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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책과 세상 - 채식 건강

과자봉지 트랜스지방 0그램은 눈속임

by 이윤기 2013.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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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에 포함된 향료와 색소의 위험을 고발한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으로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을 뿐 아니라 ‘밥상혁명’을 일으킨바 있는 안병수 선생이 쓴 새 책 이다. 2005년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전작과 비슷한 제목으로 출간된 이번 책은 먹는 기름의 위험을 고발한 <내 아이를 해치는 맛있는 유혹 트랜스지방>(이하 : 내 아이를 해치는 트랜스지방)이다.

 

그가 번역하여 출간한 <인간이 만든 위대한 속임수, 식품첨가물>이나 <식원성증후군>역시 '안전한 밥상'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필독서가 되어있다. 이번에 출간한 <내 아이를 해치는 트랜스 지방> 역시 식품전문가로 가진 지은이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평범한 독자들을 위한 쉬운 글쓰기의 노력이 더해진 탁월한 책이다.

 

한 마디로 트랜스지방을 중심에 두고 사람이 먹는 지방(기름)에 관하여 좋은 기름과 나쁜 기름, 좋은 기름이 나쁜 기름이 되는 과정, 그리고 세간에 알려진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는데 이르기까지 빠짐없이 다루고 있는 알찬 책이다. 이번 책은 설탕과 같은 정제당, 각종 첨가물과 함께 우리 몸을 망가뜨리는 3대 유해물질에 속하는 트랜스지방산의 위험을 집중적으로 고발하고 있다.

 

<내 아이를 해치는 트랜스지방>은 지은이 안병수가 강연회에서 만난 P씨와 주고받는 대화형식으로 씌어져있다. P씨는 한국 사람들이 즐겨먹는 “삼겹살에도 트랜스지방산이 들어있을까?”라는 쉽지 않은 질문을 던지고, 지은이와 함께 그 해답을 찾아가는 형식으로 씌어졌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튀긴 음식에 주로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진 트랜스지방산이 삼겹살에도 들어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2007년 12월부터 주요 가공식품에 트랜스지방산 함량 표시제가 전격 시행 되었고, 한 달 뒤인 2008년 1월부터는 유제품에까지 확대 시행 되고 있다. 이렇게 전격적인 제도 도입이 이루어진 것은 2006년 가을 미국 뉴욕시가 트랜스지방산을 퇴출하기로 하였다는 뉴스가 국내에 널리 알려지면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탓이 크다.

 

식품에서 트랜스지방산을 추방하라

 

또한 국내에서도 2007 한 TV 프로그램에서 과자에 포함된 첨가물의 유해성을 집중적으로 보도하였고, 건강을 다루는 여러 프로그램에서 트랜스지방산문제를 앞 다투어 다루면서 그 위험성이 널리 알려진 영향도 있을 것이다.

 

그 후 뉴욕시는 2008년 7월부터는 시내요식업소에서 판매하는 모든 식품에 트랜스지방산 함량을 0.5그램 이하로 낮추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미국 뉴욕시가 트랜스지방산 문제를 이렇게 심각하게 다루는 것은 성수대교와 같은 교량붕괴사고 보다도 더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인공물질로 인해 미국에서만 한 해에 약 3만 명이 숨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 않은가. 지구촌 전체로 치면 수십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 계산을 지난 한 세기로 확대해보자. 많게는 수천만 명이 이 가공할 물질에 희생되었다는 계산이 나온다.”(본문 중에서)

 

왜 한 세기인가? 그것은 트랜스지방산을 만드는 대표적인 원인물질로 지목되고 있는 인공경화유 사용이 100 년 전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많은 양심적인 과학자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트랜스지방산을 만드는 인공경화유가 지난 100년 동안 식품업계의 사랑을 독차지하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난 한 세기 동안 수천 만 명을 죽음으로 몰고 간 트랜스지방산은 어떻게 생성되는가? 첫째는 마아가린 쇼트닝과 같은 경화시킨 기름에서 트랜스지방산이 만들어진다. 두 번째로는 제유과정에서 반드시 고온처리 과정을 거치는 정제유에서 만들어진다. 그리고 세 번째로는 어떤 기름이라도 튀김과 같이 조리과정에서 높은 온도를 거친다면 트랜스지방산을 생성시킨다고 한다.

