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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책과 세상 - 교육, 대안교육

자유가 아이들을 행복하게 한다.

by 이윤기 2009.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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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A.S.닐의 <자유로운 아이들 섬머 힐>

"이런 학교를 상상해보라 모든 아이들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 될 자유를 누리는 곳, 성적이 아니라 스스로의 판단으로 성공을 결정하는 곳 불행한 아이들이 치유되는 곳, 원한다면 며칠, 몇 달, 몇 년이라도 놀 수 있는 곳 그리고 앉아 꿈꿀 시간과 공간이 있는 곳"


세상에 이런 학교가 있을까? 세상에는 이미 이런 학교가 있다. 1921년 A. S. 닐이 영국에서 설립한 서머힐이 바로 그곳이다. "학습뿐 아니라 생활 전반에서 아이들이 누리는 완전한 자유, 아이들의 자율과 자치로 운영되는 남녀공학 기숙학교 서머힐의 모습은 당시로 파격적이었다." 아니 우리나라에서는 80년이 더 지난 지금도 파격적인 모습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국내에도 많은 종류의 대안학교들이 생겨나고 있고 그 가운데는 서머힐과 같은 성공을 이루어가고 있는 곳도 있다. 서머힐의 '자유'만큼 혁신적이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대안학교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국내에도 서머힐과 비슷한 체계에서 세워진 대안학교들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대안학교의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머힐의 정신 혹은 서머힐의 운영으로부터 많은 것들을 배웠다는 것은 쉽게 알아챌 수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는 이미 서머힐과 비슷한 체계에 근거하여 세워진 학교들이 많이 있으며, 더 많은 학교들이 닐이 세운 서머힐 학교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아 운영되어지고 있다.

인터넷 서점만 검색해보면 A. S. 닐과 서머힐에 관한 도서는 국내에 번역되어 소개된 책만 하여도 20여종에 이른다. 이 책은 우선 예전에 내가 읽었던 문고판으로 번역되어 나온 '서머힐'에 비하여 그 분량이 훨씬 많아졌다. "서머힐이 처음 책으로 출간된 것은 1960년 미국에서 출간되어 600여 개가 넘는 대학에서 교재로 채택되며 신드롬을 불러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재정적인 어려움에 처해있던 서머힐을 막다른 궁지에서 구해내는 역할도 하였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출간된 많은 서머힐 관련 책들은 1960년에 출판 된 <서머힐>을 번역한 책이거나 혹은 그 책을 바탕으로 쓰인 책들이다. 이번에(2006년 4월) 출간된 <자유로운 아이들 서머힐>은 1990년 새롭게 출간된 서머힐의 번역본이다. 그래서 책 표지에는 '완전개정증보판'이라는 점이 강조되어 있다. 

편집자 서문에 따르면 닐은 처음 출간된 <서머힐>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미국 출판업자 헤럴드 하트가, 1920년대와 30년대 초반의 아동심리학 즉 프로이트 학설에 근거한 시대에 뒤떨어진 닐의 견해를 책에 포함시켰기 때문이었다. 미국 시장에 맞추기 위하여 닐의 글에 손을 대기도 하였고, 특히 닐의 친구이자 조언자이며 닐 스스로 '호머 레인'과 더불어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사람 중 한 사람이라고 밝힌 '빌헬름 라이히'에 대한 언급들은 모두 빼버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1990년에 출간된 <자유로운 아이들 서머힐>은 이러한 문제점들은 모두 걷어내고 새롭게 '닐과 서머힐'을 소개한 책이다. 닐과 서머힐을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며, 그동안 잘못 알려진 서머힐에 오해와 비난에 대하여서도 상세하게 답해주고 있다.

또한 오래된 닐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국내에 소개된 닐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 있었거나 서머힐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던 사람들이라면 꼭 한 번 다시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여겨진다.

자유로운 아이들만이 정직할 수 있다

<자유로운 아이들 서머힐>은 470여 쪽에 이르는 녹녹치 않은 분량이다. 이 책은 1부와 2부로 나누어져있다. 1부는 1971년에 시점으로 하여 닐이 자신의 유명한 학교에 관해서 들려주는 이야기 형식으로 되어있지만 사실은 그때까지 나온 닐의 저서 20여권과 다른 자료에서 발췌한 내용을 이야기 형식으로 엮은 것이다. 그리고 2부는 닐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자서전과 같은 내용으로 되어있다.

1부에서는 서머힐의 사상이 소개되어 있다. 자유로운 아이들에 관한 닐의 생각은 이렇다. "아이들은 천부적으로 지혜롭고 실제적이다. 어른들이 일절 간섭하지 않고 아이들 스스로에게 맡겨둔다면, 아이들은 자신들이 발전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발전할 것이다."

이를테면 서머힐에서는 "학자가 될 소질을 타고난 아이가 학자가 되기를 원한다면 학자가 될 것이고 거리 청소부에 적합한 아이는 거리 청소부가 될 것"이라고 한다. 서머 힐은 아직 거리 청소부를 길러 낸 적은 없지만 닐은 "학교가 신경증에 걸린 학자보다는 행복한 거리 청소부를 길러내야 한다"는 것이다.

서머힐의 자유란 서머힐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아이들이 모든 것을 원하는 대로하도록 내버려두는 자유가 아니다. 닐은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한 자기가 좋아하는 바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아울러 닐은 "자유로운 아이들만이 정직할 수 있다"고 하였다.


닐은 서머힐을 거쳐 간 수많은 이른바 문제아들에 관하여 말하기를 "나는 정신분석으로 문제아들을 치유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신분석을 받지 않은 아이들 역시 치유되었다. 그래서 문제아들을 치유한 것은 심리학이 아니라 바로 자유, 아이들로 하여금 본래의 자기를 찾게 만든 자유였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고백한다.

닐은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아이들이 인생에서 행복과 재미를 얻으면서 살 수 있는 것은 그들을 '자유'롭게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서머힐을 통해 닐의 생각을 읽어가다 문득 성경에 나오는 것처럼 '진리가 저희를 자유케 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유가 또한 저희를 진리에 다다르게 할 수 있겠다'싶은 생각이 들었다.

에머슨은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한 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라고 하였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닐의 인생은 완전한 성공이다. 그의 책에 나오는 다음 구절처럼 닐은 수많은 아이들의 삶을 행복으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나에게 성공이란 학위나 좋은 직업 그리고 명성을 의미하지 않는다. 증오와 두려움으로 가득 찬 아이의 얼굴이 생명과 행복이 가득 찬 얼굴로 바뀌는 것이 바로 성공이다."(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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