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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1명도 구조 못했는데 어떻게 단순교통사고인가?

by 이윤기 2015.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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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TV Mr.Sunday 세월호 SP 한국 세월호 침몰의 실상



2014년 4월 16일 그날로부터 딱 1년이 지났습니다. 지구가 태양을 딱 한 바퀴 돌아서 1년 전 그날이 다시 돌아 온 것입니다. 1년 전 그날 아침 사무실에 출근하여 인천에서 제주로 가는 여객선이 진도 부근 바다에서 침몰하고 있다는 '황당한' 뉴스를 접하였습니다. 


곧이어 육, 해, 공군을 총 동원한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고 승객 대부분이 구조 되었다는 다행스런 뉴스가 이어졌습니다. 승객 대부분이 구조 되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만 하여도 "아 우리나라도 이만하면 선진국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애당초 사고가 안 나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이지만, 사고 이후에 신속한 구조 작업을 통해 인명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구조 시스템이 있고, 그런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나라라면 '선진국'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전원구조가 오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지요?


하지만 오후가 되자 "전원 구조"라는 뉴스가 오보라고 하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300명이 넘는 승객이 배안에 갇혀있고, 배는 서서히 침몰하고 있다는 기가막힌 뉴스가 이어졌습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모든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여 구조작업을 한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뭔가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였습니다. 뉴스를 통해서는 구조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데, 실제로 구조되는 사람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선원들이 침몰하는 배를 버리고 먼저 도망쳤다는 뉴스가 이어졌습니다. 


그때는 부도덕한 선원들이 침몰하는 배를 버리고 먼저 도망친 것인줄 알았습니다. 뉴스에서도 침몰하는 배를 끝까지 지키면서 승객들을 구조했던 선장들을 예로들면서 세월호 선장을 비난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좀 지나고보니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이 가장 먼저 탈출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해양경찰이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만 탈출 시킨 것이었습니다. 


진상 규명을 위해서는 세월호 선원들이 왜 배를 버리고 가장 먼저 도망쳤지를 밝혀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해양경찰이 왜 사고 현장에 달려가서 가장 먼저 선원들만 탈출시켰는지 그 까닭을 밝혀야 하는 것이지요. 세월호 선원들과 해양경찰에 대한 수사과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은 간간히 들었지만, 왜 선원들을 가장 먼저 탈출시켰는지 그 이유가 밝혀졌다는 소식은 듣지 못하였습니다. 


제가 사는 도시에는 세월호 사고를 '단순 교통사고'로 치부하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거나 혹은 '유족들이 더 많은 보상을 노리고 저런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분들과 만나 이야기 해 보니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어떤 국민들은 하루 종일 아니 몇 날 며칠 동안 아래 사진과 같은 구조작업이 이루어진 줄 알고 있지만, 유가족들과 민간 잠수사들이 현장에 갔을 땐 헬기도 떠나고 구조대도 떠나고 고무보트 한척만 뒤집 힌 세월호 주변을 뱅뱅돌고 있었다고 합니다." 


 


침몰이후 1명도 구조 못했는데...어떻게 단순 교통사고인가?


바로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2014년 4월 16일 날 충분한 구조활동이 이루어졌다고 믿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분들은 그날 하루 종일 텔레비전을 통해 보여 준 구조장면이 모두 진실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고 당일 세월호 침몰 현장에 직접 갔었던 '유가족'들이나 '민간 잠수사'들은 세월호가 침몰하고 난 뒤 어떤 구조활동도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증언들은 주류 언론을 통해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진상규명을 외치는 사람들은 그냥 단순 교통사고가 아니라는 의혹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고 당일 세월호가 침몰한 이후에 단 1명도 구조하지 않은(혹은 못한)까닭을 밝혀야겠다는 것입니다. 상식으로 봤을 때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는데 어떻게 단순 교통사고라고 할 수 있을까요?


어느 호텔에 화재사고가 일어났다고 가정해봅시다. 화재를 발견한 투숙객들이 119에 신고를 하였고 소방차가 출동하였습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출동한 소방관들이 호텔 직원들만 구조한 후에 화재 진압을 하지 않고 호텔이 전소될 때까지 투숙객도 구출하지 않고 화재진압도 하지 않고 그냥 지켜만 보고 있는겁니다. 이런 사고를 단순 화재사고라고 할 수 있을까요?


단순교통사고를 예로 들어볼까요? 고속도로에서 버스와 버스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큰 사고가 났습니다. 사고 직후 곧바로 고속도로 순찰대와 119구급대원들이 달려왔는데, 무슨 까닭인지 운전기사만 구출하고 승객들은 차 안에 내버려두고 있는 겁니다. 심지어 119구급대원들이 버스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고속도로 순찰대가 접근을 막았다고 한다면 이런 사고를 단순 교통사고라고 할 수 있을까요?


온갖 음모설이 난무하고 있지만, 세월호 사고가 단순 교통사고가 아닌 가장 중요한 이슈는 그 큰 사고가 일어났는데 지극히 상식적인 구조활동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제가 사는 도시에서 세월호 사고를 '단순 교통사고'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은 광주민주항쟁을 지금도 '간첩과 폭도들이 일어킨 폭동'이라고 믿는 사람들과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누가 구조활동을 막았는가?


2014년 4월 16일 그날 하루 종일 뉴스를 통해 끝없이 반복해서 내 보낸 세월호 침몰 직전의 구조장면만이 진실이라고 믿는 사람들입니다. 바로 여기서부터 '보상금을 노린다', '정치적으로 이용한다'하는 온갖 유언비어와 거짓선전에 놀아나게 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누군가는 (세월호 사고를 덮어야 하는 사람들)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이런 말들을 지어내고 있을 것입니다만, 이 말에 속아 넘어가는 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은 2014년 4월 16일 하루 동안 충분한 구조활동이 이루어졌다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입니다. 


1년이 지난 지금도 유가족들은 돈은 필요없으니 진실을 밝혀달라고 절규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오랫 동안 곡기를 끊으며 진상규명을 외쳤고, 유가족이 되어 버린 많은 학부모들이 목숨을 거는 심정으로 머리를 삭발하고 '진실을 밝혀달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만나 본 세월호 유가족들은 누구도 '막대한 보상금을 달라'고 주장하지도 않고, '엄청난 추모 시설'을 만들어 달라고 주장하지도 않고, 국가적인 추모일로 지정해달라고 주장하지도 않습니다. 그들의 한결 같은 외침은 '진실을 밝혀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만난 유가족 한 분은 '평생을 걸고 진실을 밝히겠다'고 하시더군요. 진실은 숨기려는 자는 절대로 평생을 걸고 숨길 수 없기 때문에 진실은 밝혀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진실을 추론할 수 있는 증거들은 이미 많이 들어나기도 하였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평생 숨기겠다고 약속한 사람들보다 평생 잊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사람들이 백배, 천배는 많기 때문에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