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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정치

낙하산 시장 막을 후보 정녕없나?

by 이윤기 2014.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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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쯤 전에 새누리당 창원시장 후보로 당대표를 지낸 안상수씨가 출마한다는 소식을 듣고 "불쾌하다"는 소견을 블로그 포스팅을 통해 말씀드린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불쾌한 일이 어느새 기정사실이 되었고, 한 달이 지나고 보니 이 낙하산 인사의 본선 출마와 당선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는 것 같아 참 답답합니다.

 

2014/02/07 - [세상읽기 - 정치] - 안상수 창원시장 출마의 노림수는? 

2014/02/04 - [세상읽기 - 정치] - 안상수 창원시장 출마설, 불쾌하다

 

최근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안상수씨가 유력한 새누리당 후보가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오랫 동안 창원시장 출마를 준비해오면서 마산시의회 의원과 경남도의원을 거쳐 경남도의회 의장까지 지낸 '김오영 의원'이 창원시장 출마를 포기하였습니다.

 

김오영 의원 개인으로 보면 창원시장에 출마했다가 새누리당 공천을 못받을 바에는 차라리 급을 낮춰 도의원으로 다시 출마하던지 혹은 유력 후보를 지지하는 현실적 선택을 하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지지 정당이나 인물을 떠나서)시민의 입장에서 볼 때 참으로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김오영 의원이 창원시장에 당선되면 안상수씨보다 더 나은 시정을 펼칠 수 있다는 확신 같은 것은 없습니다만, 어쨌든 서울에서 지방으로, 중앙 정치권에서 지방 정치로 내려 온 퇴물 낙하산에게 밀려나는 것은 지역 시민으로서 매우 안타깝고 서글픈 일이었습니다.

 

여야 통틀어도 안상수 막을 후보 없단 말인가?

 

아직 새누리당의 창원시장 후보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 정황상 낙하산 인사로 굳어지는 분위기인것 같습니다. 김오영 의원의 불출마선언도 안타깝지만, 더 안타까고 절망스러운 것은 민주 진보 진영에 '안상수'와 당락을 겨뤄 볼 만한 유력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입니다만, 현재 범야권의 창원시장 후보로 거론 되는 인사들을 보면 그동안 이런 저런 선거에 출마하였지만 안상수와 당락을 놓고 겨뤄볼만한 성과를 올리지 못하였거나 혹은 그럴만한 신뢰를 주지 못하는 분들 뿐입니다.

 

지금 거론 되는 후보들로는 야권 연대를 하건, 예비 경선을 하건 흥행을 일으키기도 어렵고 본선에서 안상수와 '당락'을 놓고 한 판 대결을 해볼만한 후보가 없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야권의 후보 단일화 같은 것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범야권에서 창원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분들 중에는 본선에서 새누리당 후보(안상수가 유력하다면)와 당락을 겨룰만한 분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후보 단일화 조차 별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일 수록 야당들은 제 각각 후보를 내고 본선을 완주 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예컨대 범야권에서 후보 단일화 논의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은 당락을 놓고 겨뤄볼 구도조차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교육감 선거를 위하여 시민단체가 나서서 후보 단일화를 이뤄낸 것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그 시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였던 3.15와 10.18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일어났던 도시에 살면서 '중앙 정치의 퇴물 낙하산 인사'가 지역 정치를 유린하고 창원시장으로 무혈입성하는 꼴을 그냥 지켜만보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 분통 터지는 일입니다.

 

1980년 대부터 본격화된 학생운동, 노동운동의 빛나는 역사 그리고 1990년 대 이후 시민운동의 큰 물줄기를 형성하였던 마산, 창원 지역에서 '중앙정치의 퇴물 낙하산'을 막을 만한(한 번 제대로 겨뤄 볼 만한) 유력 후보 한 명 출마시킬 수 없다는 것이 정말 허무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민주화 운동, 시민운동 30~40년 역사에도 불구하고 이렇듯 무기력하게 점령(?) 당해야 한다는 것이 치욕스럽게 느껴집니다. 학생운동, 시민운동에 30년 가까이 몸담고 있었으면서도, 이렇게 참담한 일을 당하면서도 창원 시민들에게 "여기 이 사람이면 됩니다" 하고 자신있게 후보(야당 후보, 시민 후보) 조차 추천하지 못하는 현실(역량)을 부끄럽습니다.

 

지역운동, 풀뿌리 주민자치를 통해 지역 주민들 속에서 성장한 시민 후보들이 시의회에 진출하여 시민사회의 영역을 확장하고, 탁월한 시의원 활동의 성과를 바탕으로 지역 주민들의 성원 속에 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다른 지역 사례를 보면 더욱 부끄럽고 안타깝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