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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고리원전 1호기 폐쇄 10시간 자전거 라이딩~

by 이윤기 2014.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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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1일 고리원전 폐쇄 자전거 캠페인에 다녀왔습니다.(관련 포스팅 : 2014/10/13 - 고리 1호기 폐쇄 촉구 자전거 캠페인) 어제는 고리 원전 1호기를 폐쇄 해야 하는 까닭을 중심으로 후쿠시마와 같은 사고가 났을 때 창원이 얼마나 위험한 지역인가를 정리하여 포스팅하였습니다.


오늘은 창원에서 김해를 거쳐 부산 - 양산 - 부산 기장까지 가는 자전거 라이딩 코스에 대하여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이번 자전거 캠페인의 라이딩을 준비하고 진행한 사람으로서 2차, 3차 자전거 캠페인을 준비하거나 진행하시는 분들에게 좋은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원 39사단 정문을 출발하여 신풍고개로 가는 길은 비교적 완한한 경사구간이지만 초보자들은 힘들어 하였습니다. 하지만 동읍사무소를 지나서 자여사거리 김해대로까지 가는 길은 차량 통행이 많지 않아서 워밍업을 하기에 적절한 구간이었습니다. 


첫 번째 휴식지인 김해진영문화센터까지 가는 길은 비교적 무난하였습니다. 위험 구간이 두 곳 있었는데 바로 동창원 IC 진입로와 진출로였습니다. 동창원 IC 진출로의 경우 자전거 1대가 먼저 앞으로 나가 차량을 통제할 수 있어서 무리없이 진행하였는데, 진입로의 경우 1차선에서 2차로로 주행하는 자전거 대열을 밀고 들어오는 차량들이 있어 위험하였습니다.


고리 원전 폐쇄 자전거 캠페인 소식이 오마이뉴스 페이스북 페이지 커버 사진으로 올랐다


김해진영문화센터에서 김해시내로 진입하는 삼계사거리까지는 크고 작은 오르막이 2~3 있었지만 비교적 무난하게 지나갈 수 있었습니다. 왕복 4차선 국도를 달리는 차량들이 빠른 속도로 이동하였지만 편도 1차선을 확보하고 주행하였기 때문에 큰 무리없이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 구간에서 가장 힘든 곳은 김해시내로 진입하기 바로 직전에 있는 두 곳의 오르막 구간인데, 그 중에서도 '망천고개'가 가장 힘든 구간이었습니다. 참가자 대부분은 망천고개를 무사히 넘었고, 오르막 정상에서 대열을 정비하여 삼계사거리까지 안전하게 주행하였습니다. 





김해 경찰 환상적인 차량 통제로 자전거 라이딩 이끌어...


두 번째 휴식지인 김해경전철 부원역까지는 대부분 내리막길 구간입니다. 다만 교차로마다 우회전으로 진입하는 차량들이 있어서 자전거 대열에 위협이 되었으며 차선 변경 구간이 많았습니다. 우회전 진입 차량은 적절하게 숙련자들이 자전거를 이용하여 막아냈고, 김해 경찰서에서 나온 교통 경찰관들이 적절한 위치마다 싸이렌을 울리면서 차량을 잘 통제해주었습니다. 


김해경전철 부원역을 지나서 낙동강 자전거도로와 만나는 구포대교까지는 화물차량이 많이 다니고, 지하차도도 있고 입체 교차로가 많아서 자전거 라이딩을 하기에 편한 구간이 아니었습니다. 경찰의 협조가 있었기 때문에 무난하게 진행하였지만 만약 경찰의 협조가 없었다면 이 구간 통과에 시간이 많이 걸렸을지도 모릅니다. 



구포대교를 건널 때부터는 강한 바람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구포대교를 통해 낙동강을 지날 때는 강한 바람에 자전거가 휘청휘청하였으며, 패달링을 해도 오르막길을 가는 것 처럼 속도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선두와 후미그룹의 간격이 벌어지기 시작하였고 500미터 이상 차이가 나기도 했습니다. 


