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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

대마도, 거제와 부산 육안으로도 보여...

by 이윤기 2015.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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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에서 육안으로 거제와 부산이 보인다는 것을 직접 확인하였습니다. 재작년 처음 대마도 여행을 했을 때는 바다 건너 한국땅이 보인다는 말만 들었지 실제로 한국 땅을 보지는 못하였습니다. 반대로 거제도나 부산에서도 대마도를 육안으로 본 경험은 없었습니다. 


대마도 여행이야 이번이 겨우 두 번째지만 거제와 부산은 비교적 자주 갔었습니다. 부산 태종대나 거제도 동남부 해안 지역에 갔을 때 육안으로 대마도를 볼 수 있다는 안내판은 자주 보았지만 실제로 대마도를 본 경험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대마도 여행 셋째 날 날씨가 맑은 날이면 거제도와 부산이 훨히 보인다는 사실을 실제로 경험하였습니다. 


셋째 날 일정은 카미자카 전망대 - 대마도 면세점 - 만관교 - 에보시타케 전망대 - 와타츠미 신사 - 한국전망대 - 미우다 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관광코스였습니다. 카미자카 전망대와 한국 전망대를 빼고는 이미 다 다녀왔던 곳이었지요. 하지만 맑고 청명한 겨울 날씨 덕분에 전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에보시타케 전망대에선 육안으로 거제도가 보인다


사실 아침에 숙소를 출발하여 카미자카 전망대에 올라갔을 때만 해도 에보시타케 전망대와 한국 전망대에서 멋진 광경을 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사지 않을) 면세점에 들렀다가 에보시타케 전망대 입구에 내려 산길을 걸어올라 갈 때만 해도 조금 시큰둥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에보시타케 전망대에 올라서서 서쪽 바다를 바로보는데 그야말로 탄성이 절로 나오더군요. 전날 들렀던 쓰쓰자키 전망대와는 또 다른 그림 같은 잔잔한 바다와 섬들이 펼쳐졌습니다. 대마도의 하롱베이라고 하는 멋진 전망도 일품이었지만 육안으로 바다 건너 거제도보였기 때문입니다. 


대마도에서 돌아와 지도를 펼쳐 놓고 확인해보니 대마도 서쪽 해안에서 거제도 남동부 해안까지는 직선거리로 60km 남짓이더군요. 육안으로 60km 전방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였습니다. 아주 오랜 전에 어떤 사람들이 반도의 끝자락에서 바다 건너에 보이는 땅을 향해 바다를 건넜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재작년 에보시타케 전망대에 올랐던 날도 날씨가 무척 맑고 깨끗하였지만, 바다 건너 거제도가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가까운 바다는 맑고 깨끗하게 보였지만 먼 바다는 해무가 끼어 멀리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년 중에 겨울철이 가시 거리가 가장 길어지기 때문에 거제도를 육안으로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대마도 한국 전망대에선 부산, 진해가 보인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오후 늦게 찾은 '한국전망대'에서 부산 해안을 육안으로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재작년 대마도에 왔을 때는 자전거를 타고 첫날 숙박 장소인 '미네'까지 가야 하는 일정에 쫓겨 한국 전망대를 코스에서 빼버렸습니다. 인터넷 후기를 읽어봐도 "별로 볼 거 없다"는 평가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한국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정말 멋지더군요. 짙푸른 바다 색깔과 바닷 빛깔을 닮은 하늘빛 그리고 멀리 바다 건너 바라 보이는 부산과 진해를 비롯한 주변 도시와 산들....육안으로 정확히 식별할 수는 없었지만 시루봉이나 안민고개가 저기 쯤 있을 것이라는 짐작이 되더군요. 


광안대교, 해운대 고층 건물들, 거가대교 같은 인공 건축물들이 눈에 잘 띄었습니다. 부산에서 대마도까지 직선거리는 40여km에 불과합니다. 대략 마라톤 풀코스 거리와 비슷하지요. 육지를 달린다면 실력없는 마라토너도 5시간 정도면 달릴 수 있는 거리지요. 바다를 건너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걸어서도 하루면 갈 수 있는 거리입니다. 




바다 건너 부산을 바라보며 옛 사람들이 대마도와 한반도를 넘나드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육안으로 보이는 곳과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곳을 찾아가는 것은 정말 큰 차이가 있었을 것입니다. 육안으로 빤히 보이는 곳이라면 배를 타고 건너던...뗏목을 타고 건너던 바다를 건너가는 시도를 해보는 사람들이 있었겠지요. 


일본 열도에 어떻께 사람이 살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아주 오랜 옛날이라고 하더라도 한반도 끝자락에서 대마도를 향해 바다를 건너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몽연합군이었던지 조선통신사였던지 일본 본토로 가기 위해 대마도를 반드시 거쳐가야 했던 것도 충분히 납득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바다가 늘 이렇게 잔잔했던 것은 아니었지요. 한국전망대에는 '조선 역관들의 순국비'가 세워져 있는데 아침에 부산에서 청명한 하늘을 보며 출발했다가 대마도에 도착할 무렵 풍어닥친 폭풍으로 전원이 죽음을 맞았다고 하더군요. 


남들이 많이 가지 않는 겨울 대마도 여행에서 여름에는 볼 수 없다는 멋진 광경을 볼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오래 전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은 헤엄을 쳐서 대한해협을 횡단하였던 일이 있다는 사실이 새삼 떠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