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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행정구역통합

계란 두 개로 야구장 논란은 끝나나?

by 이윤기 2014.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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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출신 김성일 시의원이 진해로 결정되었던 새 야구장 부지를 마산을 옮긴데 대한 항의로 지난 16일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안상수 창원시장에게 계란을 던졌습니다.

 

이날 계란 사건을 언론들이 자세히 보도하였는데, "김성일 의원은 유원석 의장의 개회사가 끝나자마자 '그 자리는 통합 창원시장 자리인데 왜 마산시장이 앉아 있냐며, 당신이 안 나가면 내가 나가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안 시장이 앉은 자리 앞으로 걸어가 '강제로 통합을 시켜 놓고 야구장을 뺏느냐. 이게 무슨 짓이냐'고 외친 후 양복에서 날개란 두개를 꺼내 차례로 던졌다"고 합니다.  

 

첫 번째 던진 계란은 안 시장의 오른쪽 어깨에 맞아 계란 일부가 얼굴과 몸에 튀었으며, 두 번째 계란은 회의장 벽에 맞은 뒤 시장과 부시장 주변으로 튀었다고 합니다. 이날 계란을 던지는 장면은 언론사 기자들의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겨사진과 동영상으로도 다시 볼 수 있습니다.

 

 

   

 

계란 2개 던진 것을 두고 '테러'운운하는 저의는?

 

이 일을 바로보는 지역 언론이나 이해 당사자의 시각도 다양합니다. 어떤 언론에서는 계란 봉변이라고 썼고, 어떤 언론에서는 '계란투척'이라고 보도 하였으며, 창원시는 "계란 테러'라고 표현 하였더군요.

 

계란 봉변 사건이후 창원시의 대응을 보면 일부러(?) '오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컨대 '계란 테러'라는 표현이 대표적입니다. 테러는 상대방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위해를 가하는 것이 목표인데, 계란을 던져서 상대방에게 위해를 가할 수는 없습니다.

 

계란 투척은 상대방에게 위해를 가하기 위한 행위라기 보다는 '창피'나 '모욕'을 주기 위한 행위로 보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안상수 시장은 계란으로 테러를 당한 것이 아니라 시의원이 계란을 던지는 바람에 '봉변'을 당한 것이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됩니다.

 

안상수 창원시장에게 계란을 던진 사건을 두고 창원시는 지나치다 싶을 만큼 예민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계란을 던진 것을 두고 '계란테러'라고 규정짓는 것도 그렇고, 김충관 제 2부시장이 나서서 김성일 시의원과 유원석 의장 사퇴를 요구한 것도 마찬가지 입니다.

 

더군다나 시정에 불만을 품은 시의원의 시장에게 계란 두 개 던진 사건을 두고 '108만 시민 모독 행위' 운운하고, 사전 공모설을 제기하면서 수사 운운하는 것은 이번 계란 사건으로 '야구장 입지 논란'을 마무리 짓기 위한 전략이라는 의심까지 듭니다.

 

당장 옛 진해시민들 대부분은 시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고, 옛마산시에 사는 저도 시민에 대한 모독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궁지에 몰린 진해출신 시의원이 계란투척 밖에는 항의 할 방법이 없었나 보다 하는 측은한 마음이 들기는 합니다.

 

실제로 창원시는 계란 사건 다음 날 김의원을 경찰에 고발하고, 시의회에는 김성일 의원에 대한 제명조치를 요구하였다고 합니다. 시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자료제출 요구 등 의회의 의정활동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고 합니다.

 

 

 

창원시 초강경 대응은...야구장 논란 잠재우기용?

 

하지만 계란 사건 이후 김성일 시의원이 언론을 통해 입장을 밝힌 것을 보면 자진 사퇴할 가능성은 없어 보이고, 의회 윤리위원회에서도 여러 단계의 징계 중에서 가장 중징계인 '제명'이 결정될 가능성이 매우 낮습니다. 시장에게 계란 2개 던진 사건으로 동료의원을 제명하는 결정이 내려지기는 어렵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이런 사정을 모를리 없는 창원시의 초강경 대응은 "옳거니 잘 됐다, 이걸로 야구장 문제는 끝났다" 하는 마음으로 여론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는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 기회에 진해 시민들의 반발을 확 꺽어 놓겠다는 복심이 깔려 있는 것 같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김성일 시의원의 야구장 이전 반대 활동 뿐만 아니라 진해 시민들의 규탄집회와 삭발 등 집단적 반발까지 이번 기회에 잠재우겠다는 정치적 판단이 깔려 있는 것 같다는 것이지요. 진해시민들은 안상수 시장을 향해 계란을 던지는 장면을 보고 속이 시원했을지 모르겠지만, 야구장 입지 논란을 둘러 싼 여론전에서는 수세에 몰릴 가능성이 더 높아보입니다.

 

어쩌면 진해 구민들의 야구장 이전 반대, 진해시 분리 같은 요구는 모두 '계란 사건' 여론몰이에 밀려 버릴지도 모르게 생겼습니다. 아무튼 이름도 뺏기고 야구장도 뺏긴 진해...암만 생각해봐도 토사구팽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