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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행정구역통합

창원시, 마산분리 여론조사는 엉터리

by 이윤기 2013.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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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시민들은 마산시 분리를 원하지 않는다." 최근 창원시가 발표한 여론조사의 결과입니다. 이 보도를 본 많은 마산 사람들은 의아해하였을 것입니다. "명칭과 시청사를 다 창원이 가져갔는데 뭐하러 통합하노"하는 것이 주변 여론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수요일(6월 5일) 경남도민일보가 최근 지역 현안과 관련된 여론조사 결과가 조사기관에 따라서 제각각으로 나오는 것을 지적하였더군요. 오늘은 그중에서도 창원시가 발표한 '마산 분리'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만 따로 한 번 살펴보려고 합니다.

 

마산시민이 분리에 반대한다? 믿기 어려운 이유 있다 !

 

창원시의 여론조사는 지역 일간 신문과 방송에 "분리 반대 50.9%, 분리 찬성 40.%, 잘 모르겠다. 8.4%로 "마산 주민들은 분리에 반대한다"고 간략하게 요약 보도되었습니다만, 최근 창원시가 발행한 '창원시보'에는 설문조사 결과가 조금 더 상세하게 보도되어 있습니다.

 

이 설문조사는 '창원시청 소재지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와 함께 창원시의회에서 의결한 '통합 창원시에서 구 마산시 분리 건의안' 통과와 관련한 설문조사입니다. 다시 말하면 '창원시청 소재지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라고 하는 것은 임시 청사였던 옛창원시 청사를 (통합)창원시 청사로 결정한다는 조례입니다.

 

'통합 창원시에서 마산시 분리 건의안' 통과와 관련한 설문조사에 대하여 살펴보자면, 첫째 이 설문조사를 실시한 목적과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미 시의회에서 결의안이 통과된 직후에 창원시가 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것은 결국 의회 결의안에 대한 '물타기 시도'이기 때문입니다.

 

창원시보에서는 "'통합 창원시에서 구 마산시 분리 건의안'이 통과된 이후 각 지역에서 여러 단체와 정치인들이 기자회견 등을 통해 분리를 촉구하는 입장 표명으로 시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어 해당 지역 주민의 정확한 뜻을 파악하고자" 실시한 조사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조사는 심각한 오류를 범하였습니다. 그러니 주민의 정확한 뜻을 파악하지도 못하였습니다. 이미 여러 언론에서도 여론조사에 대하여 언급하였지만, 여론조사의 오류에 대하여 상세하게 지적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따로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통합진보당 여론조사, 명칭, 청사 창원이면 마산 분리 찬성 56.6%

 

우선 여론조사에 참여한 남녀 성인 1000명 중에서 '통합 창원시에서 구 마산시 분리 건의안이 통과된 사실'을 알고 있는 응답자는 63.8%에 불과합니다. 다시 말해서 36.2%, 1/3이 넘는 응답자는 '마산시 분리 건의안'이 통과된 사실도 모르는 채 '마산시 분리에 대하여 찬반 의견'을 밝힌 것입니다.

 

그렇다면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할 때는 적어도 '마산시 분리 결의안' 통과 사실을 아는 시민들이 분리 찬성과 반대에 대하여 각각 어떻게 응답하였는지, 그 결과를 알려주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분리 결의안 통과 사실을 알고 있는 시민들의 응답이 더 정확한 여론을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 뿐만 아닙니다. 창원시 여론조사는 마산 분리에 대하여 질문할 때, '시명칭은 창원시로 이미 결정되었고, 시청사도 창원시로 결정하였다'는 정보를 응답자들에게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마산시 분리 건의안'이 통과된 사실을 모르는 36.2% 중에는 '시청사 창원 결정'을 모르는 응답자들이 다수였을 것인데, 이를 전혀 감안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창원시 여론조사의 부실과 오류는 창원시 여론조사에 앞서서(마산시 분리 건의안 통과 직전) '통합 진보당'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와 비교해보면 더욱 분명해집니다. 통합진보당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창원시에서 구 마산시 분리'에 대한 단순 질문에 대하여 50.2%가 찬성하고 39.4%가 반대하였습니다.

 

아울러 시청사와 명칭 가운데 하나도 (마산으로) 가져오지 못한 경우에 마산시 분리에 찬성하는 비율이 56.6%로 나타났습니다. '마산시 분리'에 대한 단순 질문에 대한 찬성은 50.2%였고, '시청사와 명칭이 모두 창원으로 되었을 때' 분리 찬성은 56.6%였던 것입니다. 물론 보다 정확한 여론은 후자라고 보아야 합니다.

 

응답자 10명 중 4명은 마산시 분리 결의안 통과 사실도 몰랐다

응답자들, 명칭과 시청사 '창원' 결정 사실은 알았을까?

 

그런데, '마산시 분리 결의안'이 통과된 이후에 실시한 창원시 여론조사는 이런 질문을 생략함으로써 신뢰할 수 없는 결과가 되어버렸습니다.

 

다시 한 번 요약하자면, 창원시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응답한 사람들 10명 중에서 4명은 '통합 창원시에서 옛 마산시 분리 건의안'이 통과된 사실을 모른채 설문에 응답하였으며, '시명칭과 함께 시청사도 창원으로 결정'되었다는 사실을 모른채 설문에 응답하였다는 것입니다.

 

마산시민들을 대상으로 정확한 여론조사를 하려면 이 두가지를 정확히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첫째 '통합 창원시의 명칭은 2010년 통합 당시 창원시로 정해졌는데, 최근 시의회가 시청사의 위치로 엣 창원시청으로 정하였다. 둘째, 이런 결정과 함께 통합시의회는 '마산시 분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여론조사 질문을 시작하기 전에 이런 사실을 정확히 밝혔어야 합니다.

 

아울러 응답 결과를 분석, 발표할 때도 단순 질문에 대한 응답 뿐만 아니라 '통합 창원시에서 옛 마산시 분리 결의안' 통과 사실과 '시청사와 명칭 창원 결정' 사실을 알고 있는 응답자들이 어떻게 답하였는지 '교차분석' 결과를 공개하였어야 합니다. 이런 것은 통계분석의 기본에 속하는 일입니다.

 

이런 기본을 지키지 않은 '마산시 분리에 대한 여론조사'결과는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를 비교적 상세히 보도한 창원시보에는 '여론조사 기관'을 밝혀놓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다른 일간 신문에는 여론조사 기관이 밝혀져 있었습니다. 

 

여론조사는 신뢰가 생명인데 '기관, 이름을 걸고 이런 엉터리 여론조사를 실시할 수 있는 것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됩니다. 분명 이런 조사를 하고도 여론조사 기관으로 (건재하게)명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일텐데, 지역 여론조사가 '고무줄' 처럼 이루어지고 있어도 제대로 검증되지 않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사실 여론조사 결과의 신뢰를 높이려면 여론조사 기관 뿐만 아니라 질문지 전체를 공개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역 언론이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에 대하여 좀 더 적극적으로 검증해야 합니다.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기초 자료를 요구하고 다른 제 3의 전문가에게 검증 의견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창원시가 실시한 마산분리 찬반 여론조사는 엉터리입니다. 지금까지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본다면 마산 시민은 56.6%가 마산 분리에 찬성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훨씬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산시민 중에서 56.6%(창원시처럼 표현하면 10명 중 6명은)는 명칭과 시청사를 모두 창원으로 한다면 '마산 분리'에 찬성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