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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책과 세상 - 생명, 평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략을 이해하는 책 5권

by 이윤기 2009.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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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벽두부터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침공 소식이 평화를 사랑하는 많은 지구인들을 안타깝게하고 있습니다. 며칠 동안 계속된 공습 후에 이젠 가자 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한다고 합니다.

저는 미국 작가 조 사코가 쓴 심각한 만화책 <팔레스타인>을 읽은 후에 중동의 화약고라고 하는 팔레스타인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의 60년이 넘는 팔레스타인 침략은 일제 강점기 우리나라의 모습을 보는 듯 하여 더욱 마음이 아팠습니다.

제가 읽은 책 중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략 역사와 어떻게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테러집단이 되었는지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책들을 소개해 봅니다.

※각각의 책 제목을 클릭하여, 링크를 따라가시면 서평 원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조 사코가 쓴 <팔레스타인>

왜 팔레스타인은 테러리스트가 되었을까?

그동안 여러 차례 벌어진 중동전쟁과 마찬가지로 이번 전쟁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충돌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충돌은 지난 50여년 동안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예루살렘에서 자살폭탄 테러, 사상자 속출', '이스라엘군의 보복공격, 팔레스타인 민간인 다수 사망'과 같은 보도들을 통해 이를 알 수 있다.

팔레스타인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은 대체로 미국과 서방세계에 의해서 많이 좌우되었으며, 그들은 1948년 이스라엘의 건국을 지원하고 승인한 나라들이다.

아직도 우리사회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편견이 작용하고 있다. 

"유대인들은 아인슈타인이나 스필버그 같은 유명한 사람들을 배출한 우수한 민족이며, 아랍인들은 낙타나 몰고 다니는 별 볼 일 없는 사람들이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유대인들은 히틀러의 가엾은 희생자들이고 아랍인들은 어린이까지 함부로 죽이는 광신도 테러리스트들이다." (본문 중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에 대하여 지금까지 우리사회에 팽배해있는 편견을 걷어버리고, 왜 팔레스타인인은 테러리스트가 되었는지 그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은 사람들은 조 사코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만화책 <팔레스타인>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팔레스타인> 조 사코 지음, 함규진 옮김 / 글논그림밭 - 320쪽, 12,500원

 
코미디 같은 유대혈통주의 고발 !

작가 유재현이 쓴 <샬롬과 쌀람, 장벽에 가로막힌 평화>(창비 펴냄)는 한국인이 직접 쓴 그리고 제대로 쓴 팔레스타인에 관한 현장 보고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그가 이스라엘에게도 팔레스타인에게도 치우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는 결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값싼 동정을 흘리지 않는다. 오히려 미국과 이스라엘만이 그들의 적이 아니라는 사실과 그들이 누구와 어떻게 싸우는 것이 옳은 일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그간 어떻게 승리했을까. 이스라엘의 2006년 국방예산은 72억 달러였다. 미국의 군사원조 22억 달러를 더해 총 94억 달러를 국방비로 지출했다. 액수로는 세계 17위 수준인데 군사력 면에서는 세계 4위를 기록하고 있다. 1950년대 이래 그 기조는 변함이 없었다. 이집트와 시리아, 요르단, 레바논의 국방비를 모두 합하면 79억 달러이다. 인구 1억이 넘는 주변 4개국이 지출하는 국방비가 고작 인구 642만인 이스라엘의 84%에 불과한 것이다." (본문 중에서)

<샬롬과 쌀람, 장벽에 가로막힌 평화>를 쓴 유재현은 지난 60년 동안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유대인이 나치에 당했던 홀로코스트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고 한다. 

<샬롬과 쌀람, 장벽에 가로막힌 평화> 유재현 지음 - 창비/ 310쪽, 1만8000원



이 책은 평화운동을 하는 엄마, 아빠를 둔 이스라엘 소녀 탈과 팔레스타인 청년 나임이 주고받는 평화와 희망의 메시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작가의 말처럼 이 소설은 순전히 '상상력의 산물'만은 아닙니다. 이 소설은 거의 매일 텔레비전 뉴스를 장식하다시피 하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을 배경으로 쓰였습니다.