 

안병수는 여러 기름 종류에 따라 그 특성을 전문적으로 분석해보면 흔히 발연점이 높다는 이유 때문에 흔히 튀김유로 좋다고 알려져 있는 포도씨유는 트랜스지방을 제외한 여러 가지 유해 물질들이 생성되기 때문에 결코 튀김요리에 좋은 기름이 아니라고 한다.  따라서 튀김 요리에 어떤 기름이 좋다 나쁘다를 따지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가장 좋은 건 튀김 식품은 먹지 않겠다는 각오가 아닐까요. 올리브유가 더 낫다는 주장도 지방산 조성 측면에서 조금 유리하다는 뜻이지 안전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니까요. 올리브유도 가열하면 역시 좋을 게 없거든요.”(본문 중에서)

 

지은이는 우리가 신앙처럼 가슴에 새겨야 할 교훈이 한 가지 있는데, 그것은 바로 “먹는 기름은 가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먹는 기름을 가열하는 것은 우물에 독약을 넣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먹는 기름은 가열하면 반드시 독이 된다는 것이다.

 

식품 수명은 길게, 사람 수명은 짧게 만드는 '트랜스지방산'

 

그렇다면, 트랜스지방산은 사람들의 건강에 어떤 나쁜 영향을 미치는가? 이 책에서 식품전문가인 안병수는 다음과 같이 트랜스지방산으로 인한 위험을 경고한다.

 

▲ 아토피의 간접적인 원일물질이다.
▲ 트랜스지방산은 암 발병률을 높인다.
▲ 트랜스지방산은 섭취가 늘어나면 불임 가능성도 높아진다.
▲ 트랜스지방산은 어린이 시력저하에 영항을 미친다.
▲ 트랜스지방산은 어린이 비만의 원인이 되고 있다.
▲ 트랜스지방산은 심장병을 일으킨다.
▲ 고혈압, 심장병, 뇌졸중 같은 심혈관질환의 원인이다.

 

이런 구체적인 위협으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생활 습관병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트랜스지방산 함량 표시제를 도입한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지은이는 최근 식품업계가 가공식품트랜스지방산 표시제 도입을 받아들이기는 하였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본질적인 문제해결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식품업계가 트랜스지방산을 생성시키는 인공경화유를 포기하지 않고, 경화유를 만드는 새로운 방법을 도입하여, 이른바 ‘대체경화유’를 사용하여, 함량표시제 기준에 맞는 ‘트랜스지방 저감 식품’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란다. 식품회사가 사람들을 서서히 죽어가게 만드는 경화유를 포기할 수 없는 것은 값싸고, 특유의 고소한 맛을 낼뿐만 아니라 제품 수명까지 더 길게 늘려주는 장점 때문이라고 한다.

 

식품회사들에 의해서 트랜스지방생성을 줄이는 대체경화유를 만드는 여러 가지 기술이 개발되었지만, 근본적으로 모두 자연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지방을 인위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인체에게는 여전히 낯선 물질이라는 것이다. 특히, 에스테르 교환반응으로 만든 경화유는 지방산 배열을 강제로 바꿔 ‘상처받은 지방’을 만들기 때문에 권위 있는 연구자들이 트랜스지방 보다 더 한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트랜스지방산 함량 표시제에 대응하여, ‘대체경화유’ 개발에 나서고 있는 식품회사들을 향하여 “방 안에 오물이 떨어져 냄새가 나면 치우는 게 정답인데, 엉뚱하게 탈취제를 찾고 있는 꼴”이라고 비판한다.

 

트랜스지방산 0그램의 비밀?

