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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자전거 국토순례

자전거 순례단 90분만에 광화문까지 뚫었다

by 이윤기 2015.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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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회 한국YMCA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 ⑧ 이천 덕평연수원에서 광화문 광장까지 71km 라이딩

 

자전거 국토순례 마지막 날입니다. 부산을 출발하여 7일 만에 덕평수련원을 출발하여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심장 광화문까지 달리는 마지막 라이딩입니다. 성남과 서울을 지나 광화문까지 가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진행팀은 전날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도는 회의를 하였습니다.

 

최대한 참가자들과 진행팀의 안전에 유의하면서 도착 예정시간에 맞춰 광화문까지 가는 것이 목적이고 임무였습니다. 경기도와 서울의 혼잡한 도로 상황과 교통상황을 감안하면 최대한 서둘러 아침일찍 출발하는 것이 최선책 중 하나였습니다.

 

여느 날도 다름없이 6시에 일어나지만, 출발시간을 30분 앞당겨 7시 30분에 라이딩을 시작하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진행팀도 참가자들도 다른 날보다 훨씬 분주한 아침시간을 보냈습니다. 마침 SBS 모 방송프로그램에서 촬영을 하러 와서 더욱 분주하였습니다.

 

 

 

설상가상일까요? 새벽부터 소나기가 쏟아졌습니다. 일기예보를 확인해보니 많은 양은 아니지만 하루종일 비가 온다는 예보더군요. 국토순례 마지막 날, 오후 3시까지 72km를 달려 광화문 광장에 도착하려면 여유 있는 일정이 아니었습니다.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출발을 앞둔 아침부터 약간 우울하였습니다만, 다행히 배낭을 꾸리고 아침을 먹는 동안 비가 그치더군요. 노면이 젖어 있었지만 비를 맞고 달려야 하는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습니다.

 

덕평연수원을 나와서 성남까지 가는 길은 절반 이상이 1차선 도로였습니다. 다행히 여름 휴가기간이고 일요일 아침인데다 비까지 내린 탓인지 도로에 차량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일요일에도 일을 하는 대형 화물트럭이 위협적일 때도 있었지만 무난하게 달릴 수 있었습니다.

 

부산 - 서울간 마지막 오르막 갈마고개

 

이천 – 광주 – 성남 – 서울로 이어지는 7일 차 구간은 갈마터널이 있는 갈마고개를 넘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성남시 가천대학까지 가는 오전 라이딩 구간 중에 가장 험한 구간이 갈마터널로 가는 오르막과 가천대학 입구로 가는 시내 오르막 두 곳이었습니다.

 

갈마터널로 가는 길에 위험한 행운도 있었습니다. 이천에서 성남으로 가는 길에 입체교차로에서 교차로 진입을 잘못하여 ‘자전거 전용도로’에 들어섰습니다. 처음엔 빠른 속도로 달리는 차들 때문에 걱정 되었지만, 넓은 편도 3차선 도로 중 한 차선을 차지하고 달리는 것이 더 안정감이 있더군요.

 

일반국도에서 자전거 라이딩을 하는경우 끊임없이 이어지는 우진출 차량과 우진입 차량들 때문에 많이 번거롭고 위험합니다. 대신 자동차 전용도로 구간은 진출입 차량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부담이 덜한 상태에서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었습니다. 성남 가천대학까지 가는 동안 계획 시간보다 30분앞당길 수 있었던 것도 어쩌면 20여 분간 자동차 전용도로를 달렸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다행히 자전거 300대가 자동차 전용도로를 달려도 큰 혼란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경찰차가 선두와 맨 후미에서 차량들의 흐름을 통제하면서 라이딩을 지원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이 구간을 지원해준 경찰 분들이 왜 ‘자동차 전용도로’ 진입을 그냥 두었는지 그냥 미스테리일 뿐입니다.

 

 

성남시가지에 진입하면서 시내 구간에서 승용차, 버스 등과 트러블이 심했지만, 무사히 가천대학 입구에 도착하였습니다. 12시로 예상했던 도착시간을 30분이나 앞당겼기 때문에 40분으로 줄였던 점심시간을 1시간으로 늘이고 식사 후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성남에서 점심과 휴식 후 12시 30분에 광화문 광장을 향한 마지막 라이딩을 시작하였습니다. 당초 계획은 2시간 30분 안에 서울을 관통하여 광화문 광장에 도착하는 것이었는데, 예상시간을 1시간이나 앞 당긴 오후 2시에 광화문에 도착하였습니다. 성남 가천대학을 출발하여 90분 만에 광화문 광장에 도착한 것입니다.

