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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두 바퀴 여행

지리산 정령치, 성삼재 자전거 라이딩 후기

by 이윤기 2013.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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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1주일이 지났군요. 지난 토요일(4월 6일) 지리산 정령치와 성삼재로 자전거 라이딩을 다녀온 후기 입니다. 이미 자전거 체인이 끊어진 이야기와 인심 좋은 운봉 둘레길 민박 이야기를 두 번으로 나누어 포스팅하였습니다만, 다음 여행과 다른 여행자들을 위하여 사진과 시간 기록을 중심으로 기록을 남겨둡니다.

 

금요일 오후 마산에서 5시 10분에 출발하는 시외버스를 타고 운봉으로 출발하였습니다. 원래는 마산에서 남원까지 가는 시외버스인데, 중간에 진주 - 원지 - 산청 - 생초 - 함양 - 인월을 거쳐서 운봉에 들렀다가 남원으로 가는 버스입니다.

 

진주에서는 20분이상 중간에 다른 터미널에서도 5~10분씩 정차했다가 다시 출발하는 바람에 예상보다 시간이 훨씬 많이 걸렸습니다. 5시 10분에 마산터미널을 출발하였는데, 운봉에는 오후 8시 20분쯤 도착하였습니다. 마산에서 해가 훤할 때 출발하였는데, 운봉터미널에 내렸을 때는 밤이 깊어가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기는 하였지만 승용차를 이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운전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 좋았습니다. 시외버스를 타고 가면서 졸다가 깼다가 하는 여유를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늦은 시간까지 저녁을 먹을 수가 없는 것이 흠이더군요. 승용차를 운전해서 갔다면 중간에 적당한 휴게소에서 때 맞춰 저녁을 먹을 수 있었을텐데... 시외버스는 그런 자유를 누릴 수 없더군요.

 

운봉은 따로 터미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운봉읍사무소 앞에 있는 공터에 시외버스가 잠시 섰다가 출발하더군요. 이미 가게들은 대부분 문을 닫기 시작했고 읍내는 컴컴하였습니다. 배도 많이 고팠고 식당들이 모두 문을 닫기 전에 우선 저녁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맨 먼저 식당을 찾아나섰습니다.

 

 

운봉읍사무소에서 남원 방향으로 약 500미터 지점에 G-MART가 있고,  G-MART  바로 앞에 건강탕과 닭곰탕, 추어탕 등을 파는 '고향마루'라는 식당이 있습니다.

 

배가 고팠기 때문에 뭘 먹어도 맛이 좋을 시간이기는 하였습니다만, 뚝배기에 가득한 추어탕이 양도 많고 맛도 좋았습니다. 추어탕 양이 워낙 많아 밥을 말아 먹으면 추어탕이 넘칠 정도더군요. 공기밥 한 그릇을 추가해서 추어탕과 반찬을 남김없이 깨끗이 먹었습니다.

 

접시마다 조금씩 담겨 나온 반찬들이 모두 입에 잘 맞더군요. 다음에 다시 운봉을 거쳐 정령치와 성삼재를 가게 되면 분명 이 집에서 밥을 먹게 될 것 같습니다. 전라도 인심이 넉넉한 때문인지 처음 간 식당인데도 추가로 시킨 공기밥 값은 계산에 넣지 않더군요.

 


이미 한 번 포스팅을 했었는데요. 주인 내외가 매우 친절한 운봉 둘레길 민박입니다. 민박을 위해 새로 지은 아랫채가 깨끗하고 아담합니다. 모텔처럼 온갖 편리한 물건들이 놓여있지는 않지만 깨끗하고 조용하게 하루 밤을 묵어가기에는 딱입니다.

 

미리 예약을 하면 식사 준비도 해주시는 모양입니다. 저는 시외버스를 타고 가면서 예약을 했기 때문에 식사 준비는 해주시기 어렵다고 해서 운봉읍에서 저녁을 먹고 민박집으로 갔습니다.

