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시콜콜

7살 꼬멩이들 20km 라이딩에 도전하다 !

by 이윤기 2015. 7. 13.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제가 활동하는 단체의 일곱 살 꼬멩이 회원들이 자전거를 타고 20km 라이딩에 도전하였습니다.  5월부터 매주 1회씩 자전거를 배우기 시작한 꼬멩이들이 더디어 장거리 라이딩에 나선 것입니다.  


아이들 자전거 배우기는 3단계로 나누어 진행되었습니다. 1단계는 패달없는 자전거 밀고 다니기, 2단계는 두발 자전거로 주행하기, 3단계는 국화축제장에서 줄 맞춰 주행하기 순서로 연습을 하였습니다. 



약 2달 동안 수업을 마무리하는 기념으로 낙동강 자전거 도로에서 20km 라이딩에 도전하였습니다. 낙동강 자전거 도로 본포교 캠핑장을 출발하여 수산대교를 지나갔다가 다시 원점으로 회귀하는 20km 코스였습니다. 모두 16명의 아이들이 20km 라이딩에 도전하였는데, 한 명도 빠짐없이 완주에 성공하였습니다. 


아침 7시, 여름이라 해가 빨리 뜨기는 하지만 그래도 만만한 시간은 아니지요. 마산공설운동장에서 7시에 모이기로 약속하였지만, 7시 30분이 넘어서야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45인승 버스에 자전거는 1톤 트럭에 나눠 실고 낙동강 자전거 길로 출발하였습니다. 




이날 낙동강 라이딩에는 두 팀이 함께 갔습니다. 올챙이 자전거 교실에서 막 자전거를 배운 YMCA 7살 친구들 그리고 아빠와 자전거 만들기에 참가하였던 팀들이 '아빠와 라이딩'을 하러 같은 장소로 갔었답니다.  8시가 조금 넘어 본포교 옆 캠핑장 주차장에 도착하였습니다. 


트럭에 실려있던 자전거를 내리고 자전거를 점검하고 출발 준비를 하는 동안 8시 30분이 지났더군요. 16명의 꼬맹이들을 두 팀으로 나누어 8명씩  한 팀이 되어 라이딩을 시작하였습니다. 본포교 캠핑장을 출발하자 마자 작은 오르막과 내리막길이 연달아 나타났습니다. 


낙동강 자전거길로 답사를 가서 본포교에서 수산교까지 오르막, 내리막이 없는 구간을 골랐습니다만, 막상 아이들을 데리가 타보니 5~6미터짜리 작은 오르막도 오르막이더군요. 




어른들이라면 그냥 탄력을 붙여 한 번에  지나갈 수 있는 조그만 오르막 길도 아이들 중 몇몇은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내려가야 했습니다. 이유는 이 친구들이 아직 브레이크를 제대로 사용할 줄 모르기 때문이었습니다. 자전거는 탈 줄 알지만 속도 조절은 패달링 속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그리고 멈출 때는 발을 내려 땅을 짚고 멈추더군요. 


아직 장거리 라이딩을 할 만한 준비가 안 된 친구들이 함께 참가한 셈입니다. 아무튼 왕복 19km 라이딩을 하는데 3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은 내리막길이 나타날 때마다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가는 아이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브레이크 조작이 제대로 안 되는 아이들은 오르막보다 내리막을 더 힘들어 하더군요. 



아이들과 라이딩 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아이들 속도에 맞추어 천천히 주행하는 일이었습니다. 반환 지점에서 GPS가 꺼지는 바람에 전 구간 기록을 측정하지는 못하였습니다만, 반환점까지 평균속도가 8.9km/h 더군요. 거북이 라이딩이었다고 할까요? 


하지만 아이들은 신이 났습니다. 주말을 맞아 낙동강 자전거 길에는 자전거를 타는 어른들이 많이 있었는데요. 지나가는 어른들마다 모두 한 마디씩 칭찬을 해주었습니다. 


"몇 살이고?" "와 대단하다."

"어디서 왔노?" "와 대단하다"

"어디서 출발했노?" "와 대단하다"

"자전거는 언제부터 배웠노?" "와 대단하다"
"꼬마들 화이팅"

"야 저기 봐라 애기들이 자전거 타고 간다"



뭐 이런 칭찬들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칭찬이 작은 고래들을 춤추게 하였을까요? 실제로는 많이 힘들었을텐데 힘들다고 하는 녀석들이 한 명도 없었습니다. 아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내내 싱글벙글하였습니다. 


장거리 라이딩을 하는 분들도 거북이처럼 달리는 아이들이 방해가 되었을텐데 눈살을 찌푸리거나 싫은 소리를 하는 분들이 없었습니다. 참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반화점에서 돌아올 때는 전체 대열에서 조금씩 쳐지는 친구가 두 세명 정도 있었습니다. 너무 많이 쳐지지 않도록 잠깐잠깐 뒤에서 밀어주면서 페이스를 조절해주었는데,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힘들다는 말은 하지 않더군요. 



아침 8시 30분에 출발하여 반환점을 돌아 약 19.5km 라이딩을 마치고 돌아 온 시간은 낮 12시 자그마치 3시간 30분이나 걸렸습니다. 아이들은 3km 마다 휴식을 취하고 반환점에서는 20분 넘게 푹 쉬었습니다. 


하지만 쉬는 시간에도 어른들처럼 쉬지는 않더군요. 자전거를 바닥에 눕혀놓고 나면 물 한 모금씩 마시고 곧장 땅바닥에 저주 앉아 흙장난을 시작합니다. 10분쯤 쉬고나면 다시 쌩쌩하게 변해서 다시 출발하자고 하면 곧장 자전거를 끌고 나서더군요.


20km 라이딩을 마친 꼬맹이들은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출발점에 되돌아 왔습니다. 힘들다고 하는 녀석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아이들은 모두 '에너자이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