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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교육

경남은 내년 4월부터 급식비 내야한다?

by 이윤기 2014.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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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교육감 블로거 간담회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11월 26일 창원 가로수 길에 있는 '소리고을'에서 경남교육청 초청 블로거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경남과 부산에서 활동하는 12명의 블로거들이 참가하였고 2시간 30분을 훌쩍 넘기면서 박종훈 교육감과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어찌어찌하다보니 제가 사회를 맡았는데, 블로거들이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하고 박종훈 교육감께 인사말을 부탁드렸더니, 곧바로 본론이라고 할 수 있는 '무상급식 예산 중단'이야기부터 꺼내시더군요. 


가벼운 이야기부터 시작할 줄 알았는델 인사말부터 "홍준표 도지사의 경남도와 박종훈 교육감의 경남교육청은 스피커의 차이가 너무 크다"는 것을 절감하고 가치관의 혼란을 경험하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예컨대 홍준표 도시사의 주장이 맞는지 틀렸는지 제대로 검증하지도 않고, 오직 큰 목소리로만 보도하는 언론들 때문에 사실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듯 하였습니다. 작은 스피커로 골목골목 다니면서 진실을 전달하는 일이 힘겹다는 이야기도 하더군요. 블로거들과 만나게 된 것도 큰 스피커에 맞서기 위해 작은 스피커들이라도 알뜰하게 챙기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느껴졌습니다. 




가벼운 질문부터 시작하자며 관사 생활과 박정기 선생님과의 인연을 먼저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낙선 이후에 시골살이를 시작하며 박정기 선생님과 처음 만났을 때부터 관사로 이사 온 후에 시골집을 관리해주고 있는 이야기를 짧게 언급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옛집에 사람들이 참 많이 다녀갔다는 자랑(?)과 사모님 동동주가 일품이라는 자랑을 하였습니다. 


다음 블로거 간담회는 관사에서...


한편 현재 교육감 관사에 관한 이야기도 하였는데 건평이 100평에 가까운 넓은 집이라 2층은 생활 공간으로 사용하고 1층은 공적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러자 블로거 한 분이 대뜸 :그럼 왜 오늘 간담회 관사에서 안 했냐?"고 물었고, 박교육감은 "미처 생각을 못했다"며 "다음 간담회는 꼭 관사에서 동동주 마시며 하자"고 화답 하였습니다.(멀지 않은 장래에 어쩌면 전국 최초로 교육감 관사에서 블로거 간담회를 다시 하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본격적인 간담회가 시작되자 홍준표 도지사와 박종훈 교육감은 스피커 크기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는 판단 때문이었는지 박종훈 교육감은 이미 언론을 통해 보도된 이야기들도 차근차근 새로 설명하였으며, 여러가지 통계와 수치들도 막힘없이 인용하였습니다.(간담회가 끝날 때까지 비서진과 정책보좌진의 도움을 한 번도 받지 않았습니다.)



경남도의 무상급식 감사...헌법, 법률에 근거 없다 


뜨거운 감자인 무상급식 이야기가 시작되자 박종훈 교육감이 너무 신사적으로 싸운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홍준표 도지사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온갖 꼼수를 다 동원하는 것에 비하여 박종훈 교육감의 대응이 너무 신사적이라는 지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교육감은 앞으로도 대응 방식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답하였습니다. 


"홍준표지사처럼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교육운동가로서 정치인처럼 행동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도민들도 교육감에게 정치인과 똑같이 하기를 바라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도민을 향해 여론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최선을 다해서 하고 있으며, 스피커가 작은 대신 골목골목들고 다니면서 진실을 알릴 것입니다."


예컨대 경상남도가 예산을 지원했으니 감사를 하겠다고 주장하지만, 헌법에도 지방자치법에도 경상남도가 경남 교육청을 감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예산의 지원 여부와 관계없이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는 감사를 교육감이 받아들일 수가 없다 것이지요. 