 

 

둘째 날 아침 운봉 둘레길 민박집이 있는 산덕리 마을을 출발하여 정령치로 향하는 길입니다. 아침 6시 40분에 민박집을 출발하였습니다 . 사진의 오른쪽 뒷쪽으로 멀리 보이는 산이 정령치 입니다. 여기서부터 정령치 입구인 고기삼거리까지는 모두 완만한 오르막길입니다.

 

 

완만한 오르막길이지만 맞바람을 받으며 달리니 속도가 안나오더군요. 운봉 남원 방향으로 된 표지판을 보고 가면 정령치 입구가 나옵니다.

 

 

정령치와 뱀사골로 가는 길과 남원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고기삼거리를 알리는 표지판입니다. 200미터를 더 가면 갈림길이 나옵니다. 정령치 입구 고기삼거리까지는 약 30분이 걸렸습니다.

 

 

고기삼거리에서 정령치로 가는 길은 곧바로 가파른 언덕길로 이어집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왼편으로 고기댐이 나타납니다. 고기삼거리에서 정령치까지 올라가는데는 약 1시간 10분쯤 걸렸습니다.

 

경사가 완만한 구간과 가파른 구간이 바뀌면서 나타나기는 하지만 어쨌든 1시간 동안 오르막길만 올라가야 합니다. 개인적 경험으로만 비교하면 신불간 간월재나 일본의 아소산보다 경사가 가파르고 구불구불한 길을 올라가야 하는 힘든 라이딩이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정령치를 향해 오르막길을 올라가는 동안에 해발을 알려주는 표지판이 있었는데, 해발 600미터 부근에 있는 고기삼거리를 출발하여 해발 800미터 지점까지 30분이 걸렸고, 해발 1100미터 지점까지 딱 1시간이 걸렸습니다.

 

해발 1100미터 지점을 지나자마자 자전거 체인이 끊어지는 바람에 더 이상 자전거를 타고 올라갈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정령치까지는 자전거를 끌고 걸어서 올라갈 수 밖에 없었지요.

 

 

아침 8시 20분, 정령치 휴게소와 주차장은 아직 문도 열지 않았고 다른 관광객들도 없었습니다. 정령치 고개 위에서 사방을 둘러보며 인증샷을 먼저 찍었습니다. 사진에서 오른쪽으로 멀리 보이는 가장 높은 봉우리는 반야봉입니다.

성삼재와 노고단은 더 오른쪽에 있지요.

 

 

정령치는 삼한시대에 정씨 성을 가진 장군으로 하여금 성을 쌓고 지키게 한 데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합니다. 지리산에서 차를 타고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이구요. 남한을 통틀어서도 차를 타고 갈 수 있는 두 번째로 높은 고개라고 합니다.

 

 

 

체인이 끊어진 자전거의 모습니다. 체인이 빠진 방향에서 사진을 찍어두지 않았네요. 핀인 그대로 꽂혀있었지만 바깥쪽 체인이 크게 휘어져 있었습니다.

 

 

이날 정령치에는 바람이 심하게 불었습니다. 이른 아침이라 햇살이 비치는데도 기온이 낮더군요. 가장 햇볕이 잘 들고 바람이 덜 부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체인 수리를 시작했습니다.

 

대략 30분쯤 헤맨 끝에 끊어진 체인을 다시 이었습니다. 체인 공구가 있었기 때문에 체인을 다시 연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는데, 연결해놓고 보니 바깥쪽 체인이 많이 휘어져 금새 다시 끊어질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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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 공구를 사용해서 최대한 휘어진 체인을 바르게 펴느라고 시간을 많이 허비하였습니다. 나름대로 긴 시간 공을 들여 휘어진 체인을 폈지만 나중에 성삼재로 올라가는 오르막에서 1km미터도 못 올라가고 다시 끊어져 버렸습니다

 

어렵게 다시 체인을 연결하였습니다. 이때 아예 한 마디를 끊고 연결하였으면 될 텐데 끊어진 자리를 억지로 이었기 때문에 성삼재가는 길에서 다시 끊어져버렸습니다.

 

 

체인을 다시 연결하고 정령치 휴게소를 떠나면서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정령치 휴게소 표지판에 해발 1172미터라고 씌어 있더군요.

