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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일본 자전거 여행

일본에서 자전거 타기...한국과 다른점

by 이윤기 2016.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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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전거 답사 여행을 다녀와서 느낀점을 정리해 봅니다. 올해 한일 자전거 국토순례를 계획대로 진행하거나 혹은 일본에서 출발하는 자전거 국토순례를 진행할 수 있을지 점검해보는 답사 여행이었는데, 막상 일본에서 자전거를 타보니 우리나라와 다른점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대부분 예상하시는대로 우리나라보다는 자전거를 배려하는 교통문화가 잘 정착되어 있었습니다. 이번 후쿠오카 답사 여행을 계기로 그동안 3~4차례 자전거로 일본을 여행하면서 느꼈던 점들을 한 번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일본 도심에서 만나는 자전거들은 대부분 생활자전거였습니다. 


일본은 생활자전거 천국...우리나라는 MTB가 대세


우리나라는 도심에서 타고 다니는 자전거들도 대부분 MTB혹은 유사 MTB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일본의 도심 거리를 다니는 자전거는 대부분 생활자전거들입니다. 장바구니가 달린 자전거도 많고 젊은 사람들이 타고 다니는 자전거 중에는 미니벨로도 많습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비싼 MTB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자전거 타기가 활성화된 나라일수록 생활자전거를 많이 탄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도심 곳곳에 자전거 주차장이 있다


두 번째 특성은 도심 곳곳에 자전거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지하철 역이나 버스터미널 같은 곳은 말할 것도 없고 도심 곳곳에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는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시내에는 유료로 자전거를 맡기는 안전한 주차장들도 많았습니다. 도심지를 벗어난 비교적 한적한  동네에서는 그냥 적당한 곳에 자전거를 쉽고 편하게 세울 수 있었습니다. 



보도로 다니는 자전거, 보행자와 잘 어울려다닌다


세 번째 특성은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대부분이 보도를 이용하는데, 보도에는 자전거도로와 보행자도로가 따로 구분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신기한 것은 보행자 도로와 자전거 도로가 구분되어 있지 않은 곳에서 자전거와 보행자가 부딪히지 않고 서로 잘 어울려 다닌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보도를 쪼개서 자전거 도로를 만들어 놓은 곳에서도 자전거와 보행자가 서로 각자의 길을 잘 지키지 않아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때가 많은데, 일본에서는 보행자와 자전거 구분이 없는 보도에서도 서로 잘 피해서 다니더군요. 자세히 관찰해보니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속도를 잘 조절하면서 보행자를 보호하면서 다닌다는 것을 알겠더군요. 


아무튼 일본은 우리나라에 비해 훨씬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데도 불구하고 웬만한 도심에서는 자전거 도로를 찾아보기가 어려웠습니다. 자전거 도로가 없는데도 도로에서는 자전거와 자동차가 서로 잘 어울려다니고, 보도에서는 자전거와 사람이 서로 잘 어울려서 다니더군요. 



보도로 다니는 자전거, 신호등 꼬박꼬박 지킨다


네 번째 특징은 보도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도 신호등을 아주 잘 지킨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일본의 경우 도심의 자동차 도로는 물론이고, 도심의 이면도로에도 보행자 신호등이 촘촘히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빌딩이나 주택, 상가들이 있는 이면도로에서 간선도로로 연결되는 곳에는 대부분 보행자 신호등이 설치되어 있는데, 왕복 2차선 같은 좁은 길도 어김없이 보행자 신호등이 있어서 오히려 조금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면도로 혹은 이면 도로와 간선도로가 만나는 교차 지점에 있는 보행자 신호를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자전거도 꼬박꼬박 지키면서 다니더군요. 자전거가 보행속도보다 2~3배는 빠르기 때문에 간선도로와 이면도로 교차점 마다 있는 보행신호등이 성가시게 느껴지기도 하였는데, 모든 자전거들이 신호등을 지키면서 다녔 습니다. 


솔직히 한국에서 간선도로와 이면도로가 만나는 곳에는 보행신호등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보통 자전거를 타고 보도를 주행할 때는 보행자에게 방해가 되지 않거나 자동차가 없는 곳에서는 보행 신호등을 무시 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일본에서는 꼬박꼬박 신호등을 지키고 다닐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정말 혼잡한 도심 구간에서는 자전거 타는 사람과 걷는 사람의 속도가 크게 차이나지 않을 때도 있었습니다. 자전거가 조금 앞서 가도 보행신호등 앞에서 기다리다보면 걸어오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경우도 여러번 있었답니다. 



자동차는 자전거를 위협하지 않는다


다섯 번째는 자동차가 자전거를 위협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뭐니뭐니해도 자동차가 자전거를 위협하지 않는다는 것이 한국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사람들에게 자전거를 타지 않는 이유를 물으면 한결 같은 대답이 "차가 무서워서 자전거를 못타겠다"는 대답입니다


그런데 일본에서 자전거를 타는 동안은 한 번도 자동차를 타고가는 운전자가 자전거를 위협하거나 창문을 내리고 욕을 퍼붓는 일이 없었습니다. 반대로 우리나라에서는 도로 가장자리를 따라 자전거를 타면 아슬아슬하게 자전거를 위협하는 차들이 수두룩합니다. 많이 나아지기는 하였지만 아직도 여전히 창문을 내리고 욕을 퍼붓는 경우도 더러 있구요. 


일본에서 몇 차례 자전거 투어를 하였습니다만, 보도로 자전거를 타고 다닐 때는 말할 것도 없고, 차도 가장자리로 자전거를 타고 다녀도 절대로 자동차가 위협적인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혹시 자전거가 도로 안쪽으로 들어가면 자동차가 속도를 줄이고 기다려주는 것이 보통입니다. 


좁은 시골 국고에서 20명 가까운 인원이 한 줄로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 뒤 따라 오던 트럭과 승용차들이 비켜달라고 크락숀을 울리지 않았을 뿐 아니라 자전거가 비켜줄 때까지 속도를 늦추고 뒤따라오더군요. 


확실히 자동차보다 보행자와 자전거를 우선하고 배려하는 교통문화가 정착되어 있었습니다. 공영자전거를 보급하거나 4대강에 자전거길을 만들고 국토대종주 자전거길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동차보다 보행자와 자전거를 우선하는 교통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더 우선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