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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행정구역통합

마산분리 실패하면 누구 책임일까?

by 이윤기 2013.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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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 의원이 앞장서고 있는 마산 분리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청사조례안 무효소송이 법원에 의해 각하' 되면서 마산분리 법안 통과에 마산 지역 국회의원이 힘을 모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물거품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아침 신문을 보니 이주영, 안홍준의원의 갈등이 지역민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 같습니다. 안홍준 의원이 "통합 이후 3년이 지난 지금까지 갈등이 계속되는 책임을 시의원들에게 전가하면서, 갈등을 풀지 못한 시의원들의 전원 사퇴를 주장"하였더군요.

 

또 "마산 분리는 지역 발전에 역행하는 것으로 개정 벌률안의 국회 통과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면서 자신은 마산 분리 법안 통과에 협력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마산분리 법안이 국회에 상정된다고 하더라도 안홍준의원의 서명없이 상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만약 안홍준 의원이 마산 분리 법안에 서명하지 않는다면 법안은 그의 발언처럼 "국회 통과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지만 반대로 안홍준 의원이 서명만 한다면 "국회 통과가 사실상 기정사실이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해당 상임위 국회의원들 누구도 마산이 창원에서 분리되는데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입장을 반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던 지방행정체제 개편이 창원을 제외한 전국에서 모두 실패하였고, 더 이상 지방행정체제를 창원과 같은 방식으로 통합을 추진할 가능성도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청사 위치를 둘러싼 창원시의 갈등은 행정구역 통합의 전국적인 실퍠 사례로 남을 것이기 때문에 이런 실패를 바로 잡는 차원에서 얼만든지 분리를 추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산분리 칼자루는 안홍준의원이 쥐고 있다

 

따라서 마산분리의 칼자루는 안홍준 국회의원이 쥐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안홍준 의원이 시청사 이전, 도청사 이전 같은 불가능한 목표를 포기하고 마산분리에 매진하면 얼마든지 마산은 분리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지금처럼 안홍준 의원이 통합을 유지하겠다는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국회통과가 사실상 불가능" 할 것입니다.

 

결국 마산이 분리에 성공 여부는 90% 이상 안홍준의원의 결심에 달려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아울러 만약 마산분리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는 경우 그 책임 역시 그의 전적으로 안홍준의원에게 돌아갈 것이 분명합니다. 이미 마산 지역에서는 정당과 시민사회단체가 마산분리를 위한 연석회의를 구성하여 분리 법안 통과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다각적인 노력도 안홍준 의원의 협력이 없으면 사실상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새누리당이 다수당인 국회에서 마산지역 새누리당 국회의원 두 사람이 뜻을 합치지 못하였는데, 이를 상임위원회나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가능성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지금 상황에서 이주영 의원이나 정당, 시민사회 연석회의에서 마산분리 법안 제출을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앞으로 마산 분리 운동의 불씨를 살려갈려면 상임위원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여 지역의 민의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마산분리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 그 책임을 분명히 하는 의미도 있다고 봅니다. 내년 지방선거와 2016년에 치뤄지는 총선까지 '시청사 문제'와 '마산 분리 문제'는 지역에서 가장 큰 선거의 쟁점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예컨대 2014년 지방선거 결과 그리고 2016년 총선 결과에 따라서 마산분리 문제는 새롭게 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왜냐하면 안홍준 의원의 바람처럼 창원으로 정해진 청사를 다시 옮기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고, 도청사가 이전되는 일도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정부의 중재나 조정도 불가능한 일입니다.

 

창원 시청사 문제는 지방정부간의 갈등이 아니라 지방정부 내의 갈등입니다. 통합 전에는 2개, 진해를 포함하면 3개의 지방정부가 있었기 때문에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의 갈등 조정에 나설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통합 창원시 내부에서 일어나는 지역 갈등에 불과합니다.

 

이런 지역 갈등에 중앙정부가 관여하는 것은 '지방자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청와대 국회가 종로구와 강남구 간에 갈등에 개입하여 어느 한 쪽을 편드는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안홍준 의원의 기대처럼 중앙정부가 이 문제에 개입하여 갈등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결국 모든 논란을 풀 수 있는 열쇠는 오직 안홍준 의원이 쥐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지금이라도 안홍준 의원만 힘을 합치면 마산 분리는 일사천리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안홍준 의원이 뜻을 합치지 않으면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도 과도 모두 안홍준 의원 몫이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시의원들에게 책임 전가해서는 곤란

 

한편 통합 이후 창원시의 갈등을 풀지 못한 책임이 과연 전적으로 시의원들에게 있는지도 한 번 짚어 보아야 합니다.  겉으로 보기에 시의회에서 수 차례 몸싸움을 벌인 시의원들이 갈등의 주체인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갈등을 풀지 못한 책임은 시장과 국회의원들에게 있습니다.

 

현재의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구도 아래에서 시의원들이 국회의원의 뜻과 상관없이 지역의 가장 큰 현안인 '청사 문제'에 대처할 가능성은 0%에라고 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작금의 지역간 갈등 상황은 시의원들이 지역 주민들의 뜻을 잘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시의원들이 이념과 정당을 초월하여, 마산, 창원, 진해로 나누어 지역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 것은 모두 내년 선거를 의식하면서 지역민의 뜻을 어느 때보다도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마산, 창원, 진해 지역 시민들이 서로의 이익을 쫓아 갈등하고 부딪히고 있는 현재 상황의 책임은 전적으로 이해와 갈등을 통합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못한 시장과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시의원들 역시 지역구 주민들의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소신에 따라서 의정활동을 하지 못한 책임은 있겠지요.

 

하지만 그 책임이 시장이나 국회의원보다 책임이 커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만약 통합창원시 출범 이후 지금처럼 갈등이 확산되고 있는 책임을 누군가 져야 한다면 지역 국회의원 5명이 1차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정치적 책임을 지고 그 직을 사임해야 한다면, 지역 국회의원들이 먼저 사퇴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선출된 시의원들은 시청사 마산 유치에 직을 걸었던 사람들이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 선출된 마산 지역 국회의원들은 모두 시청사 유치를 공약하였으며, 공 사석에서 시청사 유치에 국회의원직을 걸었던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을 원망하고, 시의원이나 시민단체 혹은 지역 언론의 책임을 비판하기에 앞서서 가장 먼저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