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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태봉고 아이들 무사 귀환을 기원합니다

by 이윤기 2015.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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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태봉고에 다니고 있습니다. 입학 전형을 앞두고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면접 연습을 함께 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3학년이 되었습니다. 공립 대안학교 태봉고는 매년 4월 말이 되면 1학년은 제주도로 도보 순례를 떠나며, 2학년은 네팔로 봉사활동을 가고, 3학년들은 삼삼오오 계획을 세워 진업체험을 합니다. 


네팔에서 대규모 지진(진도 7.9)이 발생한 이후에 많은 분들이 "아들은 괜찮냐고?" 걱정하시면서 전화와 문자를 보내주셨습니다. 제 아이가 2학년인줄 아시고 걱정해주신 분들입니다. 더군다나 지난 주말에 휴대전화 통화가 안 되는 곳에 다녀왔더니 부모도 전화 통화도 안 된다고 더 걱정하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모두 고마운 분들이지요. 늘 자주 만나는 사람들이지만 저도 친구나 지인들의 아이가 2학년이 되었는지, 3학년이 되었는지 정확히 모를 때가 많습니다. 우리 아이는 천천히 커는 것 같는데, 남의 아이는 대부분 빨리 커는 것 처럼 느껴지더라구요. 




그래서 저희 아이가 태봉고 2학년인줄 아시고 대규모 지진이 발생한 네팔에 있는 줄 알고 걱정해주신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함께 네팔에 있는 태봉고 2학년 아이들을 걱정하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네팔에서 대규모 지진이 일어 나던 날 저는 국내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지진 소식을 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태봉고에 다니는 아들 녀석이 페이스북에 후배들을 걱정하는 글을 남긴 것을 보고, 2학년 아이들이 네팔에 가 있다는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답니다. 


3학년이 된 저희 아들은 1학년 후배들의 제주도 도보순례를 촬영하러 영상 장비를 메고 제주도에 갔습니다. 작년에는 후배들이 촬영해 온 영상을 편집하는 일만 하더니 올해는 3학년 직업 체험 기간 동안 직접 카메라를 메고가서 촬영을 해보겠다고 제주도에 갔답니다. 


공립 대안학교인 태봉고는 2학년을 대상으로 국제교류와 자원봉사를 체험 할 수 있는 해외 이동학습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네팔로 떠나는 해외 이동학습 프로그램은 자매학교 방문과 홈스테이, 빈민학교와 마을청소 등 자원봉사 활동 등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미 언론 보도를 통해 잘 알려진 것처럼 태봉고 아이들은 지진이 발생하기 사흘 전에 카트만두를 떠나서 포카라를 향해 이동 중이었기 때문에 피해가 집중된 지역에서는 벗어나 있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국내로 돌아오기 위하여 포카라에서 카트만두로 이동을 완료한 상태라고 합니다. 포카라에서 카트만두까지 이동하는데 8시간 걸렸다고 하네요. 카트만두와 포카라는 150km정도 떨어져 있는데, 비행기로는 30분 거리이지만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탓에 평소에도 버스로는 7시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태봉고 아이들은 원래 5월 1일 금요일에 대한항공 정기항공편으로 귀국 할 예정이었지만, 임시 항공편이 편성될 수 있다는 현지 대사관의 안내를 받아 카트만두로 이동하였고 현재는 대사관 직원들의 안내를 받아 안전한 지역에 머무르고 있다고 합니다. 


정부 당국과 대한항공의 대응이 미흡해보이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믿고 기다리면서 아이들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신문에 또 안타까운 소식이 나왔네요. 태봉고 졸업생 중 한 명[각주:1]이 네팔 여행을 위해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기 이틀 전에 카트만두에 도착해 있었는데, 현재까지 가족들과 연락이 닫지 않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이 청년 역시 태봉고 후배들과 함께 무사히 돌아올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1. 이 학생도 카트만두에서 30km 떨어진 둘리켈(Dulihkel)의 친구집에서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