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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로지텍 코리아는 "키보드 수리 안 해준다"

by 이윤기 2015.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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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텍 코리아에서 판매하는 키보드는 아무리 비싼 키보드도 수리를 받을 수 없습니다. 소비자운동을 오랫 동안 해 온 제가 집요하게 수리를 요구하였더니, (원래는 수리를 안 해주지만)전국에 5~6군데만 있는 서비스센터에 직접 방문하면 수리 해 줄 수도 있지만, 택배로 받아서 수리를 해줄 수는 없다고 합니다. 


회사의 영업 방침이라고 하더군요. 그러니까 저만 수리를 안 해주는 것이 아니라 이 회사에서 키보드를 구입한 모든 소비자에게 수리 서비스는 안 해준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 소비자보호법이 있는데 그럴리가 있겠나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 지금부터 그동안 겪은 일을 자세히 정리해보겠습니다. 


작년 봄 큰 마음 먹고 제법 비싼 돈을 주고 키보드를 새로 샀습니다. 인터넷 쇼핑몰을 이리저리 검색하다 7만 9000여원을 주고 제법 괜찮다 싶은 제품을 구입하였습니다.  그런데 4~5개월쯤 지났을 때 H자가 이탈하였습니다. 키보드를 집어던진 일도 없고 떨어뜨린 일도 없는데 어느날 H자가 튀어 나와 있는겁니다. 


바로 수리를 알아보지 않은 것은 집에서도 데스크탑 컴퓨터를 사용하는 일이 많지 않은 탓입니다. 저는 주로 노트북을 사용하고 기숙사 생활을 하는 아들이 주말에만 데스크탑 컴퓨터를 주로 사용하는데, 제가 불편하지 않으니 차일피일 미루게 되었지요. 


(http://itempage3.auction.co.kr/DetailView.aspx?ItemNo=A796912084&frm3=V2)


그러다가 지난 12월에 품질보증기간이 지나기 전에 A/S를 받아야겠다 싶어 로지텍코리아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제품 모델과 구입날짜 등을 확인해서 전화를 걸었지요. 그랬더니 정말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로지텍 코리아에서는 이탈한 키보드 부품을 4천원에 판매한다고 하더군요. 예상보다 비싸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부품만 판매하고 수리는 소비자인 제가 직접해야 한다더군요. 키보드를 분해해서 수리를 해본 일이 없기 때문에 난감해지더군요.


로지텍 코리아는 키보드 수리 안해줍니다... 뭐 이래 당당해?


그래서 상담원에게 택배를 보낼테니까 수리를 해서 다시 택배로 보내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그랬더니 "회사 영없 방침상 키보드는 수리를 해주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이야기 하더군요. 너무 황당하였습니다. 


"K740 키보드를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는데요. 아직 품질보증기간인데 H자가 이탈하였습니다. 수리를 받고 싶은데요"


"K740 키보드는 키는 개당 4000원에 판매합니다. 하지만 수리는 해드리지 않습니다. 부품을 구매해서 직접 교환하여야 합니다."


"아니 어떻게 소비자에게 직접 고치라고 합니까? 키보드를 분해해 본 경험도 없는데...그러다가 더 심각하게 망가지면 어떻게 하라구요?"


"회사 영업 방침과 A/S정책상 키보드 제품은 수리를 해주지 않습니다."


"아니 말도 안됩니다. 우리나라 소비자피해보상 규정에 키보드는 수리가 안된다 이런 규정이 있다는 이야기는 금시초문인데요."


"그래도 저희 회사 방침이 그렇습니다."


"헉 정말 말도 안되네요. 회사의 방침이라면 방침이 잘못되었으니 그 방침을 결정하는 분과 통화할 수 있게 해주세요"


"회사의 영업 방침이라서 안 됩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이 방침대로 처리 해오고 있습니다. 그래도 꼭 통화하시고 싶다면 저희 팀장님을 연결해드리겠습니다만, 오늘은 출장 중이라 월요일에 통화할 수 있도록 메모를 남겨드리겠습니다."


참으로 어이가 없더군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였지요. "그래 너희가 그동안 말랑한 소비자들과 만났구나. 어디 두고 보자. 내가 꼭 수리를 받고야 말거다" 




인터넷 검색해보니...A/S불만 한 두명이 아니었다


하지만 월요일에 전화 통화를 한 팀장은 더욱 단호하게 수리불가를 주장하였습니다. 이미 한국소비자원이나 다른 소비자단체 등을 통해 비슷한 민원이 여러 번 제기되었지만 '회사의 영업 방침'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하더군요. 


"고객님 저희 회사 키보드 수리를 요구하셨다구요. 저희는 영업 방침상 키보드 제품은 수리를 해드리지 않습니다. 부품은 전화로 주문하시고 계좌로 임금해주시면 착불로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키보드를 직접 고쳐 본 일이 없기 때문에 수리를 받고 싶습니다. 제가 고치다가 더 망가지면 비싼 키보드를 그냥 버려야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아 전문 수리기사의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정 그렇다면 부품을 구입해서 가까운 곳에 있는 저희 A/S센터를 방문하시면 수리해드릴 수 있습니다. 주소지가 창원시로 되어 있으니 부산에 있는 A/S센터를 방문하시면 됩니다."


"A/S센터가 창원에 있는 것도 아니고 승용차 타고 부산까지 갔다오는 비용이면 키보드를 새로 사는 것이 낫겠네요."


아무리 따져봐도 막무가내였습니다. 하는 수 없이 "그래 어디 두고 보자'하는 심정으로 전화를 끊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고나서 인터넷 검색을 해봤더니 '로지텍 코리아의 A/S 정책'에 대한 불만이 수두룩 하더군요. 저와 비슷한 일을 당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제가 경험한 국내 대부분의 기업들은 택배 수리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귀책사유에 따라서 택배비 부담을 회사와 소비자가 달리하기는 하지만 A/S센터를 방문하지 않으면 수리를 안 해준다는 이야기는 이 회사에서 처음 들었습니다. 암만 생각해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싶어 소비자 단체를 통해 정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로 마음먹었지요. 


이 사건은 아직 결말이 나지 않았습니다.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우리나라 대표적 소비자보호 기관인 한국소비자원에 '분쟁조정 신청'이 되어 있는 상황인데, 별로 긍정적인 대답을 듣고 있지는 못한 상황입니다. 이 사건의 처리 과정을 차근차근 기록으로 남길 생각이니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