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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책과 세상 - 기타, 교양

자유롭고 아름다운 두 바퀴...누가 만들었을까?

by 이윤기 2013.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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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 때 처음 자전거를 탔습니다. 아버지가 동네에서 제일 큰 슈퍼를 할 때였는데, 커다란 짐자전거가 있었습니다. 안장에 앉으면 패달에만 겨우 발이 닿고 땅에는 발이 닿지 않았지만 용케 자전거를 배웠습니다.

 

안장에 앉으면 발이 땅에 닿지 않으니 자전거를 제대로 배우기 전에는 프레임 사이로 발을 넣어 자전거에 매달리듯이 타고 다니기도 하였고, 나중에는 그렇게 굴러가는 자전거 안장에 아슬아슬하게 올라앉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키보다 훨씬 큰 자전거에 어렵게 올라 앉는 요령은 어렵게 익혔지만 문제는 내리는 일이었습니다. 발이 땅에 닿지 않을 뿐 아니라 초등 1학년이 감당하기엔 너무 무거운 짐자전거였기 때문에 내릴 때마다 땅에 쳐박기 일쑤였습니다.

 

 

 

초등 1학년, 자전거 타기를 배우다

 

그래도 그 무거운 짐자전거로 자전거 타기를 모두 익혔습니다. 일찍부터 키가 컸기 때문에 초등학교 3학년 무렵에는 어른들이 타는 자전거에 키보다 높은 짐을 싣고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배달 심부름을 다니기도 하였습니다.

 

이 무렵에는 삼촌 자전거를 많이 탔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던 삼촌이 집 근처에 거울 가게를 차렸는데, 배달과 설치 작업을 위한 출장용 자전거가 있었습니다. 삼촌이 가게를 지키는 동안 이 자전거를 빌려 동네를 쏘다니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지금부터 40여 년 전, 자전거가 아직 비싼 교통수단이었던 1972~1976년의 어린 시절 기억입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한 손 놓고 타기, 두 손 놓고 타기, 프레임 위에 두 발을 올리고 앉아서 타기 같은 재주도 익혔습니다.

 

중학교에 입학할 무렵부터는 자동차 보급이 늘어나면서 교통수단으로 자전거를 이용하는 일이 없어졌지만, 아버지가 늘 자전거를 가지고 계셨기 때문에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이 되었을 때도 근거리 교통수단으로 자전거를 더러 이용하였습니다.

 

일찍부터 자전거를 배웠고, 어린 시절에 워낙 자전거를 많이 탔던 때문인지 어른이 되어서도 자전거는 늘 친숙한 친구였습니다. 개인 자전거를 구입하지는 않았지만, 집에 늘 자전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처럼 운동과 교통수단으로 자전거를 본격적으로 다시 타기 시작한 것은 2007년 무렵입니다. 대학생이 된 큰아이와 자전거를 타고 마산에서 임진각까지 가는 국토순례에 참가했던 것이 계기가 되어 자전거를 사서 출퇴근도 하고, 운동 삼아 타기도 하였습니다.

 

아들과 자전거 국토순례 참가... 자전거와 재회하다

 

책읽기를 즐기는 탓에 자전거 타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자전거에 관한 책을 사기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엔 주로 자전거 정비와 관련된 책을 샀습니다. 어린 시절 타던 자전거에 비하여 성능이 많이 좋아진 대신에 훨씬 기능이 복잡한 자전거의 원리를 알고 싶어 책을 사서 공부를 하였지요.

 

자전거 정비에 대한 관심이 지나간 후 우연히 신간 소개에 나온 '자전거 역사'를 소개 기사를 읽고 얼른 그림책을 사서 읽었는데 자전거 탄생을 요약한 이야기가 정말 흥미 있었습니다. 좀 더 자세한 자전거 역사를 알고 싶어 고른 책이 바로 <재미있는 자전거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CBS 기자이면서 여러 자전거 관련 단체에서 활동하였던 장종수씨가 쓴 책입니다. 중학교 때부터 취미로 자전거를 타기 시작해 35년간 자전거를 타고 있는 자전거인이라고 합니다. 저 보단 늦게 자전거 타기를 시작하였지만, 꾸준히 자전거를 탄 베테랑 자전거인입니다.

 

아마 자전거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이 책을 쓰게 하였겠지요. 월간 <자전거 생활>이라는 잡지에 소개했던 자전거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낸 모양입니다. 300쪽이 훨씬 넘는 이 책에는 지난 200년 동안 자전거 역사에서 일어난 흥미진진한 일화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자전거를 발명하고 이 기계를 훌륭한 탈것으로 만든 사람들과 순수한 마음으로 자전거를 즐겼던 애호가들, 수많은 드라마를 만들어 낸 챔피언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또 자전거가 해 낸 놀라운 일과 자전거를 사랑한 사람들의 감동적인 일화도 실었습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이야기는 자전거의 탄생과 오늘날 타는 자전거로 발전하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자전거 역사에 맨 처음 등장하는 나무자전거 셀레리페르부터 오늘날 우리가 타고 있는 MTB, BMX, 스트라이다, 리컴번트에 이르기까지 지난 200년간 자전거 발전 과정을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최초의 자전거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1791년 프랑스의 귀족 콩트 메데 드 시브락이 목마를 타고 파리의 팔레 루아얄 정원에 나타났다. 이 목마는 나무 바퀴 두 개를 목재로 연결하고 그 위에 사람이 올라타서 두 발로 땅을 박차고 앞으로 나가도록 한 것으로 어린이들의 장난감 목마와 비슷했다. 시브락의 이 기계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고 곧 파리의 명물이 됐다."(본문 중에서)

