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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보다 비싼 1kg 100만원짜리 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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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숨겨진 맛집과 온천에 관한 이야기 <허영만, 맛있게 잘 쉬었습니다>를 쓴 허영만은 만화 <식객>으로 잘 유명한 만화가 허영만 선생입니다. 그리고 공동 저자인 이호준은 만화 <식객>이 취재팀장 겸 스토리 작업에 참가한 작가입니다.

 

그 후에는 징기스칸의 일대기를 그린 허영만 선생의 작품<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 스토리 작업을 함께 하고 있다는군요. 저자는 허영만 선생과 함께 포털 사이트에 '일본 구석구석 찔러보기'라는 연재를 하기 위해서 2년 동안 22개 현을 다녔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이 책은 그 취재의 부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2개 현 가운데 노곤함을 씻어주는 온천이 있고, 입 안 가득 행복감을 느낄 수 있으며, 여행의 깊이를 더해준 사람들의 이야기가 녹아 있는 13개 지방을 엄선"하여 소개하는 책입니다.

 

저자가 엄선한 13개 지역은 아키타, 시즈오카, 아오모리, 가고시마, 오이타, 기타큐슈, 이바라키, 나가사키, 오카야마, 시마네, 돗토리, 에히메, 와카야마, 훗카이도 입니다. 미리 밝혀두자면 이 책의 대부분은 공동 저자인 이호준 작가가 쓴 글입니다.

 

처음엔 제목에 있는 '허영만'이라는 이름 때문에 허영만 선생이 쓴 일본 여행기인줄 알고 골랐다가 약간 실망했습니다만, 책을 읽으면서 재미가 들어 끝까지 단숨에 읽었습니다.

 

허영만선생의 이름이 들어 간 것은 이 취재 여행을 허영만 선생과 함께 하였고, 여행 이야기마다 허영만 선생이 그린 삽화가 포함되어 책 읽는 재미를 더해주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허영만 화백이 그린 삽화는 이호준이 쓴 글을 빛나게 해주는 '추임새'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허영만 선생과 10여 년 동안 함께 작업한 작가의 맛깔스런 글 솜씨만으로도 충분한데, 제목에 '허영만'이란 이름을 넣은 것은 출판사의 '넌센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2011년 3월 일본 동부 지역의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하여 전반적으로 일본 여행이 줄었지만, 그래도 가까운 일본을 여행지로 선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최근에 후쿠시마 사고 원전에서 방사능이 추가로 새나오면서 일본 여행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어서 일본 여행기를 소개하는 것이 다소 부담스럽기는 합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방사능 위험이 커지고 있는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지 않더라도 책에 소개한 내용만으로도 일본의 문화와 생활을 이해하고 공부하는 기회로 삼을 수는 있겠다싶어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소개해봅니다.

 

이 책에 나오는 맛있는 집과 노곤함을 씻어주는 온천 그리고 주변의 멋진 자연경관을 몽땅 소개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책을 읽으면서 특별히 마음에 끌렸던 곳만 골라 몇 곳을 소개해보겠습니다.

 

일본인이라면 생전에 한 번은 정상에 오른다는 후지산

 

다 읽은 책을 들고 먼저 밑줄이 쳐진 부분을 살펴보았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곳이 '후지산'입니다. 몇 차례 일본으로 연수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만 한 번도 후지산에 올라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습니다.

 

중국을 통해서라도 백두산에 올라보겠다는 마음이 간절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게 일본에서 가장 높은 산인 후지산 오르고 싶은 생각은 한 번도 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산에 대해 쓴 책이 아닌 온천과 맛있는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쓴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후지산'을 올라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일본인이라면 살아 생전 한 번은 정상에 오른다는 영산"이라고 하는 이 구절과 이어지는 산행코스에 대한 설명 때문에 생긴 자신감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산행 기점은 차로 오를 수 있는 최대 높이인 2400미터 고고메에서 시작하며, 8부 또는 9부 능선에 자리한 산장에서 잠시 눈을 부친 후 정상에 도착해 일출을 감상하고 당일 하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본문 중에서)

 

이 정도라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지요. 늘 구름에 가린 다른 높은 산들과 마찬가지로 후지산도 좀처럼 그 모습을 보기 어려운 모양입니다. 허영만 화백은 삽화에서 그런 후지산을 '여성산'이라고 표현하였더군요.

