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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두 바퀴 여행

백두산도 KTX 타고 가면 정말 좋겠다

by 이윤기 2015.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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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주년 기념 백두산 자전거 순례 ⑧ 백두산 가보니 분단 70년 더 실감나더라 


광복 70주년 기념 한국YMCA 청소년 백두산 자전거 국토순례를 다녀왔습니다.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백두산 남파산문 코스를 따라 약 15km의 업힐을 하여 자전거를 타고 백두산 천지까지 올라갔던 아이들이 백두산 업힐보다 더 힘들었다고 한 것이 있습니다. 


과연 뭘까요? 그것은 단동에서부터 통화를 거쳐 송강하까지 2~3시간 라이딩을 하고 나면 5~6시간씩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일이었습니다. 단동에서는 압록강을 따라 3시간쯤 라이딩을 하고, 밤 9시까지 차를 타고 통화시로 이동하였고, 다시 통화에서 송강하까지 4~5시간 버스를 타고 가서 3시간쯤 백두산 중산간 라이딩을 하였습니다. 


백두산 천지 라이딩을 위한 ;중국 자전거 순례는 자전거 타는 시간보다 차 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4~5배는 더 많이 걸렸습니다. 마침 광복 70주년이 되는 8월 15일 광복절날 백두산 천지까지 자전거를 타고 올라갔던 청소년들이 한결 같이 하는 이야기는 "다시는 중국을 통해서는 백두산에 안 온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인천에서 배를 타고 16시간 그리고 중국에서 차를 타고 20시간 이상 다녀야 하는 길이 너무 멀고 지루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이야기가 바로 '서울역에서 KTX 타고 백두산을 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습니다. 


서울 - 부산이 KTX로 2시간 30분이니, 서울에서 백두산에 가까운 해산시까지 기차를 타고가도 KTX라면 3시간, 새마을을 타고가도 5~6시간이면 충분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사실 북한을 통해 중국으로 가면 훨씬 거리가 단축되고 시간이 짧아질 수 있습니다. 


어른들은 북한이 남한 철도 통행을 개방하고 신의주나 양강도 해산시 같은 국경도시를 통해 중국으로 갈 수 있도록 하면서 통관세만 받아도 큰 돈이 될 것이라며 안타까워 했습니다. 기차가 남한에서 출발하면 북한 영토내에서 차를 멈추는 일이 없도록 하는 조건으로 해도 엄청난 관광객을 실어나를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합니다. 



백두산 통행료 중국대신 북한에 내면 좋겠다


북한 지도자들은 이런 수익모델을 몰라서 그냥 있는 걸까요? 아니면 평화와 화해의 길로 나가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일까요? 남북한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세력에게는 정치적 부담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교류 협력 이 확대되면 결국 북한으로서는 경제적 이득을 누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백두산 천지까지 자전거를 타고 갔던 아이들은 'KTX 타령'을 하면서 새로운 깨달음은 얻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인천에서 배를 타고 단동으로 건너가 백두산까지 가는 길고 지루한 여행을 몸으로 직접 경험하면서 새삼 우리나라가 분단국가라는 사실을 깨달았고, 통일이 되면 우리가 이런 개(?)고생을 안해도 된다는 것도 알게 된 것입니다. 


꼭 통일이 되지 않더라도 남북한이 사이 좋게만 지내도 북한을 거쳐서 백두산에 갈 수 있으면, 인천에서 중국을 거쳐 백두산에 가는 것보다 시간도 적게 걸리고 비용도 적게 든다는 것을 알게 됐답니다. 아울러 어른들 중에는  "백두산을 가기 위해 중국에서 돈을 쓰지 말고, 차라리 "북한을 통과해서 백두산으로 가고 대신 북한에 돈을 주는 것이 좋겠다"고 이야히 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여행사 가이드에 따르면 남한 사람들이 백두산 관광에 열을 올리기 때문에 중국 당국이 요구하는 입산료가 점점 더 인상되고 있다더군요. 예를들면 백두산 남파산문을 거쳐 천지까지 올라가는 자전거 라이딩을 위해서 중국 당국에 1인당 10만원이 넘는 비용(통행료)을 지불해야 한다는 겁니다. 


중국 공안과 관리들이 남파산문에서 일반 차량의 출입을 통제하고 천지까지 가는 전용 승합차를 이용해야만 백두산 천지까지 갈 수 있도록 해놓고 많은 입장료를 받아 챙기고 있었습니다. 중국보다는 그래도 북한에 주는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었던 겁니다. 


광복 70주년 = 남북 분단 70주년, 그냥 기쁜 일 이기만 한가?


아이들은 백두산 천지에서 분단 현장을 체험하면서 2015년 8월 15일은 일본 제국주의 식민지로부터 해방된 광복 70주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남과 북이 분단된 분단 70주년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던 것입니다. 


통일 교육은 아이들에게 통일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주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분단 상황이 서로에게 불편하고 남북한 양측 모두 손해보는 일이라는 것을 경험으로 깨닫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두산 천지까지 자전거를 타고 올라가 보고서는 '통일'이 되는 것이 남북한 국민들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우리의 소원이 통일이라서가 아니라 남북한 국민들이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꼭 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절로 뿌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통일이 되기 전이라 하더라도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 하기 위해서도 남한 사람들이 백두산까지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도록 북한이 길을 열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해 보았습니다. 너무 순진한 생각인지 모르지만, 통일이 되기 전이라도 서울역에서 기타를 타고 백두산 근처까지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젊은 세대들은 통일에 대한 상상력도 과거 세대의 선배들에 비해 훨씬 실용적으로 접근 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해 봅니다. 분단이 불편하고 비용도 더 많이 든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통일을 위한 노력에 힘을 보탤 수 있으리라고 기대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