신용카드 회사에게만 이익이 돌아가는 기가막힌 방식입니다. 정말 학부모의 부담을 줄이려면 대선 공약처럼 '반값 등록금'을 하던지, 국가가 장학금을 주던지 아무튼 등록금을 부담을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만약 당장 등록금 부담을 낮출 수 없다면,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대학등록금 신용카드납부가 아니라 대학등록금 분할 납부 제도의 확대입니다. 사실은 '고액의 대학등록금을 신용카드 결제로 납부할 수 있도록 되어야 한다'는 요지의 언론보도도 핵심 내용은 바로 '등록금 분할 납부'입니다.

 

그런데 대학등록금 분할 납부가 목적이고 핵심 내용이라면 굳이 신용카드 결제가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등록금 분할납부가 제대로 정착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놓치는 것이 문제입니다. 아울러 기사 내용 역시 카드 결재가 가능한 대학과 카드 결제가 안 되는 대학을 구분 할 것이 아니라 등록금 분할 납부 가능 대학과 분할 납부가 안 되는 대학을 구분해 주어야 합니다.

 

말하자면 우리 나라 대부분의 언론들이 핵심을 놓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보도가 반복되고 있는 것은 대부분의 언론들이 '카드업계에서 발표한 연구자료나 보도자료를 보고 기사를 작성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앞서 인용했던 오마이뉴스 기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카드 업계에서는 대학 450여 곳 가운데 101곳(22.4%)만이 카드로 등록금을 받고 있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대학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오마이뉴스>가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운영하는 대학정보 공시포털인 '대학알리미' 홈페이지(http://www.academyinfo.go.kr)를 통해 확인한 결과, 2012년 2월 기준 등록금 납부가 카드로 가능한 대학은 456곳 가운데 157곳(34.5%)에 불과했고, 나머지 299곳(65.5%)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 업계에 따르면 450여 곳 중에 101곳 만이 카드로 등록금을 받고 있고, 교육과학기술부 홈페이지에 올라 온 자료를 살펴봤더니 대학등록금을 카드로 납부 할 수 있는 대학이 157곳 (34.5% )밖에 안 되고 나머지 299곳(65.5%)는 카드 납부가 안 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대학등록금, 분할 납부가 중요하다

 

그러다보니 한국 외대를 비롯하여 등록금 분할 납부가 가능한 곳이 있다는 것을 중요하게 다루지 못하였습니다. 정작 더 중요한 것은 신용카드납부가 아니라 분할 납부인데, '분할 납부'의 중요한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지요.

 

사실 한국외대처럼(4회 분할 납부) 대학 등록금을 현금으로 분할 납부 하게 되면, 학부모는 이자 부담을 하지 않아도 되고, 학교는 카드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서로에게 모두 이익입니다. 문제는 분할납부 기간과 횟수가 짧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신용카드의 경우 10개월 할부로 결제하는 경우 학기가 지난 후 까지도 분할하여 낼 수 있는데, 대학들이 시행하는 분할납부는 학기가 끝나기 전에 전액을 납부해야 한다는 것이 큰 차이입니다.

 

따라서 학부모들의 부담을 줄이려면 대학들이 분납횟수를 더 줄여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학원비나 유치원비처럼 월납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신용카드 할부처럼 대학등록금 장기 분납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 할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기자분들, 대학들에게 등록금 신용카드 납부 받아들이라는 기사 좀 그만 썼으면 좋겠습니다. 제발 대학등록금 분할 납부 문제를 지적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교육과학기술부에서도 대학등록금 분할 납부가 정착될 수 있도록 등록금 납부 제도를 고쳐주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