 

"후지산은 여성산이다. 미인이 오면 질투심 때문에 미남이 오면 수줍음 때문에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본문 중에서)

 

책에는 허영만 선생 일행이 후지산 정상에 올랐다는 이야기조차 없는데도 불구하고, 스스로 생각해도 신기하게 언제가 기회를 만들어 후지산 정상을 밟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전기도 없고... 전파도 닿지 않는 아오니 온천

 

한편 가장 마음이 가는 온천은 아오모리에 있는 '아오니' 온천이었습니다. 1872년에 창업하여 료칸 건물이 국가유형문화재로 등록되어 있다는 '아라이 료칸'의 덴표 대욕탕보다 '아오니' 온천에 더 마음이 끌린 까닭은 바로 다음 구절 때문입니다.

 

"그곳에는 전기는 물론이고 전파도 닿지 않아 휴대전화를 꺼낼 일도 없었다. 인터넷을 비롯한 온갖 문명의 이기는 다른 세상 이야기일 뿐이었다. 방 안에 있는 거라고는 탁자와 보온병뿐, 마치 수행 중인 스님의 암자처럼 정갈한 초라함으로 가득했으며, 난방을 위한 구식 석유난로는 정겨운 추억을 새록새록 끄집어내기에 충분했다."(본문 중에서)

 

전기도 없는 아오니 온천에 어둠이 내리면 180여 개의 램프가 온천 구석구석을 밝힌다고 합니다. 부자나라 일본에 아직도 이런 곳이 남아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이런 곳에서 불편한 휴식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더 없이 부러웠습니다.

 

음식도 한 가지 소개해볼까요? 저자인 허영만, 이준호의 여행기에는 맛있는 것은 기본이고 신기하고 흥미로운 음식이야기가 많이 있습니다. 예컨대 불에 3시간 동안 구운 돌을 삼나무 통에 넣어 끊이는 '이시야키 나베', 1860년 이래 7대째 한 자리에서 가업을 잇고 있다는 왕실진상품인 '이나니와' 우동과 같은 이야기들입니다.

 

 

1kg당 100만 원 검은 다이아몬드... 오마 참치

 

그중에서도 가장 놀라운 음식은 '마구로'입니다. 일본은 전 세계 참치 어획량의 70~80%를 소비하는 나라라고 하는데, 그 중에서도 유독 애지중지 귀한 대접을 받는 최고의 참치가 바로 '오마' 참치라고 합니다.

 

"일본 본토 최북단의 작은 어촌 오마 앞바다에서 잡은 이 참치를 가리켜 사람들은 '검은 다이아몬드'라고 하는데, 21세기 들어 kg당 100만 원, 총 2억2000만원이라는 경이적인 가격으로 경매기록을 갈아치우며 화제가 됐다."(본문 중에서)

 

가격이 이런 정도이니 실제로 먹어볼 기회가 있을지는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또 한 가지 끌리는 음식은 홋카이도의 게 요리입니다. 워낙 게를 좋아하는 탓에 몸통이 25cm, 다리를 펴는 1m가 넘는 왕게를 소개하는 대목에서는 절로 침이 고이더군요.

 

삶아 먹는 방법 외에 게를 전골로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신기하였지만, 회나 초밥으로 먹을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홋카이도를 여행할 일이 있다면 꼭 먹어볼 참입니다. 또 일본 여행을 가면 꼭 가보고 싶은 음식점도 생겼습니다.

 

50년 이상 생선 만지는 일을 해온 75세의 모리타사장이 28년간 초밥을 만들어 팔고 있는 고쿠라에 있는 '모리타 스시', 그리고 산꼭대기에 소바집을 열어 3일 전에 수확한 메밀로 만든 소바를 하루에 100그릇만 판다는 '이시타타미 무라'가 바로 그곳입니다.

 

작년에 일본을 여행할 때 고쿠라역 근처에서 초밥집을 찾아다닌 일이 있는데, 그 전에 이 책을 읽었었더라면 아마 '모리타 스시'를 찾아갔겠지요. 2년 간 취재 여행을 하면서 엄선한 13개 지역을 소개하고 있습니다만, 지도를 찾아보면 가히 일본 전역을 골고루 소개하고 있습니다.

 

출장이나 연수 혹은 여행으로 일본 어디로 가더라도 멀지 않은 곳에 이 책에 소개한 지역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비교적 자주 다니는 후쿠오카 쪽만 하더라도 오이타, 나가사키, 가고시마, 기타큐슈 등이 이 책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만약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떠나기에 앞서 <식객> 허영만 선생의 일본 리스트를 먼저 한 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허영만 맛있게 잘 쉬었습니다 - 10점
허영만.이호준 지음/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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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
  1. 이윤기 2013.08.29 09:3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 같은 서민은 이런 언청난 참치를 직접 맞 볼 기회는 없을듯 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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