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읽기 - 정치

안상수 창원시장 출마의 노림수는?

by 이윤기 2014. 2. 7.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며칠 전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의 창원시장 출마설이 불쾌하다(2014/02/04 - 안상수 창원시장 출마설, 불쾌하다)는 글을 블로그에 공교롭게도 이틀 만에 공식 출마선언이 나왔습니다.

 

덕분에 이틀 전에 "안상수 창원시장 출마설, 불쾌하다" 는 글을 포스팅한 제 개인 블로그는 평소보다 방문자가 2000여명이나 늘었습니다. '안상수 창원시장'으로 검색해서 유입된 방문자가 눈에 띄게 많았습니다.

 

당 대표를 지낸 4선 의원이 경남도지사 출마를 포기하고 기초 자치단체인 창원시장에 출마하는 유례가 없는 낙하산 출마이기 때문이었으리라 짐작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중앙정치권에서 경험 많은 정치인이 급을 한 참 낮춰 창원시장에 출마하는 것을 두고 파격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입니다만, 그렇게 보기는 어렵습니다.

 

 

 

안상수 출마, 결코 파격이라고 볼 수 없다

 

만약 안상수씨가 모 지역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와 경남도지사 출마를 저울질 하지 않고 처음부터 창원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준비했다면 '파격'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안상수씨는 국회의원 보궐 선거 출마를 통해 중앙정치권 복귀를 노리다가 실패하였고, 경남도지사 출마를 준비하다가 여당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낮아서 창원시장으로 급을 낮춘 것이기 때문입니다.

 

진심으로 고향인 창원을 위해 마지막 정치적 봉사를 하겠다고 파격적인 출마를 할 거라면 창원시장에 출마할 것이 아니라 시의원으로 출마를 했어야 합니다. 안상수씨가 창원시장 대신에 창원시의원으로 출마했다면 중앙정치권의 퇴물 낙하산이 아니라 진정한 파격이라고 인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안상수씨의 창원시장 출마를 '파격'이라고 볼 수 없는 까닭은 그의 출마 기자 회견문에서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도지사 도전은 부드러운 지도력과 도정에 전념하면서 경남을 발전시킬 역량을 갖춘 박완수 후보에게 넘기겠다"


"“고향발전을 위한 비전을 실현하는데 경남지사든 창원시장이든 그 자리가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해 창원시장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

 

"제가 태어나 자란 통합창원시는 갈등을 화합과 소통으로 이끌고 균형적인 발전을 이루어야 할 뿐만 아니라 인구 110만 준 광역시로서 도약의 새 시대를 열어가야 할 중대한 과제가 있다"

 

 

"고향 발전을 위한 비전을 실현하는데 경남지사든 창원시장이든 그 자리가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지만, 사실은 당내 경선 과정을 놓고 유불리를 따져서 결정하였을 것입니다. 그의 본심을 더 잘 나타주는 것은 바로 다음 이야기입니다.

 

"인구 110만 준 광역시로서 도약의 새 시대를 열어가야 할 중대한 과제"를 말하였는데, 주목해야 할 것은 창원시가 통합이 되어 준광역시 규모를 갖추었다는 것이고, 행간을 읽으면 "도약의 새 시대를 열어가야 할 중대한 과제"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컨대 안상수씨는 창원시장에 당선되어서 도지사와 같은 급인 광역단체장이 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미 박완수 시장 시절부터 통합 창원시를 광역시로 승격시키자는 제안이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물론 경남에서 창원시가 광역시로 빠져나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이 있습니다만, 가능성이 전혀 없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안상수 창원시장 당선 된 후...광역시로 승격된다면?

 

바로 이 대목과 기자회견에서 안상수씨의 발언을 종합하면 박완수 - 안상수 연대설이 매우 신빙성이 있다는 합리적인 추론에 이르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박완수 전시장이 경남도지사가 되면 통합창원시가 광역시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합의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합리적 의심(?)까지 해 볼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이런 의심이 혹시라도 사실이라면 안상수씨의 급에 맞지 않는 창원 출마 선언도 이해하지 못할 일은 아닙니다. 전국 최고 규모의 기초자치단체인 창원시장으로 당선된 이후에 창원시가 광역시로 승격된다면, 경남도지사에 당선되는 것보다 별로 못할 것도 없는 일이니까요.

 

제가 너무 성급하게 소설을 썼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언론에 보도되는 박완수 - 안상수 연대설을 보면 박완수 전 시장이 얻는 것에 비하여 안상수씨가 얻는 것이 너무 없는 불합리한 거래(?)로 보이기 때문에 이런 의심을 해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실제로 예선에서 홍준표 도지사와의 경선에서 박완수 전 시장이 승리하고, 본선에서도 박완수 시장이 승리를 거두어 경남도지사가 되면, 창원시가 광역시로 승격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반대 하지 않는)을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안상수씨가 중앙정치권의 퇴물 정치인이 창원시장에 출마한다는 여론의 온갖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출마를 하는 까닭을 설명하기에 이 정도면 상당히 일리 있는 추론이 아닐까요? 안상수씨가 창원시장으로 당선되는 것으로는 정치적 재기를 했다고 할 수 없겠지만, 만약 창원시가 광역시로 승격된다면 그 위상이 완전히 달라지지 않을까요?

 

어쨌든 이런 노림수 조차 없이 온갖 비난이 쏟아질 것을 알면서도 창원시장에 출마를 강행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새누리당 창원시장 후보가 될 수 있을지 또 새누리당 후보가 된다고 해서 당선될 수 있을지 아직은 알 수 없는 일입니다만, 어쨌든 그가 오직 자신의 정치적 재기를 위해 창원시장직을 노리는 것은 매우 불쾌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