구포대교를 지나서부터는 낙동강 자전거길로 접어들었습니다. 낙동강 자전거길이 상대적으로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하였지만 좁은 자전거 도로에 많은 자전거가 다니고, 세발자전거를 타고 나온 꼬맹이들까지 있어서 오히려 위험하였습니다. 실제로 이날도 초보자 한 분이 세발자전거와 부딪쳐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구포대교를 지나서 점심 식사 장소인 화명 생태공원까지는 30명이 대열을 이루어 잘 달렸습니다. 화명생태공원에서 점심식사를 하였는데, '한살림 경남'에서 준비해준 맛있는 도시락을 나눠 먹었습니다. 찹쌀이 섞인 밥이 특히 맛이 좋았습니다. 점심식사 때까지는 계획한 시간보다 약 10분 정도 일찍 목적지로 정한 화명생태공원에 도착하였습니다. 




낙동강 자전거길에서 복병을 만나다


하지만 오후에 만난 복병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구포대교에서 몸을 가누기 힘들 만큼 불던 바람이 낙동강 북쪽에서 남쪽으로 세차게 불었습니다. 자전거를 잘 타는 선두 그룹은 평속 17~18km를 유지하면서 달렸지만, 자전거 타기에 익숙하지 않은 후미그룹은 14~15km로 밖에는 달리지 못하였습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선두 그룹과 후미그룹의 거리가 벌어지기 시작하였으며, 나중에는 후미 그룹에서도 2그룹이 나누어지게 되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후미 두 그룹은 속도가 더 늦은 그룹의 속도에 맞춰서 함께 가도록 하였습니다. 낙동강 자전거길을 따라 양산을 거쳐서 부산 기장으로 가려면 두 번 정도 갈림길이 나옵니다. 


파란색은 본대가 갔던 길, 빨간색은 길을 잘못 든 후미가 갔던 우회 길



한 번은 부산지하철 호포역 부근에서 낙동강 자전거 길을 벗어나 양산천으로 가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양산천을 따라서 상류로 올라가다가 '남부교' 부근에서 지천으로 빠지지 않아야 합니다. 


첫 번째 갈림길에서는 맨 후미 그룹이  올때까지 기다렸다가 함께 이동하였는데, 두 번째 갈림길에서 표지판을 잘못봤는지 그만 '남부교'에서 우회전을 하였습니다.(오후 첫번 째 휴식장소인 동원과학대학으로 가려면 양산타워 부근에서 직진하여 남부교 아래를 지나 남부유수지 체육공원 방향으로 직진하여 양산역과 양산종합운동장을 지나서 우회전 해야 합니다.)


다행히 길을 잘못들었다는 사실을 일찍 알아챘고, 양산천 자전거 길에서 벗어나자 마자 지도를 검색하여 곧바로 우회로를 찾았습니다. 위 사진 GPS 기록에서 보시는 것처럼 양산시내에서 약 4~5km 정도를 우회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최종목적지인 고리 원전에 도착해보니 후미팀이 5km 정도를 더 달렸더군요.(낙동강 자전거 길에서 무전기가 방전되는 바람에 선두 그룹에 연락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양산천을 벗어나서 동원과학대학교 정문앞으로 가는 지방도 2km 구간은 전체 구간 중에서 가장 위험한 길이었습니다. 갓길이 없고 차량 통행량이 많았으며 대형 화물차량도 많이 다니는 길이어서 여간 혼잡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의 협력이 있었지만 오르막 구간이라 자전거 대열이 늘어져서 차량 소통에 영향을 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낙동강 자전거길을 따라서 동원과학대학까지 이동하는 동안 예상보다 1시간 이상 시간이 더 걸렸습니다. 본대와 후미가 떨어진 탓도 있었지만 낙동강 자전거길에서 맞바람을 안고 달리느라고 평속이 현저하게 떨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양산천 자전거 길...갈림길 많아 주의해야...