 

 

자전거 수리를 마치고 떠날 때쯤 휴게소를 관리하는 직원들이 출근을 하였습니다. 아침 9시가 출근시간인듯 하더군요. 휴게소가 문을 열었지만 바람이 많이 부는 추운 날시 탓인지 관광객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끊어진 체인이 얼마나 견뎌줄지 걱정을 하면서 정령치 출발 직전에 찍은 기념 사진입니다. 정령치에서부터 당궁삼거리까지는 약 6km 정도 쭉 내리막길만 이어집니다. 별로 패달링을 할 일이 없었습니다.

 

 

실상사나 뱀사골 방향으로 가면 내리막 길이 이어지고, 구례 노고단 방향으로 가면 성삼재까지 가는 오르막길입니다. 노고단 방향으로 가는 오르막길을 오르기 시작하고 1km도 못가서 체인이 다시 끊어졌습니다.

 

이번에는 체인이 끊어진 자리에 핀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할 수 없이 끊어진 마디를 한 마디 다 끊어내고 짧아진 체인을 직접 연결하였습니다. 손으로 패달을 돌려보니 큰 문제는 없어 보여서 다시 성삼재를 항하여 오르막길을 올라갔습니다.

 

 

성삼재를 500여미터쯤 남겨 두었을 때, 노고단 답사를 함께 가기로 한 후배 동료들이 차를 타고 올라가다가 찍어 준 사진입니다.  숨을 헉헉 거리면서 올라가고 있는데, 차를 타고 지나가길래 "사진이나 한 장 찍어 달라고 "고 했더니 차를 세워 놓고 찍어 준 사진입니다.

 

 

성삼재를 올라가는 길은 정령치를 오르는 길에 비해서는 경사가 덜하였습니다. 끊어진 체인을 이어서 오르막을 오르면서 걱정을 많이 하였는데, 무사히 성삼재에 도착 할 수 있었습니다. 오전 11시에 노고단 답사를 함께 할 동료들과 만나기로 하였는데 10시 40분쯤 성삼재 주차장에 '무사히' 도착하였습니다.

 

 

성삼재에서 노고단까지는 자전거 출입을 금지하기 때문에 노고단 주차장에 자전거를 세워놓고 동료들과 함게  걸어서 노고단까지 답사를 갔습니다. 노고단 답사를 마치고 내려와 성삼재 주차장에서 다시 자전거를 타고 점심 식사 장소인 산동면 지리산 온천지구로 이동하였습니다.

 

노고단에서 구례 방향(천은사 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경사가 가파르고 길이 구불구불하여 속도를 내면서 달릴 수가 없어군요. 내리막길인데도 시속 20~30km를 유지하면서 천천히 내려가야 했습니다. 곳곳에 저단 기어를 사용하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더군요.

 

천은사를 지나서 지리산 온천까지가는 국도는 큰 오르막길도 없고 차가 많이 다니지 않아 아름다운 길을 편하게 라이딩을 할 수 있었습니다.

 

 

 

 

노고단 답사를 다녀온 후 모두들 배가 고파 지리산온천 입구에 있는 '일송정'이라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산에서 간식을 먹기는 하였지만 식사 시간을 훌쩍 넘기고 오후 2시가 넘어 점심을 먹었기 때문에 뭘 먹어도 맛있는 시간이었지요.

 

흑돼지 두루치기와 고등어 조림을 시켰는데, 나물 반찬과 김치 그리고 쌈야채와 젓갈 등이 기본 반찬으로 나왔습니다. 역시 전라도 답게 나물과 김치 종류가 모두 맛이 좋았습니다.

 

점심을 먹고 구례청소년수련관과 송원리조트 답사를 마치고 전국에서 모인 일행들과 헤어져서 마산으로 돌아왔습니다. 자전거를 승용차에 매달고 무사히 마산까지 돌아왔습니다.

 

정령치를 넘다가 체인이 끊어지는 바람에 여행에서 돌아와서 '자전거 체인'에 관해서 인터넷을 검색하며 공부를 많이 하였습니다. 역시 사람은 실패를 통해 배우게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