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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특권 내려놓은 거제시장, 시의원 나쁘지 않다

by 이윤기 2015.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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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시정 활동과 정책으로 평가 받아야 하고, 시의원은 의정활동으로 평가 받는 것이 옳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만, 그래도 언론에 보도된 권민호 거제 시장과 최양희 거제 시의원 관련 기사는 기분 좋은 뉴스였습니다. 


혹시 기사를 못 본 분들을 위해 다시 한 번 소개드리자면 권민호 거제시장의 소탈한 모습이 지난 9월 10일자 지역신문에 소개되었습니다. 이분은 거제 시장이 되고나서 수행비서직을 없애고 민원부서를 보냈을 뿐 아니라, 시장 비서실 인원도 절반으로 줄여 민원부서로 보냈다고 합니다. 과거엔 5명이 근무하던 거제시장 비서실 인력을 2명으로 줄였다는 것입니다. 


지난 2010년 7월 당선 직후에는 시장 집무실을 2층의 별도 사무실에서 1층 민원실 옆 개방된 장소로 옮겼을 뿐만 아니라 국장 집무실도 폐쇄하고 해당 주무부서에 국장 자리를 마련하였다고 합니다. 시장실과 국장실은 민원대기실, 민원 상담실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는군요. 




이미 거제시장 재선에 성공하였지만, 여전히 출퇴근 할 때도 경차를 직접 운전해서 다니며, 주말에 지역 행사에 참여할 때도 직접 운전해서 다닌다고 합니다. 서울 출장은 혼자 심야버스를 타고 다니고, 터미널 인근 찜질방을 이용한다더군요. 수행원을 대동하고 비행기를 타고 다니거나 운전기사가 운전하는 관용차를 타고 호텔에서 숙박하는 다른 시장이나 군수들과 비교하면 너무나 유별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시장에 당선된 후에 눈에 띄는 모습을 연출하기 위한 기획이라고 하기에는 그 꾸준함을 높이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지난 2010년 장녀 결혼식은 부속실 직원도 모르게 일가친척 50여명만 초청해서 치르고, 장인상을 당했을 때도 부조는 물론 화환도 받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가 주민복지를 향상시키고 거제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시정을 펼치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권위를 내려놓고 특권을 포기하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이런 시장이 시정도 제대로 펼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새누리당 소속 시장이라서 당론과 당리당략을 떠나서 서울시나 성남시 같은 복지행정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그래도 권위와 특권을 내려놓고 소탈하게 시민들과 만나는 시장의 모습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선물 안 받는다 공개 선언한 거제 시의원


거제 시장의 이런 소탈 행보가 지역언론 1면에 보도된 날, 같은 신문 3면에는 "추석 선물을 받지 않는다"는 최양희 거제시의원 이야기도 기사화 되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비례대료로 당선된 최의원은 "추석 선물을 받지 않을 것이며, 선물을 받으면 되돌려 보내고 그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보도자료를 냈다는 것입니다. 


시의원이 된 후에 한 번도 얼굴을 본 일이 없는 기억봐 기관으로에서 선물을 보내와서 당혹스러웠고, 마음이 무거워 직접 쪽지를 적어서 돌려보낸 일이 있다고 합니다. 선물을 돌려주는 마음도 힘들고 돌려받는 분도 난처할 것이기 때문에 보내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다는 뜻을 전한 것이라고 합니다. 


최의원은 보도자료에서 다산의 목민심서를 인용했다고 합니다. "선물로 보내온 물건은 아무리 작아도 은혜로운 정이 맺어지면 이미 사사롱누 정이 행해지는 것"이라는 구정이 목민심서에 나온다고 합니다.


최의원 역시 의정활동을 통해서 평가 받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의정활동을 펼쳤는지, 날카로운 시정 질문은 얼마나 했는지, 예산 감시는 제대로 했는지, 조례 발의는 얼만 했는지...의정활동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는 많이 있지요. 


거제 사정을 잘 모르기 때문에 함부로 이야기 할 수는 없습니다만, 추석 선물을 거절하는 강단으로 의정활동도 잘 하시기를 기대하는 마음입니다. 


새누리당 소속 시장이나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시의원이나 보는 이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튀는 행동'으로도 해석될 수 있겠습니다만, 당연하게 생각하던 관행을 깨는 멋진 사례들이라고 생각됩니다. 


사실 시장이나 시의원 뿐만아니라 대통령이나 장관 그리고 국회의원 같은 공직자들은 국민 혹은 시민들의 평균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아야 할 까닭이 없다는 생각을 많이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대의하고 있는 시민이나 국민들의 삶이 어려우면 대표자들의 삶도 똑같이 어려워야 하고, 국민들의 삶이 나아지는 만큼만 대표자들의 삶도 나아져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너무 과격한 생각일까요? 비정규직으로 내몰린 국민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살아가고, 취직 자리가 없어 빈둥거리고 있는데, 국민의 현실과은 아랑고 하지 않고 고위 공직자들이 누리는 혜택이나 특권은 참 납득하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