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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교육

양육수당 10만원 더 줄테니...엄마가 키워?

by 이윤기 2015.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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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건건 국민들을 못살게 구는 정부가 이번에 또 어이없는 정책을 새로 발표하였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등록금과 세계 최고 수준의 엄청난 사교육비 그리고 부모들 일자리는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바뀌는 나라, 최근엔 해고시키기 좋은 나라로 바꾸는 정책도 발표하였지요. 


이 나라 정부가 하는 짓을 보면 절대로 아이낳아 키우고 싶지 않는 것이 현실인데, 어린이집 정책을 총괄하는 보건복지부가 또 헛발질을 하였습니다. 내년부터 0~2세 자녀를 둔 전업주부가 무상으로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시간을 하루 6~8시간으로 제한하고, 추가로 이용하는 경우에는 따로 비용을 부담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여러 언론에 일제히 보도된 내용을 보면, 13일 보건복지부가 긴급 브리핑을 열고 전업주부 자녀들이 어린이집을 이용할 때 하루 6~8시간만 무상보육을 하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0~2세 자녀를 둔 여성들은 자신이 일하거나 구직 활동 중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내야만 하루 12시간의 종일보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만약 이번 정부 발표가 계획대로 실행되면 하루 12시간을 맡기는 어린이집 종일반의 경우는 

부모 맞벌이, 자녀 셋 이상, 만 5세 미만 영유아가 2명 있는 경우, 구직, 직업훈련, 학교 재학, 가족 간병, 다자녀, 임신한 전업주부, 조손·한부모·저소득 가정 등을 서류로 증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신 어린이집을 아예 보내지 않고 가정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는 양육수당을 10~20만원 가량 올려주는 방향으로 전업주부의 가정보육을 유도한다는 것입니다. 양육수당은 현재 12개월 이하인 경우에는 20만원, 13~24개월일 때는 15만원, 25개월 이상은 10만원이 지급 되고 있습니다. 


양육수당 10만원 더 줄테니...엄마가 키워라


정부는 전업주부가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맡기지 않는 경우 양육수당을 30만원 수준으로 올려 다음달 국회에서 심의되는 정부 예산안에 추가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조치는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 중인 유사·중복 복지사업 구조조정의 일환이라고 합니다. 예컨대 이번 조치는 "과잉 무상 보육을 없애기 위한 것"이라고 하였답니다. 


국가 재정으로 운영하는 어린이집에 0~2세 전업주부 자녀들까지 하루종일 맡기는 것은 예산낭비라고 본 것입니다. 정부가 지난해 어린이집 평균 이용시간을 조사해봤더니 전체 평균 이용시간은 7시간 39분, 직업이 있는 여성은 8시간 13분, 전업주부는 평균 6시간 42분을 이용하였다고 합니다. 


바로 지난해 이용시간을 근거로 하여 내년부터 전업주부 자녀의 경우 종일반 이용을 제한하겠다는 발상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대통령 공약인 '무상보육'을 완전히 걸레로 만들겠다는 시도인 것입니다. 



전업 주부 엄마가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맡긴 까닭?

과잉보육수요 왜 생겼나?


전업주부 자녀 어린이집 차등 지원 정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런 황당무게한 정책이 나오게 된 배경을 잘 알아야 합니다. 자 정부가 주장하는 '과잉 무상보육 수요'가 발생한 원인이 과연 무엇일까요? 


가장 본질적인 원인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과 엄마가 돌보는 아이들에 대한 무상보육지원이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입니다. 위 표에서 보시는 것처럼 0세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면 월 75만 5000원을 지원 받습니다. 부모 통장으로 돈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지만, 매월 75만 5000원의 보육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0세 아이를 엄마가 집에서 돌보는 경우의 양육수당은 겨우 20만원에 불과합니다. 어린이집에 맡기는 경우에 비하여 양육 수장이 턱없이 적기 때문에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맡기지 않으면 큰 손해를 본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1세의 경우에도 어린이집에 맡기면 52만 1000원을 정부에서 지원 받지만,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는 경우에 받는 야육수당은 15만원에 불과합니다. 2세의 경우도 어린이집에 맡기면 40만 1000원을 지원받는데, 양육수당은 10만원 밖에 되지 않습니다. 


3세 이상의 경우에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내면 22만원(종일반 29만원)을 지원 받을 수 있는데, 전업주부인 엄마가 아이들 직접 돌보는 경우네는 고작 10만원 밖에 정부 지원을 받을 수 밖에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바로 이런 구조적 문제 때문에 모든 엄마들이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으면 손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실제로 어린이집 보육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입니다. 


따라서 이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하는 방법은 양육수당을 차별없이 지원하는 것입니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과 전업주부인 엄마가 돌보는 아이들을 똑같이 지원해주면 어린이집 수요는 저절로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대신 꼭 필요한 아이들이 대기자로 기다리지 않고 좋은 시설의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예컨대 전업 주부 자녀들의 어린이집 종일반 지원을 금지하는 꼼수를 부릴 것이 아니라 전업 주부 자녀들이 어린이집을 가지 않을 때 차별없이 똑같이 양육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람직한 대책이라는 것입니다. 정부가 사실상 무상보육을 포기하고 복지를 후퇴시키는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