 

시브락이 만든 기계에는 '셀레리페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빨리 달리는 기계'라는 뜻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방향 전환 장치가 없는 이 기계는 아주 불편하였으며 젊은이들의 오락기구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불편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사람들은 '셀레리페르' 클럽을 만들었으며, 샹젤리제 거리에서 셀레리페르 경기를 개최하기도 하였다는 것입니다. 루아얄 정원에는 빨리 달리는 기계를 타는 젊은이들이 몰려들어 붐볐다고 합니다.

  

나무로 만든 자전거 셀레리페르에서 드라이지네까지...

 

셀레리페르 다음으로 인기를 끈 자전거는 독일에서 탄생합니다. 카를 폰 드라이스 남작이 만든 새로운 탈 것은 '드라이지네'라는 이름이 붙였는데, 1871년 마침내 '빨리 걷는 기계'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 기계는 마차 바퀴를 작게 만든 다음 두 바퀴를 목재로 연결하고, 그 위에 올라타서 걷거나 뛰는 것처럼 발로 땅을 번갈아 차면서 앞으로 나가도록 한 것이었다. 셀레리페르와 다른 점은 앞바퀴에 방향을 바꿀 수 있는 핸들을 달았다는 것."(본문 중에서)

 

 

드라이스가 만든 이 기계의 이름은 '드라이지네', 혹은 빠른 발이라는 뜻으로 '벨로시페드'라고도 불렀다고 합니다. 1817년 8월 1일 신문에는 드라이스가 자전거를 타고 우편마차로 네 시간 걸리는 거리를 한 시간 만에 갔다는 보도가 실렸다고 합니다. 드라이지네는 평지의 좋은 길에서 13~14km까지 달렸지만, 무겁고 타기 힘들어서 그다지 실용적이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페달이 달린 자전거는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후에 등장하였습니다. 1876년 프랑스인 피에르 미쇼와 그의 아들이 페달이 달린 자전거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오늘날 자전거의 페달 위치와 달리 앞바퀴 회전축에 발판 두 개를 달고 그 발판을 밟아 바퀴를 돌리는 방식이었습니다.

 

발로 땅을 박차는 대신 페달이 부착되면서 비로소 스스로 굴러가는 기계가 되었으며, 미쇼가 만든 페달형 자전거는 '미쇼형 자전거'라고 불렀습니다. 미쇼형 자전거가 등장한 이후 자전거 보급이 늘어났고, 1869년에는 미쇼사가 후원하는 최초의 자전거 경기가 파리 생 클루 공원에서 개최되었다고 합니다.

 

 

 

1870년대 미쇼형 자전거는 하이휠 자전거로 발전하였는데, 속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이었습니다. 영국인 제임스 스타릴와 윌리엄 힐먼이 앞바퀴가 큰 대신 속도가 빠른 자전거를 만들어 특허를 받았습니다. 사람들이 빠른 속도를 선호하면서 앞바퀴가 60인치(오늘날 자전거 바퀴는 26인치)나 되는 것도 있었다고 합니다.

 

 

 

영국을 세계 최대의 자전거 생산국으로 만든 스탈리는 하이휠로 특허를 받은 데 이어 세 바퀴 자전거인 '트라이시클'도 발명하였습니다. 속도가 빠른 하이휠은 대단히 위험하였기 때문에 노인과 여성들은 안전한 '트라이시클'을 선호하였다고 합니다.

 

1881년에는 빅토리아 여왕이 트라이시클을 2대가 구입하는 바람에 더 유명해졌다고 합니다. 여왕이 구입한 자전거 모델은 '로얄 살보'라는 칭호를 얻었고, 엘리트들을 중심으로 트라이시클 단체가 생기는 등 각별한 인기를 누렸다고 합니다.

 

 

 

자전거 앞바퀴가 다시 작아진 것은 이른바 '에이프티 자전거가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1885년 제임스 스탈리의 조카인 존 켐프 스탈리가 '로버'라는 자전거를 만들었는데, 바로 오늘날 자전거와 흡사합니다.

 

이 자전거는 앞바퀴와 뒷바퀴의 크기가 같고 차체가 낮았다. 또 체인과 기어를 사용해 뒷바퀴를 돌리는 방식으로 작동했다. 로버는 안전하고 조종하기도 쉬웠다. (줄임) 이어 로버는 존 던롭이 개발한 공기타이어를 장착했다. 공기타이어는 획기적인 발명품으로 로버 세이프티의 명성을 높여줬다.