 

트랜스지방산에 대한 규제가 시작되면서 식품회사들은 새로운 기름을 개발하고 있고, 제품포장에는 함량표시를 하고 있지만, 미국 FDA가 정한 트랜스지방산 함량표시제는 근본적인 한계를 갖고 있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정책일 뿐이라는 비판이 제기 되고 있다. 그 이유는 실제로 트랜스지방산이 들어있어도 0그램 표기가 가능한 허점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FDA는 가공식품 1회 섭취량당 트랜스지방산 함량이 0.5그램 미만이면 0그램으로 표시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거든요. 이게 잘못됐다는 거죠. 1회 섭취량이라는 개념도 모호한데다, 0.4그램이든 0.3그램이든 트랜스 지방산이 실제로 들어 있는 제품들이 모조리 ‘트랜스지방0’이라는 푯말을 들고 나올 수 있으니......소비자는 트랜스지방산을 먹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적지 않은 양을 먹은 거거든요.”(본문 중에서)

 

뿐만, 아니라 FDA 규정대로하면 식품에 트랜스지방산이 0.5그램 이상 들어 있어도 아무런 문제가 될 것이 없다. 단지 트랜스지방산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숨기지 않고 표시하기만  하면 되는 거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뉴욕시가 2008년 7월부터 요식업소에서 판매하는 모든 식품에 트랜스지방 함량이 0.5그램을 넘을 수 없도록 하는 결정을 시행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국내 트랜스지방산 함량 표시는 미국 FDA보다 조금 더 엄격한데, 트랜스지방산 0그램 표시를 하려면 0.2그램 미만이어야 하도록 규정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국내 기준 역시 0.15그램은 물론이고 0.19그램까지는 모두 0그램으로 표기할 수 있는 허점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제품 1회 섭취량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실제로 한 봉지에 들어있는 트랜스지방산은 0.2그램을 넘는 경우가 많지만, 모두 0그램이라고 표시할 수 있는 함정이 있다고 한다. 또한 가공식품류에만 트랜스지방산 함량 표시제가 적용되어 실제적인 위험에 노출되어있는 패스트푸드나 베이커리 제품들은 표시의무가 조차 없다는 것이다.

 

안병수는 이 같은 함량 표시제도이 허점뿐만 아니라 이른바 안전섭취량을 나타내는 ‘1일 섭취허용량’ 혹은 ‘권장섭취량’과 같은 기준이 아무런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기준이라는 사실도 밝히고 있다. 트랜스지방산이 체내에 들어가면 섭취량의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51일이나 되기 때문에 아무리 적은 양이라도 매일 먹으면 위험에 처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트랜스지방의 위험 '확'줄이는 비법

- 지속적인 운동은 트랜스지방산 체내 반감기를 앞 당긴다.
- 일반적으로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은 나쁜 지방 배출을 촉진한다.
- 트랜스지방산의 유해성을 줄이는 대표적인 음식은 현미, 통밀, 사과, 토마토, 브로콜리, 마늘, 버섯, 고구마 등이다.
-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들깨도 트랜스지방산으로 인한 위험을 줄여준다.

 

트랜스지방산은 축적되어 순환한다

 

그렇다면, 이 책의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과연 많은 한국인이 즐겨먹는 삼겹살에는 트랜스지방산이 들어있는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삼겹살에 포함된 트랜스지방 측정해본 지은이는 마침내 삼겹살에도 트랜스지방이 들어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다만, 고기를 구울 때 만들어지는 트랜스지방산보다는 생고기에 들어있는 트랜스지방산이 더 문제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가축들이 트랜스지방산이 들어 있는 사료를 먹기 때문에 원래 돼지고기 지방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는 트랜스지방산이 검출된다는 것이다. 트랜스지방산은 플라스틱이나 다이옥신과 같은 ‘난분해성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돼지와 같은 가축 몸에서도 트랜스지방이 발견된다는 것이다. 돼지 몸에서도 대사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트랜스지방산이 생태계에서 사라지지 않고 순환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트랜스지방 하나만 보더라도 식생활을 자연과 분리시키지 않아야 된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라고 말한다. 프랑스 제빵 기술자 ‘리오넬 푸알란’처럼 인공경화유는 물론이고, 유지도 사용하지 않고, 설탕이나 첨가물을 넣지 않고도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맛있는 빵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내 아이를 해치는 맛있는 유혹 트랜스 지방 - 10점
안병수 지음/국일증권경제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