 

텅빈 서울 도심...90분만에 광화문까지 뚫었다

 

자전거를 잘 타시는 분들에겐 별것 아닌 일일수도 있지만, 평균 속도가 15~16km/h에 불과한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단으로서는 서울 도심 구간이 혼잡하면 평속 10km/h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예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행이도 서울 도심 구간에서 차량정체를 경험하지 않고 시청광장까지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시청 주변에서 다소 혼잡을 경험하였지만, 작년과 비교하면 훨씬 수월하게 도심구간을 통과한 것입니다.

 

지난 해와 크게 달라진 것 중 하나는 경찰의 협조였습니다. 그동안의 경험을 보면 서울의 경우 경찰 협조가 매우 비협조적이었습니다. 어느 해는 아예 순찰차는 고사하고 의경도 한 명 나오지 않은 때도 있었지요. 하지만 올해는 관할 지역이 바뀔 때마다 인계가 이루어졌고, 서울 시내 모든 구간에서 경찰의 지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서울 시내 구간을 빠르게 통과할 수 있었던 것도 어쩌면 경찰의 지원 덕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예상보다 도착시간이 빨라졌기 때문에 진행팀은 여유있게 시내 구간 라이딩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성남을 출발하여 잠실대교로 한강을 건넌 후에 4호선 라인을 따라 시청방향으로 도심에 진입하였습니다.

 


 

서울 시청 광장을 300여미터 앞두고 대열을 새로 마추고 시청광장을 한 바퀴 돌아 광화문 광장으로 진입하였습니다. 이천 덕평수련원에서 광화문 광장까지 주행시간 4시간 36분, 주행거리 70.4 km를 평균속도 15.3km/h로 달렸더군요. 평속으로 보면 다른 날과 큰 차이가 없어보이지만, 흐린 날씨 덕분에 훨씬 편안하게 서울 거리를 달릴 수 있었습니다. 


광화문 광장 주변에는 260여 명의 참가자를 환영하기 위한 가족들이 많이 나와 있었습니다. 응원 현수막을 준비해 온 분들 카메라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분들, 박수와 환호로 환영해 주는 분들로 가득하였습니다.

 

국토순례 경험이 처음이 아닌 저도 또 한 번 가슴이 울컥하더군요. 오후 2시 30분 광화문 북측 광장 우측에 있는 공원에 자전거를 주차시키고, 폐단식을 진행하였습니다. 부산에서 이천까지 달려 온 과정을 기록한 영상을 함께 보고 참가 청소년들에게 완주 기념메달을 수여하였습니다.

 

반가운 만남과 아쉬운 작별 나눈 광화문 광장


가족들과 반갑게 만나는 시간이었지만, 일주일 동안 함께 고생했던 친구들과 지도자 선생님들과는 아쉬운 헤어짐의 시간이기도 하였습니다. 아쉬운 마음을 카메라에 담느라 지역별로 모여서 사진을 찍고, 친하게 지냈던 지도자 선생님들과도 사진을 찍더군요.

 

다시 만나자는 약속도 하고, 단체 카톡방을 만들어 일주일간 함께 지낸 후일담을 나누기 시작하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7월 26일 부산에 모여 27일 아침 울산으로 출발하면서 시작된 제 11회 한국YMCA,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는 8월 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도착하는 것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매년 느끼는 소회입니다만, 완주를 해 낸 아이들이 '자신을 자랑스러워 하는 모습'을 바라 보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입니다. 자전거 국토순례에 참가한 아이들이 고생고생하면서 패달을 밟아 목적지인 광화문 광장에 도착했을 때 '자신을 자랑스러워 하는 표정'이 역력하기 때문입니다.

 

인생을 사는 동안 이렇게 자신이 자랑스러운 경험을 얼마나 할 수 있을까요? KTX를 타고 2시간 30분이면 올 수 있는 거리를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만 패달을 밟아 한 여름 찜통 더위를 뚫고 부산에서 서울까지 달려 온 아이들이 저도 자랑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