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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자전거 국토순례

11살 초딩 자전거 타고 부산 - 서울 560km 완주

by 이윤기 2015.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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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회 한국YMCA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 ⑦ 괴산청소년수련원에서 이천 덕평연수원까지 85km 라이딩


한국 YMCA 자전거 국토순례 6일차 라이딩은 충북괴산을 출발하여 경기도 이천시 덕평수련원까지 약 85km 달렸습니다. 전날 경북 안동에서 충북 괴산까지 120km 구간 완주에 성공하였기 때문에 85km 라이딩은 부담이 훨씬 덜 하였습니다. 


일주일 동안 매일 반복되는 스케쥴에 따라 아침 6시에 일어나 배낭을 싸서 트럭에 짐을 싣고 아침 밥을 먹고 8시에 출발 준비를 시작하였습니다. 가벼운 스트레칭과 체조를 하고 8시 20분 괴산청소년수련원을 출발하였습니다. 


오전 첫 번째 휴식장소였던 음성종합운동장까지 22.78km를 1시간 30분만에 달렸습니다. 아침 시간이라 날씨도 덥지 않아 무난하게 오전 첫 구간을 달릴 수 있었습니다. 국토순례에 참가한 아이들도 전날 120km 완주에 성공한 자신감 때문인지 패달링이 한결 가벼워진 듯 하였습니다. 



점심 식사 장소인 음성군 생극면 웅천공원에는 오전 11시 30분에 도착하였습니다. 오전에만 39.15km를 평속 17.2km의 빠른 속도로 달렸습니다. 오전 첫 구간에 해발 230여미터의 오르막 구간이 있었지만 비교적 무난하게 오전 라이딩을 마쳤습니다. 


당초 계획된 일정보다 30분이나 일찍 점심 식사 장소에 도착하였기 때문에 6일 간의 국토순례 기간 중 처음으로 2시간 동안 점심과 휴식 시간으로 즐길 수 있었습니다. 웅천 공원에는 300명이 쉴 수 있는 쾌적한 숲과 데크가 있어서 아이들은 그늘에서 낮잠도 자고, 분수를 맞으면 더위를 식혔습니다. 


국토순례 6일차...낙오자 없는 라이딩


경기도로 진입한 오후 라이딩부터는 도로에 차량이 증가하면서 조금씩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매년 자전거 국토순례를 해오지만 국토순례단이 경기도 도로를 달리는 차량들은 좀처럼 양보하거나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국토순례단으로서는 가장 위험한 구간이 바로 경기도와 서울구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나마 덕평연수원으로 가는 마지막 구간은 1차선 국도를 지나야 했기 때문에 차량의 간섭과 위협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좁은 1차선 도로를 질주하는 차량을 피해 라이딩을 하다보니 자전거가 서로 부딪치는 접촉사고도 잦아지더군요. 매년 경험하는 일이지만 경기도 지역 도로를 달리는 대형 차량 운전자들이 신경질적이고 위험스러웠습니다. 


다행히 큰 사고 없이 덕평연수원까지 도착하였습니다. 오전 8시 20분에 괴산을 출발하여 오후 5시에 덕평연수원에 도착할 때까지 GPS기록을 살펴보니, 주행 시간 5시간 9분, 주행거리 85.4km 평균속도는 17.0km/h를 기록하였더군요. 확실히 120km를 달렸던 전날보다 평균속도가 빨랐습니다. 


부산을 출발하여 경기도 이천까지 오는 6일 만에 처음으로 ‘외인부대’가 구성되지 않은 날이기도 합니다. 매일 각 팀(1~5팀)마다 평균 속도를 쫓아가지 못해 후미로 뒤처지는 아이들로 팀제로가 구성되었는데 이 날은 뒤쳐지는 아이들 그룹이 생기지 않았던 것입니다. 지난 5일 동안 자전거 타는데 익숙해졌기 때문에 평균속도도 높아지고 실력도 많이 나아진 겁니다. 