예루살렘, 어느 카페에서 일어난 자살폭탄 테러, 6명의 사망…. 공포는 일상이 되어버렸고, 탈은 그런 일상에 익숙해질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탈은 가슴에 품고 있는 것들을 글로 쓰기 시작합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평화조약에 서명했던 날 부모님이 환희로 울었던 기억뿐만 아니라, 환멸, 반항, 공포, 그리고 희망에 대해서 씁니다.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38년 동안 이스라엘 점령 치하에 있다가 1년 전 이스라엘의 정착촌 철수로 잠시 희망을 품었다가 다시 더욱 악화한 재점령 치하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소설보다 더 참혹한 팔레스타인의 현실 앞에서 발레리 제나티가 보여주는 '희망'을 발견하기는 참 힘든 일입니다. 희망의 메시지를 받아들이기에 팔레스타인의 현실은 너무나 참담합니다.

발레리 제나티 지음, 이선주 옮김/ 낭기열라 - 207쪽, 8500원
 


<팔레스타인의 눈물>은 문학적으로 성공을 거둔 외국 작가들의 작품을 번역해서 소개한 책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우리에게 소개되었다. 이 책을 엮은이는 팔레스타인 시인 자카리아 무함마드와 우리나라 소설가 오수연이다.

오수연은 2003년 '민족문학작가회의'를 통해 이라크 전쟁취재 작가로 파견되어, 이라크와 팔레스타인을 다녀왔으며, 그 때 자카리아 무함마드를 만난 인연이 발전되어 국내에 이 책을 내게 되었다고 한다. 

1948년 5월 14일 영국과 미국, 소련의 인정을 받아 유대인들이 이스라엘을 건설하고, 같은 해 주변 아랍국가들과 전쟁을 벌여, 이스라엘은 전 팔레스타인 지역의 78%를 장악하고, 전쟁동안 주변 아랍국가로 피난한 90만 명의 팔레스타인은 거주 아랍인들의 토지를 몰수하고 그들이 돌아올 수 없도록 만든다.

"갑자기 우리가 살아온 땅이 분할되었고 우리는 분할된 땅에 갇혔다. 갑자기 패배라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졌고 우리는 패배자가 되었다. 우리는 고국에 산과 들처럼 자연스럽게 존재해왔다. 그러나 그때부터 우리는 우리 자신을 패배자로, 고국을 '점령지역'이라고 불러야 했다. 우리는 땅과 우리의 지위를 한꺼번에 잃어버렸다."(본문 중에서)

<팔레스타인의 눈물> 수아드 아미리 외 지음, 자카리아 무함마드, 오수연 엮음 - 도서출판 아시아/ 276쪽, 9,800원



가슴 울리는 헤즈볼라 전사의 쪽지

박노해는 "2005년과 2006년 두 차례에 걸쳐서 레바논 남부 국경지대를 구석구석 방문한 경험을 토대로 레바논 시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의료 재건부대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그는 이스라엘의 침공으로 참혹하게 파괴된 현장뿐만 아니라 레바논에서 실질적 정부 역할을 하고 있는 무장 정치조직 헤즈볼라 지도부를 만나는 등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기 위한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돌아왔다.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세계가 무장테러조직이라고 낙인찍고 있는 헤즈볼라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레바논 주민 70%이상이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또 레바논 국민 다수가 헤즈볼라의 지지 기반이 되고 있는 이슬람 시아파 주민이라고 한다.
 

"전투 중에 목이 마르고 배가 고파서 물과 빵을 허락 없이 먹었습니다. 제가 전사하면 이 쪽지를 들고 헤즈볼라를 찾아가면 보상해 줄 것입니다. 살람 알레이 쿰 !" (본문 중에서)

시인이 만난 12살 소년들은 또 다시 이스라엘이 침공해오면 헤즈볼라 전사가 되어 싸우겠다고 말한다.

"제가 조금만 더 크면 헤즈볼라 전사가 되어 총을 들고 싸워야지요. 내 동생과 친구들의 생명을 구하고 죽는 순교니까요. 죄 없이 죽은 자와 정의를 위해 죽은 자는 하느님 곁에서 빛나지요. 순교는 삶의 영광이에요."(본문 중에서)

 
아이들은 학교나 모스크에서 배우지 않아도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을 물리치지 않으면 그들은 또 폭격하고 죽일 것이며, 결국 친구도 죽고 자신도 죽을 것이기 때문에 무기 앞에 노예가 되어 살지 않기 위해 헤즈볼라 전사가 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아무도 없는 것만 같아요> 박노해 글, 사진 - 느린걸음/ 301쪽, 1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