심지어 경상남도의 행정감사 규칙에 감사 대상에 대한 열거 규정이 있는데 거기에도 감사대상에 '교육청', '학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지요. 이 이야기를 하면서 만약 경상남도가 교육청을 감사하는 것이 적법하다면, 교육청도 시, 군을 지원하는 누리과정 예산을 감사해야 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살짝 언급하였습니다. 



경남 도내 시장, 군수들...누리과정 예산 감사 받을텐가?


홍준표 도시사의 무상급식 중단 선언에 부하뇌동하고 있는 경남도내 시, 군 단체장들이 "무상급식 예산을 지원했으니 감사를 받아야 다"고 하는데, 그 논리대로라면 경남도내 시, 군들은 경남교육감에게 어린이집에 지원하고 있는 '누리과정 예산에 대해 감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블로거 한 사람이 놓치지 않고 "교육감께서도 누리과정 예산을 감사하겠다"고 나서라고 하였습니다만, 그냥 웃어넘기더군요. 홍준표 도지사와 똑같은 방식으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혔습니다. 상대방이 탈법적인 감사를 하겠다고 한다고 똑같이 탈법적인 감사를 하는 맞대응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홍준표 도지사는 무상급식 지원 예산에 대한 감사를 하겠다고 나설 때, 시장, 군수들에게 누리과정 예산에 대한 감사도 받으라고 했어야 그나마 앞뒤가 맞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런 언급은 일체하지 않았지요. 


아울러 홍준표 도지사에게 부하뇌동하여 무상급식 예산 지원 중단을 선언한 시장, 군수들도 "우리도 누리과정 예산을 감사받겠다"는 이야기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도청과 교육청, 교육청과 시, 군사이에 돈이 왔다갔다 하는 일이 적지 않지만 감사는 돈을 받은 쪽 기관에서 하는 것이 헌법과 법률에 맞는 일이라는 것이지요. 


교육청도 행정력을 가지고 있다


블로거 간담회를 해보니 박종훈 교육감에게서 '긴 호흡 강한 걸음'이 느껴졌습니다. 진주의료원 싸움과는 다른 양상이 될 것이라고 하더군요. 경남교육청은 진주의료원과 달리 '행정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이미 48만 명 학부모들에게 무상급식 관련 가정 통신문을 다 보냈다고 하였습니다. 


필요하면 모든 학교에 현수막을 걸수도 있고, 교육감이 행정력을 동원하면 더 적극적으로 경남도의 부당함을 알릴 방법이 많이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더군다나 전국 모든 시, 도가 다 무상급식을 지원하고 있는데 경남만 지원을 중단하는 이런 일을 학부모들이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경남 교육청은 어쨌든 예산을 지원받아야 하는 쪽이기 때문에 긴 호흡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으로 읽혀졌습니다. 최악의 상황, 불필요한 감정싸움은 피하면서 예산을 되살리는 노력을 하겠다는 것으로 짐작되었습니다. 


이대로 가면...내년 4월부터 학부모가 급식비 내야 한다


경남 교육청의 예산으로는 내년 3월이면 무상급식을 할 수 있고, 만약 이대로 예산지원이 중단되면 4월부터는 학부모가 급식비를 부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도래할 것입니다. 읍면 지역은 초, 중학교까지 도시 지역은 초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하고 있는데, 홍준표 도지사와 시장, 군수들이 무상급식 지원을 끝내 외면하면 4월부터는 학부모들이 급식비를 내야 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박교육감도 블로거들도 한결 같이 내년 4월 그때가 되면 지금보다 훨씬 크고 적극적인 '무상급식 요구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하더군요. 내년 3월이면 홍준표 도지사가 엄청난 '역풍'을 맞게 될 것이고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그 전에 예산이 살아날 수 있는 가능성도 전혀 배제하기 여럽다는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무상급식 논란에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던 박종훈 교육감은 앞으로는 무상급식 문제에만 매달리지 않고 '고교 입시 폐지', 고등학교 지원제도 개선 등 산적한 교육감 본연의 업무를 챙겨나가겠다는 이야기도 하였습니다. (2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