경기도 덕평수련원까지 도착 2015년 YMCA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팀은 광화문 광장까지 완주를 위한 9부 능선을 지난셈입니다. 260여명의 참가자 중에서 200여명 이상은 단 한번도 자전거 타기를 포기하지 않은 아이들입니다. 가파른 오르막 구간을 지날 때는 끌바를 하며 걸어가기도 하였지만 어쨌든 자전거 대신 차를 타지는 않았습니다. 


그 중에는 11살, 초등학교 4학년 꼬맹이도 3명이나 있습니다. 여수에서 참가한 황정현, 화성에서 참가한 손유민, 박지원은 모두 11살 밖에 되지 않은 초등 4학년들입니다. 아직 손이 작고 손가락이 짧아 왼손 엄지 손가락을 깊이 눌러야 하는 앞 변속기 조작도 힘들어 하고, 성인용 자전거를 타기엔 키가 작아 안장에 올라 앉는 것이 불안정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형들보다 더 열심히 자전거를 타고 경기도 이천까지 달려왔고 하루만 더 달리면 제 11회 YMCA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 완주를 하게 됩니다. 특히 여수에서 참가한 황정현군과 화성에서 참가한 박지원군은 부산에서 이천 덕평연수원까지 단 한 번도 버스에 타지 않고 자전거로만 완주하였습니다. 



세 명의 꼬맹이 중 두 명을 차례로 만나 인터뷰를 하였습니다. 참가 동기를 묻는 질문에 두 명 모두 마치 사전에 짠 것처럼 똑같은 대답을 하였습니다. 


“유민아 엄마가 가라고 해서 왔냐”

“아니요, 내가 가고 싶다고 했는데요”

“네가 가고 싶다고 먼저 보내달라고 했다고?”

“예, 내가 먼저 보내달라고 했어요”

“그래 너 힘들지는 않니?”

“예 힘들지 않아요. 재미있어요”


11살 먹은 꼬맹이들은 똑같이 엄마가 가라고 한 것이 아니라 자기가 가고 싶다고 엄마를 졸라서 참가했으며, 6일 동안 자전거를 타면서도 힘들어 그만두고 싶은 때는 없었다고 하였습니다. 이구동성으로 “힘들없지만 재미있다”고 하더군요. 


상상이나 되시는가요? 11살 꼬맹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6박 7일 만에 부산에서 서울까지 달릴 수 있다는 것이. 아무리 초등 고학년과 중고등학교 형들에 둘러 쌓여 귀여움을 독차지 하면서 자전거를 타고 있지만, 형들보다 더 씩씩하고 즐겁게 자전거 타더군요. 




참가자 중에는 아직 어리지만 정말로 자전거 타기 좋아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마산에서 참가한 박준형군도 YMCA 자전거 국토순례에 참가하기 위해 용돈을 아껴 적지 않은 참가비를 마련하고, 자전거도 자기 돈으로 샀다더군요. 


대부분의 아이들이 처음엔 ‘부모님 권유’로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에 참가하게 되는데, 준형이를 비롯한 꼬맹이들은 자기들이 먼저 참가신청을 해달라고 부모님을 졸랐다는 것이지요. 중, 고등학교 형들보다 더 씩씩한 대견한 아이였습니다.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어려움이나 고생이 아이들을 성장시키는 것이겠지요. 초등학교 4학년 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만 6박 7일 만에 부산에서 서울까지 달려갑니다. 11살 밖에 안 된 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560km를 달리겠다고 나선것도 대견하지만, 아이를 국토순례에 보낸 부모들도 참 대단한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11회 한국YMCA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는 이제 이천 덕평에서 서울 광화문까지 72km 구간만 남았습니다. 11살 꼬맹이 황정현, 손유민, 박지원 군이 서울 광화문까지 남은 구간을 무사히 완주할 수 있도록 함께 응원해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