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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관타나모 폐쇄 오바마, 노무현처럼 될까 걱정이네

by 이윤기 2009.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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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초기 오바마 개혁은 좌초하는가?

오바마 대통령의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행정명령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하는군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이틀 째인 1월 22일 '인권침해 논란을 빚어온 쿠바 관타나모기지내 테러용의자 수감시설 및 국외 중앙정보국(CIA)감옥을 폐쇄하고 고문을 금지토록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하였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과정에서 인권침해 놀란의 대상으로 국제 인권 단체 등으로부터 폐쇄요구를 받아왔던 관타나모 기지를 폐쇄하겠다고 공약하였고, 대통령 취임 직후 1년내에 '관타나모'를 폐쇄토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였습니다.

백악관측은 "관타나모에 수감된 용의자들은 향후 1년 이내에 모두 석방되거나 출신국 또는 제 3국 및 미국 내 다른 수감시설로 이송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합니다. 아울러 수감자들에게는 즉시 '인도적인 구금 기준'이 적용되고, 30일 안에 국방장관은 관타나모 수감시설의 현황을 점검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하였답니다.



관타나모 폐쇄, 오바마 개혁의 나침반

현재, 관타나모에는 245명이 수감되어 있다고 합니다. 미국과 세계 인권단체들로부터 끊임없는 비판을 받고 있는 '관타나모 수용소'는 인권유린, 강제구금, 기본권 침해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한국의 '국가보안법'과 닮은 꼴이 많습니다.

한때, 개혁세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는 한국 대통령 노무현은 '국가보안법 폐지'에 실패함으로써 변화와 개혁의 바람을 일으키지 못하고 수구 보수세력에게 발목을 잡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의 노무현 전대통령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 같습니다.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여부는 세계의 주목과 기대를 받고 있는 오바마의 개혁 정책에 시동이 걸리느냐, 마느냐를 좌우하는 계기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2월 1일자 보도를 보면, 오바마 대통령이 관타나모 수감자들에 대한 군사재판을 120일 간 중지하도록 요청하였는데, 관타나모 군사법원의 '제임스 폴'이라는 판사가 백악관의 행정명멸을 거부하였다고 합니다. 미국에도 취임 한 달도 안된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거부하는 배짱(?)있는 꼴통(?) 판사가 있더군요. 

관타나모는,
지구상에 있는 곳이지만, 지구상에 없는 곳이기도 한 땅
미국이 땅이 아닌데 미국이 지배하는 땅
미국이 실제로 지배하지만, 미국법을 적용을 받지 않는 땅
미국 법도, 쿠바 법도, 국제법도 적용 받지 않는 땅,
세상에 있는 곳이지만, 세상에 없는 것과 다름 없는 땅 입니다.



미국법도 국제법도 적용받지 않는 무법천지 '관타나모'

마치, 세계 불가사의를 소개하는 듯한 이 곳은 바로 쿠바에 있는 관타나모에 있는 미군기지입니다. 관타나모는 미국이 실효적으로 지배하지만, 미국이 아니기도 하고 미국이기도 한 땅 입니다.

최근 제가 읽은 책 <촘스키, 변화의 길목에서 미국을 말하다>에 나와 있는 관타나모 이야기를 소개해봅니다.

"미국의 대법원은 관타나모에 수용된 사람들에 대해 법을 적용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그 이유는 관타나모가 미국의 관할권 아래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입니다."부시 정부와 미국 의회도 관타나모가 국제법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고 이구동성으로 주장합니다. 결과적으로 관타나모는 아주 편리한 고문실이 되었지요."

누구 주장이냐구요? 미국의 양심적 지성이라고 불리는 '노엄 촘스키'의 이야기입니다.

"현재 미국은 관타나모 기지를 자국의 국내법이나 국제법을 위반하지 않으면서 가둬두고 싶은 죄수를 수용하기 위한 교도소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국내법과 국제법을 모두 위반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겠지요. 촘스키는 관타나모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쟁조차도 필요없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을 그곳으로 보내는 것조차 불법이기 대문이라는 겁니다.

"미국 정부가 그들을 관타나모의 교도소로 보내는 것을 보자마자 우리는 그것이 국제인권법을 위반하는 행위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쿠바 땅, 관타나모가 미국의 고문실이 된 역사

관타나모에 왜 미군기지가 있을까요? 저는 2007년 8월에 개봉한 영화 '관타나모로 가는 길'과 마이클 무어가 만든 영화 '식코'를 보면서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왜? 관타나모에 미군기지가 있는 것인지? 하는 의문을 풀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1898년에 미국은 스페인으로부터 해방시킨다는 구실로 쿠바를 침공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미국은 스페인으로부터의 해방을 오히려 지체 시키면서 1959년까지 카스트로가 쿠바혁명에 성공할 때까지 실질적인 식민지로 예속시켰습니다.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이 1903년에 매년 금화 2,000개(약4,085달러)를 지급한다는 조건으로 쿠바로부터 관타나모 기지를 조약에 따라 임차했고 이후 1959년 쿠바 혁명 후 양국은 이 기지를 놓고 계속 갈등을 빚어왔다.

관타나모는 쿠바로부터 이른바 조약이라는 것을 통해서 임차한 것으로 되어있지만 본질적으로는 미국이 총부리를 겨누고 빼앗은 땅 입니다.
조약체결 당시, 쿠바는 미국의 점령 아래 있었구요. 그런 상황에서 조약에 도장을 찍지 않으면 빼앗아버리겠다는 협박으로 관타나모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원래 미국은 관타나모를 '석탄보급창'으로 사용한다는 명분으로 조약을 체결하였는데, 실제로는 군사기지로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은 총부리를 겨누고 협박하여 강제로 맺은 조약 조차도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쿠바는 여러 차례 조약을 파기하고자 하였지만, 미국은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피델 카스트로와 쿠바 정부는 미국이 매년 지불하는 쥐꼬리만한 관타나모 기지 사용료 수령을 거부해오고 있다고 합니다.

관타나모, 미국의 쿠바 '알박기' 전략

쿠바 지도를 들여다보면, 관타나모는 부동산 투기꾼들처럼 미국이 쿠바에 '알박기'를 해놓은 것과 다를바가 없습니다. 관타나모는 쿠바 동부지역의 주요 항구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인데, 미국이 강점하고 있음으로 인하여 항구로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눈에 가시 같은 쿠바에 미군이 '알박기'를 제대로 하고 있는 셈 입니다.

지난 29일,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쿠바정부 웹사이트에 올린 칼럼에서 “(미국이) 쿠바 국민 의사에 반해 쿠바에 군사기지를 유지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국제법 원칙을 어기는 것”이라며 반환을 요구하였습니다. 그는 “쿠바 국민의 의지를 존중하지 않는 것은 건방진 행위이자 강대국의 권력남용”이라고 주장하였다고 합니다.

세계인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미국 흑인 대통령 덕분에 쿠바 관타나모에 50년 만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라는 첫 번째 과제에서 오바마의 개혁정책이 좌초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