 

로버 세이프티는 대성공을 거두었고, 하이휠과 트라이시클을 타던 사람들은 앞다투어 '로버 세이프티'를 구입하였다고 합니다. 세이프티가 등장하면서 부유한 사람의 전유물이었던 자전거는 가난한 사람들의 말이 되었다고 합니다.1890년대는 자전거의 대유행기가 되었던 것입니다.

 

 

 

자동차와 모트사이클에 밀렸지만... 다시 주목받는 자전거

 

그러나 19세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자전거의 강력한 경쟁자인 자동차와 모터사이클이 등장하면서 자전거 대유행기는 막을 내립니다. 자동차의 등장으로 빠른 교통수단의 자리는 지킬 수 없게 되었지만, '값싼 교통수단이자 좋은 운동기구'라는 이유로 유럽에서는 관심이 지속되었습니다.

 

한편 우리나라에 자전거가 보급된 것도 바로 이 무렵입니다. 1920년대 조선에서는 '하늘에는 안창남 땅에는 엄복동'이라는 말이 생겨났습니다. 1910년대부터 자전거 선수로 이름을 떨친 엄복동은 20년간 전국의 자전거 대회는 휩쓸었으며, 아시아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았다고 합니다.

 

 

조선인 엄복동이 자전거 대회에서 일본인과 겨뤄 승리하면서 자전거 대회는 늘 성황리에 개최되었으며 조선 사람들의 자전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수 없었다고 합니다. 당시 엄복동 선수가 탔던 영국 러지 휘트워스사 경기용 사이클은 지금도 옛 모습 그대로 전해진다고 합니다.

 

20세기 이후 부품과 소재가 발달하면서 또 한 번 혁신이 이루어졌는데, 특히 우수한 변속기어가 개발되어 언덕을 오르기가 쉬워졌으며, 새로운 자전거들도 많이 등장하였습니다. 변속기어 등장에 앞서서 2인용 자전거인 '탠덤'이 등장하였는데, 요즘 공원에서 연인들에게 빌려주는 조잡한 자전거와는 차원이 다른 고성능 자전거도 있다고 합니다.

 

탠덤 자전거는 한 때지만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을 만큼 인기가 있었고, 뒷자리 찹승자가 공기 저항을 줄여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지금도 여행을 위하여 수백만 원씩 하는 탠덤 자전거를 구입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한편 1930년대에 누워서 타는 자전거 리컴번트가 등장하였습니다. 이 자전거는 공기의 저항을 줄여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었지만, 자전거 경기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한 국제 규정 때문에 널리 보급되지는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속도와 편안함을 대표하는 미래형 자전거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캐나다인 샘 휘팅햄은 2008년 9월 18일 유선형 덮개를 부착한 리컴번트 자전거를 타고 시속 132.47km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고 합니다.

 

 

 

리컴번트 자전거는 인간동력 매래형 친환경 교통수단

 

리컴번트는 낮은 무게 중심 덕분에 덮개를 쒸워 비를 막고 추위와 바람을 막을 수 있는 장점과 등을 기대고 앉아 자동차를 운전하듯이 달릴 수 있는 장점 때문에 미래의 친환경교통수단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것입니다.

 

 

1960년대 영국에서는 바퀴가 작은 소형자전거 미니벨로가 등장하여 도시교통문제 해결에 기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몰튼 박사가 개발한 몰튼 자전거는 미니스커트의 등장과 잘 어울리는 상징이 되었으며 세계 곳곳에서 소형자전거 개발 붐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영국과 미국에서는 오늘날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은 접이식 미니벨로 자전거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한편 접는 자전거의 새로운 혁신은 영국에서 개발된 '스타라이다'입니다. 대중교통 연계형 자전거로 개발된 이 자전거는 반만 접히는 미니벨로와는 차원이 다르게 접어서 휴대할 수 있는 단순한 구조로 만들어졌습니다. 스트라이다는 도시적인 디자인으로 멋스러운 자전거로 보급되었습니다.

 

 

1960년대 말 미국에서는 스케이트 파크에서 자전거를 타던 젊은이들이 BMX 자전거를 고안하였고, 캘리포니아의 산에서 자전거를 타던 젊은이들은 MTB 자전거로 발전시켰습니다. 산악자전거의 등장은 자전거 성능의 놀라운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서스펜션 포크의 등장, 변속기어의 발전, 디스크 브레이크 등이 부착된 성능 좋은 자전거가 등장하였으며 변속기는 27단을 거쳐 30단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산악자전거가 레저용 자전거의 발전을 이끌었으며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자연을 찾아 떠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편 도시의 교통수단 자전거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970년 대 석유파동 이후입니다. 1990년대 이후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자전거가 등장하였습니다. 유럽의 여러 선진 자전거 도시들이 도시 교통수단으로 자전거가 이용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하였습니다.

 

오늘날 시민운동, 환경운동에 관심 있는 시민들이 교통수단으로서 자전거에 주목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지만, 공영자전거를 보급하는 지방정부가 생겨나고 있고, 아직 미흡하지만 자전거 수송 분담율을 높이려는 시도들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자전거 이야기 - 10점
장종수 지음/자전거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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