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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자전거 국토순례

물과 그늘 이렇게 소중할 줄 몰랐다 !

by 이윤기 2013.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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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일주일 넘게 블로그를 쉬었습니다. 2008년 9월 블로그를 시작하고 이렇게 오랫 동안 블로그 포스팅을 중단한 것은 처음입니다. 그동안 매년 자전거 국토순례에 참가하면서 매일매일 블로그 포스팅을 했었는데, 올해는 첫 날 포스팅을 한 후 일주일 동안 한 번도 글을 못 썼습니다.

 

아무튼 전남 여수에서 출발하여 임진각까지 다녀온 제 9회 자전거 국토순례는 무사히 끝났습니다. 예년에 비해 더 특별히 더 든 코스를 다녀온 것도 아닌데 주말을 푹 쉬었지만 몸은 쉽게 회복이 안 되네요. 지나간 소식이기는 하지만 자전거 국토순례기를 오늘부터 기록으로 남기려고 합니다.

 

오늘 포스팅하는 글은 7월 27일 밤에 쓴 글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두었다가 국토순례에서 돌아와 고쳤습니다.

 

 

 

자전거 국토순례 첫날 라이딩 무사히 잘 마쳤습니다. 올해부터 자전거 국토순례 매일 매일의 공식 기록과 사연은 후배인 허은미 간사의 개인 블로그(http://hueunmi.tistory.com/)와 오마이뉴스를 통해 연재되었습니다.

 

둘째 날 자전거 국토순례단은 아침 일찍 여수 가사리 생태관을 출발하여 오전 9시 여수시청에서 발대식을 하고 구례를 향하여 출발하였습니다.

 

자전거 국토순례 발대식에는 김충석 여수시장, 이수헌 여수산단공장장협의회회장, 오광종 여수YMCA 이사장, 여수YMCA 이상훈 사무총장 그리고 참가자를 배웅나온 학부모와 여수YMCA 자전거 클럽 '두바퀴세상' 회원 등 500여명이 참가하여 성황리에 개최되었습니다.

 

첫날 국토순례팀은 여수 가사리 생태관 - 여수시청 - 여수공항 - 순천원예농협공판장 - 동산초등학교 - 송치재 휴게소 - 구례휴게소를 거쳐 구례군청소년수련관까지 87km를 달렸습니다.

 

 

첫날 라이딩은 비교적 평지가 많고 대부분 왕복 4차선 이상으로 도로 사정이 좋은 구간이었습니다만, 약 3~4km쯤 되는 낮고 긴 오르막을 고개인 송치재를 넘어야 했습니다.

 

지난 몇 년의 경험으로 국토순례 첫 날 송치재와 같은 오르막을 만나면 많은 참가자들이 자전거 타기를 포기하고 내려서 '끌바'(자전거를 끌고 감)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어제 송치재를 넘을 때는 80%가 넘는 참가자들이 무사히 고개를 넘었습니다.

 

송치재 고개를 넘기 직전에 있는 송치재 휴게소에서 한 번 쉬면서 물과 간식을 보충하고 고개를 넘었던 것이 적절한 진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3km 정도 되는 완만한 오르막에 지쳐서 쓰러지던 아이들이 물과 간식을 나눠먹고는 단 번에 600여미터 남은 송치재 터널을 지나갔습니다.

 

 

송치재를 넘은 후에 구례까지는 대부분 완막한 내리막길이었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달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국토순례 첫날이라 기어변속이 서툰 참가자들이 많아 오르막길이 나오면 속도가 느려지고 뒤로 쳐지는 참가자들이 속출하였습니다.

 

전체 속도를 마추기 위하여 오르막길에서 후미로 쳐지는 참가자들을 밀어주면서 달렸는데, 나중엔 저도 힘이 빠져서 구례군청소년수련관까지 가는 길고 낮은 오르막길을 갈 때는 다리에 쥐가 날 지경이었습니다.

 

 

첫날 날씨는 국토순례를 하기에 최적이었습니다. 구름 많이 끼었다 맑았다 흐린 날... 날씨 표현이 좀 복잡하지만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시간이 절반쯤, 구름 낀 흐린 날씨가 절반쯤 되었던 것 같습니다. 구름이 해를 가려주고 비가 오지 않는 흐린 날....바람까지 불어주면 자전거를 타기에는 최적 조건이지요.

 

어제 날씨가 절반쯤은 바로 이 최적의 날씨였습니다. 한 낮에는 햇빛이 쨍쨍 내리쬘 때도 있었지만 비교적 바람이 많이 불어 더위를 식혀주었습니다. 날씨는 좋았지만 그래도 한여름 더위인 것은 변함이 없었지요.

 

아이들이 하루 종일 가장 많이 찾는 것은 물이었습니다. 휴식장소마다 충분한 양의 물을 공급해주었지만, 자전거를 타고 가는 동안 아이들은 늘 목이 마르고 물 생각이 간절했던 모양입니다.

 

 

또 하나 아이들이 쉴 때마다 찾아다닌 장소는 그늘이었습니다. 평소에는 에어컨이 켜져 있는 곳에서 주로 생활했겠지만 국토순례 기간 동안에는 숙소가 아니면 에어컨이 있는 곳이 없으니 가장 시원한 곳은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이지요.

 

휴식 시간마다 자전거를 세워놓고는 주변을 둘러보다 그늘을 찾아 몰려가더군요. 초등 고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가 대부분인 참가자들이 지금까지 살면서 그늘의 소중함을 이렇게 느껴 본 경험이 있을까요?

 

 

물과  바람과 그늘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는 것은 좀 더 넓게는 자연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인간이 만든 가장 친환경적인 교통 수단 자전거 ! 내 힘으로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서 눈으로 아름다운 자연을 만나고 몸으로 자연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면 국토순례의 목적이 달성되고 있는 것이겠지요.

 

날부터 넘어지고 부딪히는 작은 사고들은 있었지만 큰 사고 없이, 크게 아픈 참가자 없이 무사히 마무리하였습니다.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아이들이 무엇을 느끼고 배우게 될 지 정말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