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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고리 1호기 해체하면 7700억 번다고?

by 이윤기 2014.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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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감사 기간 동안 원전과 관련하여 두 건의 의미있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한 건은 '고리 1호기를 해체하면 7700억 원의 경제 효과'가 발생한다는 분석이고, 다른 한 건은 월성 1호기를 10년 더 쓰면 4630억원의 손해가 난다는 분석이 담긴 기사였습니다. 


지난 10월에 제가 속한 단체 회원들과 고리 1호기 폐쇄를 위한 자전거 캠페인을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까지 다녀오고나니 노후 원전 폐쇄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게 되더군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위험한 원전이 자전거를 타고 가도 하루 만에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 사실을 실감나게 확인하였기 때문입니다. 


국회의원실은 통해 나온 자료를 중심으로 보도한 내용을 살펴보면 가장 낡고 노후한 부산시 기장군 고리1호기 핵발전소를 해체하면 7700억 원 지역경제효과가 생긴다는 분석이 나왔다는 것입니다. 





경남도민일보 보도를 보면 "방사성폐기물학회는 수명연장 가동 중인 고리1호기를 2017년 정지하고 해체 절차를 밟는 것을 가정했을 때 부산시 기장군 지역에 13년간 △생산유발 5682억 원 △부가가치유발 2069억 원 △연평균 292명 등 전체 3798명 고용창출 효과가 생긴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세수입을 593억 원으로 전망했다"고 합니다. 


또 "원전사업자와 기관에 미치는 영향은 2013년 기준 총매출이 2.4%로 줄지만 연간 900억 원 관리·유지비가 줄 것이라고 예측했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경제적 측면에서만 봤을 때도 고리 1호기를 계속 가동하는 것보다 가동을 멈추고 해체하는 것이 더 낫다는 분석인 것입니다. 


기사를 읽다가 몇 가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1)지금부터 발생하는 7700억원의 비용은 누가 부담하는가?

원전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이 비용을 부담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부가 재정을 쏟아부어서 원전을 해체해야하는 것인지 알고 싶어졌습니다. 


2) 37년 동안 원전을 가동해온 한국수력원자력이 그동안 원전에서 나온 전기를 팔아서 해체 비용 7700억원을 적립해 놓았을까?


3)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전의 고리 1호기의 발전 단가를 계산 할 때 7700억원의 원전 해체 비용을 포함시켰을까?


4) 정말로 7700억원만 들이면 고리 1호기가 안전하게 해체될 수 있을까? 정말로 13년이면 충분히 안전한 해체가 가능할까?


7700억 원 원전 해체 비용은 누가 부담할까?


각종 원전 관련 비리사고에 빚대어 보면 원전을 건설 할 때도 온갖 건설 관련 비리가 생기고, 원전을 운영하는 동안에도 부품 납품과 관련한 비리가 생기고, 마지막으로 원전을 해체 할 때도 이른바 '원전 마피아'들의 잔치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4대강 사업에 재벌 건설회사들이 공사비 입찰 담합을 통해 막대한 이윤을 챙기고도 쥐꼬리 만한 '과징금'을 내고  면죄부를 받는 것을 보면, 원전 해체 과정에도 결국 재벌 건설 회사들이 뛰어들어 비슷한 짓을 하게 될 거라는 것입니다. 


고리 1호기의 경우 지난 2007년 재가동 결정 이후 들어간 비용이 4000억 원이나 되었고, 현재 가동 중인 23기 전체 핵발전소 고장의 2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막대한 유지 비용을 쏟아 붓고 있지만 수시로 고장 나는 위험 천만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지요. 




월성 1호기 경제성 분석...6000억 원이나 차이나는 까닭?


두 번째 언론보도는 "노후 원전 월성1호기를 수명연장해 가동하면 10년간 4630억 원 손해를 보게 된다는 경제성 분석" 기사였습니다. 역시 국정조사 기간에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자료에 근거한 기사인데, 10년 간 수명을 연장하여 가동하면 4630억원 손해를 본다는 것입니다. 


역시 경남도민일보 보도를 보면 "경북 경주시 월성1호기를 10년간 수명연장하면 수익(전력판매금액)은 2조 1000억 원(2011년 단가 기준)이지만 1기당 운영비 2조 5630억 원(1년 평균 2563억 원)으로 4630억 원 손실이" 예상된다는 것입니다. 


주목할 만한 내용은 "한수원이 지난 2009년 한국전력연구원에 의뢰해 나온 경제성 분석에서 10년 수명연장했을 때 1648억 원 이익이 발생한다는 것"과는 정반대의 예측이라는 것입니다. 경제성 분석 결과 무려 6000억원 이상 차이가 나는 완전 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어떻게 월성 1호기 가동을 계속 했을 때의 경제 효과가 이렇게 '천지차이' 만큼 다르게 나올 수 있는 지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아무튼 원전 가동을 중단하는 것이 경제성만 따졌을 때도 훨씬 이익이라는 이번 기사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