동원과학대학교 앞에서 명곡교차로까지 약 200미터 구간은 가파른 오르막 구간이지만 선두 그룹은 무리없이 자전거를 타고 가뿐하게 오르막 구간을 통과하였고, 후미 그룹은 자전거를 끌고 오르막 구간을 통과하였습니다. 해발 550여미터의 군자산을 뚫고 지나가는 법기 터널은 길이가 길었지만 차량 통행이 많이 않았고 갓길이 충분히 확보되어 있어 예상보다는 쉽게 통과하였습니다 


법기터널을 지나면 월평교차로까지는 대부분 내리막길입니다. 그런데 워낙 바람이 강하게 불어서 내리막길인데도 패달링을 하지 않으면 자전거가 앞으로 나가지 않을 만큼 바람이 강하게 불었습니다. 오후내내 바람을 안고 다리느라 체력도 많이 소진되었습니다. 


월평교차로를 지나면 가장 긴 오르막 구간입니다. 정관로를 따라 부산추모공원입구까지 가는 약 2.5km오르막 구간인데, 맞바람에 지친 참가자들은 이 구간을 올라가면서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다행히 초보자들과 체력 부담이 있는 참가자들은 동원과학대학교 앞에서 버스로 부산추모공원까지 이동하였기 때문에 예상보다는 쉽게 오르막구간을 지났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갈수록 속도가 조금씩 느려졌습니다. 부산추모공원에서 정관로를 따라 기장군 좌천사거리까지 이동하는 구간은 95%가 내리막길입니다. 정관신도시를 지나는 정관로는 차량 통행이 많이는 않았지만 차들이 빠른 속도로 달리가 가끔 우회전 차량들이 진입을 시도하기도 하였습니다. 경찰 협조는 소극적이었지만 적절하게 우회전 차량들을 막아내면서 무사히 이동하였습니다. 


좌천사거리로 진입하기 직전에 작은 오르막 구간이 한 번 있었는데, 이곳에서 맨 후미 진행자의 자전거가 펑크가 나는 바람에 잠깐 휴식을 하면서 시간이 지체되었습니다. 펑크 수리를 마치고 곧장 고리 원전으로 향해 달렸는데, 해맞이로를 따라서 임랑 해변까지 가는 약 2km 구간도 여간 위험하지 않았습니다. 


동원과학대학교 진입로처럼 갓길이 없고 공사구간도 있었으며 오르막 구간까지 있어서 참가자 대열이 끊어져서 겨우 임랑해변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전체 구간 중에서 가장 위험한 구간이 동원과학대학교 진입로와 해맞이로였던 것 같습니다. 



고리원전 진입하는 '해맞이로' 갓길도 없는 위험 구간


임랑해안도로를 따라 고리원전까지 가는 길은 파도가 심하게 치는 바닷길을 따라 달리는 즐거운 라이딩이었습니다. 몸은 지쳐서 힘들었고 여전히 바람이 강하게 불어 자전거가 쉽게 앞으로 나가지 않았지만 눈 앞에 목적지를 바라보면서 달렸기 때문에 남은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고리 원전까지는 약 95km를 달렸습니다. GPS마다 기록이 조금씩 달랐는데 몇 사람의 평균 기록을 계산해보면 95km 정도되었습니다. 아침 7시 30분에 창원 39사단 정문을 출발하여 오후 5시 30분에 고리원전에 도착하였습니다. 점심시간과 휴식 시간을 포함하여 약 10시간 정도 라이딩을 하였습니다. 


고리 원전에서 짧은 집회와 퍼포먼스를 마치고 자전거를 트럭에 싣고 버스를 타고 창원으로 돌아왔습니다. 출발 지점으로 되돌아 온 시간은 저녁 8시 30분...트럭으로 운반해 온 자전거를 찾아서 헤어진 시간은 밤 9시가 다 되었더군요. 힘들었지만 보람있고 즐거웠던 라이딩이었습니다. 태풍의 영향을 받은 강한 바람만 아니었다면 오후 4시경에는 고리 원전에 도착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