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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DMZ 평화기행...월정리역, 평화전망대, 노동당사

by 이윤기 2015.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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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의 끝자락, 8월 28일 강원도 철원군에서 개최된 연수회에 참가하여 DMZ평화기행에 참여하였습니다. 앞서 8월 10일 국방부가 지뢰 폭발사고를 북한의 소행이라고 밝히면서 촉발된 남북한 대치상황이 사흘 전까지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8월 25일 극적인 남북간 협상 타결이 이루어지면서 예정되었던 DMZ 평화기행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안내해주시는 분의 설명에 따르면 저희가 갔던 날이 남북 긴장 국면으로 전면 중단되었던 'DMZ안보관광'이 재개되는 첫 날이라고 하였습니다. 


DMZ안보관광이 재개되는 첫 날이라 군부대내에서 여러 가지 준비상황이 원할치 않아 노동당사 앞 검문소에서 30여 분 이상을 차에서 대기하면서 기다려야 했습니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오늘 DMZ평화순례가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30여 분을 기다린 끝에 마침내 검문소 통과가 이루어졌습니다. 


첫 번째 방문지는 월정리역이었습니다. 월정리역은 서울에서 원산으로 가던 경원선 기차가 머무러던 역이었다고 합니다.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 철책에 가장 가까운 역이면서 "철마는 달리고 싶다"라는 간판으로 더 유명한 역이기도 합니다. 


이 작은 역사에는 한국전쟁 당시 객차의 잔해와 인민군 화물 열차의 잔해가 보존되어 있고, 그곳에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간판이 세워져 있는 곳입니다. TV나 언론 매체에 많이 나오던 곳이지요. 정부가 추진하는 경원선 복원 사업에 따라 현재 백마고지역이 종착역으로 되어 있는 경원선을 월정리 역까지 연장하는 사업이 추진중이라고 하더군요. 





두번째 방문지는 철원평화전망대였습니다. 멀리 북한군 초소와 마을 그리고 유명한 고지들을 포함한 북한땅이 훤히 바라보이는 전망대였습니다. 남북한의 군사적 대치와 긴장 상황보다는 잘 보존된 자연경관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남북한을 통틀어 한반도 전역에서 자연환경이 가장 잘 보존된 지역일지도 모릅니다. 많은 분들이 DMZ 구역이 평화 구역이면서 생태환경적으로 잘 보존된 공간이라고 말하는 까닭을 이해할 수 있겠더군요. 멀리 바라보이는 봉우리들의 이름과 마을 이름을 설명해주었습니다만, 기억에 남아있지는 않습니다. 










DMZ평화문화관에도 들렀습니다. 이곳에서 국경선평화학교를 운영하는 정지석 박사님의 짧은 특강을 들었습니다. 제가 상상하던 대안학교와 너무 다른 최신식 건물을 사용하고 있어서 깜짝 놀랐는데, 이 건물을 사용하게 된 사연을 자세히 들려주시더군요. 





저녁 늦게 철원 노동당사에 들렀습니다. 다음날 예정된 노동당사 방문과 소이산 기도회 일정에 함께 참여할 수 없는 사정이 있어서 식사 시간을 줄여서 잠깐 다녀왔습니다. TV에서 여러 번 봤던 건축물이지만 막상 현장을 직접 방문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1945년 해방 이후에 북한이 철원군 노동당사로 지은 건물이라고 하더군요. 지금은 등록문화재 제 22호로 관리되고 있는 건물인데, 당시 철원군에 3층 건물이면 굉장히 큰 건물이었다고 합니다. 


시멘트와 벽돌조적으로 지어진 3층 건물인데도 오랫 동안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더군요. 지금은 모두 농토로 변해 있었습니다만, 당시에는 인구 3만명이 살았던 철원읍 시가였다고 하더군요. 지금은 이 노동당사 건물만 유일하게 남아 당시 이곳이 시가지였다는 사실을 증명해주공 있었습니다. 








다음날 일행들이 소이산에 다녀온 사진을 보니 그곳에 가보지 못한 아쉬움이 많이 남더군요. 사실 새벽 일찍 일어나 마산으로 내려오기 전에 소이산에 올랐다가 오려고 마음먹고 근처까지 갔습니다만, 캄캄한 새벽에 입구를 찾지 못해 포기하고 그냥 내려왔답니다. 


사진에 저녁 노을이 지고 있는 왼편이 소이산 자락입니다. 아무리 새벽이라도 자동차 불빛이 있으니 어렵지 않게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만, 막상 처음 가는 낯선 길에서 입구를 찾는 것이 쉽지 않더군요. 


아무리 봐도 일촉즉발의 전쟁터로 않았습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어떤 때는 평화관광이 되었다가, 어떤 때는 안보관광으로 바뀌고 가이드의 해설도 완전히 달라진다는 이야기가 참 씁쓸하더군요. 아쉬움이 남았으니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더 가볼 작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